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부르게 밥 먹여주니 노조를?”…요양원 이사장 ‘갑질’ 파문
경기도 성남 요양원 ‘세비앙 실버홈’ ㄱ이사장
허락 없이 민노총 가입했다며 노조원에게
“호로자식들 회초리 좀 맞아야…직장 폐쇄”
환자도 강제로 퇴원시켜…퇴원 안하면 ‘독방’
요양원 쪽 “이사장님 그런 말 기억도 못하고
비리의혹도 없어, 2016년부터 폐업 검토해”
성남시, 비리의혹 등 밝혀달라며 수사 의뢰
[한겨레] 글·사진 김기성 기자 | 등록 : 2018-09-11 05:00 | 수정 : 2018-09-11 11:12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의 노인전문요양원인 세비앙 실버홈의 ㄱ이사장이 소속 요양보호사들이 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노조원에게 막말과 폭언을 하고, 성남시에 요양원 폐업 신고까지 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10일 <한겨레>가 확보한 ㄱ이사장과 노조원 사이의 대화 내용이 담긴 녹취 파일을 들어보면, 이사장은 지난 6월 10일 노조 분회장을 불러 “밥 먹여 주고 오줌싸게 하고, 배부를 만큼 밥 먹여 주니까 ‘지들’ 맘대로 (노조를 결성) 해? 이리와 회초리 좀 맞아야지” 등의 막말을 했다. 분회장이 ‘합법적 노조결성에 직장 폐쇄를 하면 어떡하느냐’고 하소연하자, 이사장은 “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가입하기 전에 나한테 와서 ‘이래저래 해서 (노조에) 가입하려고 합니다. 가입해도 됩니까?’ 하면 우리도 의견을 내놓을 거고, (가입을) 하라 말라. 이렇게 말할 것 아니야”라고도 했다. 이사장은 이어 “내가 어른이야. 아무리 법에 뭐라고 돼 있어도, 이 집안의 어른인 지 애비한테 (노조 결성) 허락을 받아야 돼. (너희들은) ‘호로자식’들이야”라고 폭언을 하며 강압적인 태도를 보였다. ‘호로자식’은 ‘배운 데 없이 막되게 자라 교양이나 버릇이 없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인데, ‘호래자식’의 잘못된 표현이다.
세비앙 실버홈 요양보호사 63명 가운데 58명은 지난 6월 5일 노조를 만들었다. 보장된 휴식시간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데다,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으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하는 등 비인간적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이 요양원 보호사들은 월평균 170만 원을 받는다.
그러나 요양원 쪽은 같은 달 11일 직원들에게 폐업통보를 하고 22일 성남시에 폐업신고를 했다.
노조원들은 “각종 불법사실이 노조에 의해 외부에 알려지게 될까봐 요양원 쪽이 폐업을 결정한 것”이라고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7월 12일부터 10일 현재까지 61일째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치매·중풍 등으로 입원·요양 중이던 노인 157명 가운데 153명이 요양원을 떠났다. 현재 4명만 남아 있는 상태다. 이 과정에서 요양원 쪽은 퇴원을 거부하는 환자 보호자에게는 ‘금전적 책임을 묻겠다’는 내용증명을 보내며 퇴원을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요양원 쪽은 남아 있는 노인 4명을 커다란 병실에 1명씩만 남겨둬 사실상 ‘독방’ 신세로 만들고 있다는게 노조원들의 주장이다. 이 요양원의 병실은 모두 45개다.
