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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재판개입’ 의혹도 드러났다

이명박 정부 ‘재판개입’ 의혹도 드러났다
“좌파 판사 압박하라” 문건 공개
[민중의소리] 김지현 기자 | 발행 : 2018-08-21 18:04:05 | 수정 : 2018-08-21 18:04:05


▲ 110억 원대 뇌물수수와 350억 원대 다스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된 이명박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해 피고인석에 앉아 있다. ⓒ정의철 기자

이명박 정부 국가정보원이 일부 법관들을 ‘좌파 판사’로 규정하고 법원행정처를 통해 인사 불이익을 주려 하거나 일선 법원의 재판에 개입하는 방안을 검토한 문건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양승태 사법부가 박근혜 정부와 재판거래를 하고 법관을 사찰했다는 의혹을 검찰이 수사하는 상황에서 전임 정부에서 벌어진 유사한 의혹을 담은 문건이 드러난 상황이다.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명박 재판에서 검찰은 영포빌딩 지하 2층 다스 비밀 창고에서 압수한 문건들을 공개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작성한 ‘주요 국정 정보’란 제목의 문건은 “법원행정처장 등 직·간접적 통로를 통해 좌편향 세력들의 법원 수뇌부 흔들기 행태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고 적극 대응을 주문한다”고 적었다.

또 “보수 언론을 통해 맞대응하도록 유도한다”, “좌파 판사들의 한직 배정 등 인사상 불이익 부과 및 퇴출 방안 지속 추진”이라고 기재했다.

‘법원 내 좌 편향 실태 및 조치 방안’이라는 제목의 또 다른 문건에는 법원 내 좌편향 판결 사례로 ‘깃발 시위, 화물연대 파업’ 등이 기재됐다.

해당 문건에는 “법원 이너서클 우리법연구회 상당수가 시국 문제를 맡아 좌파를 옹호하고 있다”며 대응방안으로 “법·제도적 보완장치 필요, 여론 조성 등 다각적으로 압박활동 전개”라고 적혀있다.

당시 이명박 정부가 방송인 김미화씨 등 ‘좌파’로 분류한 방송인의 사법처리를 위해 사법부를 압박하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국정원이 작성한 ‘좌파 방송인 엄정한 사법처리로 편파 방송 근절’이란 문건은 “좌파 방송인 사법처리에 검찰도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검·경 수뇌부 주의를 환기해야 한다”면서 “검찰에 김미화 사문서위조 혐의 직권 재수사, 법원행정처·서울남부지법에 미디어법 파업 관련 공판 속행을 압박한다”고 적었다.

‘공판 속행을 압박한다’는 내용의 문건이 발견된 것은 이명박 정부가 법원행정처를 통해 일선 법원의 재판에 관여하려 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검찰은 이 같은 문서들이 모두 이명박에게 보고됐고, 대통령 기록물에 해당함에도 이명박이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하지 않고 영포빌딩으로 불법적으로 반출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지정기록물로 지정해도 최장 보관기관이 30년인데 30년 후 이 문건이 공개되면 대통령으로서 업적이 한꺼번에 날아갈 것”이라면서 “(이명박 입장에서는) 공개돼서는 안 되는 문건이라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이명박 정부 ‘재판개입’ 의혹도 드러났다…“좌파 판사 압박하라” 문건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