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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5년간 ‘고장 사고’로 1,063일 멈춰

원전 5년간 ‘고장 사고’로 1,063일 멈춰
손실액은 5년간 7,500억 넘어
[경향신문] 고영득 기자 | 입력 : 2017.10.02 06:00:00 | 수정 : 2017.10.02 06:02:01



최근 5년간 국내 원자력발전소가 정기점검 외에 고장 때문에 가동을 중지한 날이 1,000일을 넘었고, 이로 인해 발전사가 7,500억 원가량의 손실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노후 원전일수록 고장에 따른 발전 중지가 잦았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어기구 의원이 1일 한국수력원자력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2012년 1월부터 지난 8월까지 국내 원전 25기(영구정지된 고리 1호기 포함) 가운데 19기 원전에서 모두 45건의 고장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원전은 총 1063일이나 멎어야 했다. 가동 중단일수는 원전의 정기점검인 계획예방정비를 제외한 결과다.

고장 건수별로 보면 경북 경주 월성 1호기가 6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한울 5호기·한빛 2호기·한울 1호기가 각각 4건, 신고리 1호기·한빛 3호기·신월성 1호기가 3차례씩 고장을 일으켰다.

고장의 상당수는 제작결함, 시공결함, 부품결함, 설계결함 등 ‘원천적 하자’ 때문에 발생했다고 어 의원은 설명했다. 일부 원전은 송전선로 차단기에 문제가 생겨 원자로 냉각재 펌프가 정지되면서 원자로가 멈췄고, 국지성 폭우로 인해 순환수 펌프실이 침수돼 원자로가 정지되는 일도 있었다. 한울 5호기에서는 지난 7월 발전소 제어계통 부품에 문제가 생기면서 냉각재 펌프가 멈춰 원전 가동이 중단됐다.

고장으로 인한 원전 정지일수는 고리 1호기가 157일로 가장 많았다. 고장 건수가 가장 많은 월성 1호기의 정지일수는 149일이었다. 이어 한울 5호기 112일, 월성 3호기 93일, 월성 2호기 85일, 한빛 5호기 66일 순이었다.

이번에 고장이 확인된 원전 19기 가운데 절반 이상(58%)인 11기가 20년 이상 된 원전이었다. 특히 40년간 가동되다 지난 6월 영구정지된 고리 1호기를 제외하면 현재 가동 중인 원전 가운데 월성 1호기의 고장 건수와 정지일수가 가장 많은 셈이다.

월성 1호기는 1982년 가동을 시작해 35년째 가동되고 있다. 설계수명 30년이 끝나 가동 중단 상태이던 2012년 원자력안전위원회가 2022년까지 가동 연한을 10년 연장했다.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은 안전성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에 수명연장 처분을 취소하라며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1월 서울행정법원은 원고 측 손을 들어줬다. 이 사건은 항소심이 진행 중이며, 월성 1호기는 가동되고 있다.

총 45건의 고장 사고로 원전이 정지한 1063일간 한수원은 부품 교환과 수리 등에 들어간 43억4300만 원과 원전을 가동하지 못해 생긴 발전손실액 7499억8600만 원 등 총 7543억2900만 원의 손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원전별로는 한울 5호기의 고장으로 인한 손실액이 1758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고리 1호기 875억 원, 한빛 3호기 796억 원, 한울 1호기 664억 원, 한빛 5호기 644억 원 등이었다.

어 의원은 “원전의 잦은 고장은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힐 뿐만 아니라 국민 안전까지 심각하게 위협한다. 노후 원전의 안전성을 확보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단독]원전 ‘고장 사고’ 1063일 멈춰…손실액은 5년간 7500억 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