노조 관계자는 “환자가 남아 있으면 폐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강제 퇴원이 이뤄지고 있다. 법망을 교묘히 피해가며 노인들을 요양원 밖으로 내몰고 보호사들의 노동권과 인권을 짓밟는 행위를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 요양원 사무국장은 “이사장이 이미 노동부에서 모두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요양보호사들에 한 발언내용을 기억조차 하지 못한다. 보호사들이 그분의 성품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막말을) 유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폐업에 대해서도 “2016년부터 경영상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폐업을 검토한 것이지 노조 결성 때문은 아니다. 또한, 환자 특성상 병실을 옮기지 못해 어쩔 수 없이 혼자 있게 하는 것 뿐이며, 퇴원은 보호자들과 협의해 이뤄졌다. 제기된 의혹은 사실 무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중재에 나선 성남시는 “요양원 쪽이 비리의혹 등이 있는 등 상당한 문제점이 있지만 무조건 폐업으로 사태를 마무리하려 하고 대화를 거부하고 있어 지난 7월 말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출처 “배부르게 밥 먹여주니 노조를 만들어?”…요양원 이사장 ‘갑질’ 파문
경기도 성남 요양원 ‘세비앙 실버홈’ ㄱ이사장
허락 없이 민노총 가입했다며 노조원에게
“호로자식들 회초리 좀 맞아야…직장 폐쇄”
환자도 강제로 퇴원시켜…퇴원 안하면 ‘독방’
요양원 쪽 “이사장님 그런 말 기억도 못하고
비리의혹도 없어, 2016년부터 폐업 검토해”
성남시, 비리의혹 등 밝혀달라며 수사 의뢰
[한겨레] 글·사진 김기성 기자 | 등록 : 2018-09-11 05:00 | 수정 : 2018-09-11 11:12
▲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노인전문요양원 ‘세비앙 실버홈’이 요양보호사들이 노조를 결성했다는 이유로 요양원 폐쇄 절차를 밟고 있어 노조원들이 10일 현재 61일 동안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의 노인전문요양원인 세비앙 실버홈의 ㄱ이사장이 소속 요양보호사들이 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노조원에게 막말과 폭언을 하고, 성남시에 요양원 폐업 신고까지 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10일 <한겨레>가 확보한 ㄱ이사장과 노조원 사이의 대화 내용이 담긴 녹취 파일을 들어보면, 이사장은 지난 6월 10일 노조 분회장을 불러 “밥 먹여 주고 오줌싸게 하고, 배부를 만큼 밥 먹여 주니까 ‘지들’ 맘대로 (노조를 결성) 해? 이리와 회초리 좀 맞아야지” 등의 막말을 했다. 분회장이 ‘합법적 노조결성에 직장 폐쇄를 하면 어떡하느냐’고 하소연하자, 이사장은 “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가입하기 전에 나한테 와서 ‘이래저래 해서 (노조에) 가입하려고 합니다. 가입해도 됩니까?’ 하면 우리도 의견을 내놓을 거고, (가입을) 하라 말라. 이렇게 말할 것 아니야”라고도 했다. 이사장은 이어 “내가 어른이야. 아무리 법에 뭐라고 돼 있어도, 이 집안의 어른인 지 애비한테 (노조 결성) 허락을 받아야 돼. (너희들은) ‘호로자식’들이야”라고 폭언을 하며 강압적인 태도를 보였다. ‘호로자식’은 ‘배운 데 없이 막되게 자라 교양이나 버릇이 없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인데, ‘호래자식’의 잘못된 표현이다.
세비앙 실버홈 요양보호사 63명 가운데 58명은 지난 6월 5일 노조를 만들었다. 보장된 휴식시간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데다,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으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하는 등 비인간적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이 요양원 보호사들은 월평균 170만 원을 받는다.
▲ 1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세비앙 실버홈 정문 앞에서 노조원들이 이사장 구속 등을 요구하며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요양원 쪽이 폐업절차를 밟기 위해 오갈데 없는 치매·중풍 노인들을 강제로 퇴원시키는 등 비인간적 처사를 일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요양원 쪽은 같은 달 11일 직원들에게 폐업통보를 하고 22일 성남시에 폐업신고를 했다.
노조원들은 “각종 불법사실이 노조에 의해 외부에 알려지게 될까봐 요양원 쪽이 폐업을 결정한 것”이라고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7월 12일부터 10일 현재까지 61일째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치매·중풍 등으로 입원·요양 중이던 노인 157명 가운데 153명이 요양원을 떠났다. 현재 4명만 남아 있는 상태다. 이 과정에서 요양원 쪽은 퇴원을 거부하는 환자 보호자에게는 ‘금전적 책임을 묻겠다’는 내용증명을 보내며 퇴원을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요양원 쪽은 남아 있는 노인 4명을 커다란 병실에 1명씩만 남겨둬 사실상 ‘독방’ 신세로 만들고 있다는게 노조원들의 주장이다. 이 요양원의 병실은 모두 45개다.
노조 관계자는 “환자가 남아 있으면 폐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강제 퇴원이 이뤄지고 있다. 법망을 교묘히 피해가며 노인들을 요양원 밖으로 내몰고 보호사들의 노동권과 인권을 짓밟는 행위를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 요양원 사무국장은 “이사장이 이미 노동부에서 모두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요양보호사들에 한 발언내용을 기억조차 하지 못한다. 보호사들이 그분의 성품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막말을) 유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폐업에 대해서도 “2016년부터 경영상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폐업을 검토한 것이지 노조 결성 때문은 아니다. 또한, 환자 특성상 병실을 옮기지 못해 어쩔 수 없이 혼자 있게 하는 것 뿐이며, 퇴원은 보호자들과 협의해 이뤄졌다. 제기된 의혹은 사실 무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중재에 나선 성남시는 “요양원 쪽이 비리의혹 등이 있는 등 상당한 문제점이 있지만 무조건 폐업으로 사태를 마무리하려 하고 대화를 거부하고 있어 지난 7월 말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출처 “배부르게 밥 먹여주니 노조를 만들어?”…요양원 이사장 ‘갑질’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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