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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적폐 분노로 다시 광화문으로 모이는 촛불

사법적폐 분노로 다시 광화문으로 모이는 촛불
“줄줄이 영장기각, 국민이 나서자”
사법적폐 청산 국민대회, 오는 10월 20일에도 열린다

[민중의소리] 이승훈 기자 | 발행 : 2018-09-29 21:28:31 | 수정 : 2018-09-30 14:31:54


▲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청사 옆 세종로공원에서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 주최로 이게 사법부냐 국민들은 분노한다! 사법적폐 청산 국민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철수 기자

“국민의 힘을 모아 사법적폐 반드시 청산하자!”
“줄줄이 영장기각 법원의 수사방해 강력 규탄한다!”
“셀프재판 못 믿겠다. 특별재판부 설치하라!”
“사법농단 적폐법관 즉각 탄핵하라!”


29일 광화문에 울려 퍼진 구호다.

이날 양승태 사법부에 분노한 수백 명의 시민들이 광화문 세종로공원 입구에 모였다. 지난 1일 대법원 앞 집회 이후 다시 열린 ‘사법적폐 청산 국민대회’다.

시민들은 촛불을 대신해 핸드폰 불빛을 밝혔다. 그리고 분노했다. “그동안 이해할 수 없었던 부당한 판결들이 바로 사법적폐였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음에도, 그 적폐의 중심 양승태는 구속되기는커녕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며 분노했다. “피의자들에 대한 압수수색, 구속영장이 줄줄이 기각되고, 그러는 사이 사법농단 증거자료들이 파기·훼손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 주최로 열리는 이게 사법부냐 국민들은 분노한다! 사법적폐 청산 국민대회에 참석자들이 대회가 열리는 정부청사 옆 세종로공원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 ⓒ김철수 기자


“이게 사법부냐”

29일 오후 5시 10분경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 도로에 시민들이 모였다. 가장 앞에는 양승태·박병대 전 대법관의 가면을 쓴 청년 두 명이 섰다. 이들은 파란색 수의를 입고 손을 배꼽 아래로 가지런히 모았다. 그 옆에 선 한 청년은 ‘구속영장’이라고 적힌 커다란 피켓을 들었다. 구속영장에 적힌 피의자 양승태·박병대의 죄목은 ‘사법농단’. “양승태, 박병대는 박근혜 정권의 비위를 맞추며 재판을 거래하고 사법농단을 저질러 사법정의를 파괴하였기에 구속함”이라고 적혔다.

이들 청년을 필두로 500여 명의 노동시민사회단체와 시민들이 1개 차선 도로를 가득 채웠다. 이들은 광화문 세종로공원을 향하며 양승태 구속과 사법적폐 청산을 촉구했다. 이에 도로를 지나던 시민들이 함께 구호를 외치거나 합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6시경 세종로공원 입구에 다다랐다. 집회·행진 참가자들은 공원 앞 인도에 빼곡히 착석했다. 곧바로 본 집회가 시작됐다. 무대 위에 오른 사회자는 외쳤다. “이게 사법부냐! 국민들은 분노한다!”

▲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 주최로 열리는 이게 사법부냐 국민들은 분노한다! 사법적폐 청산 국민대회에 참석자들이 대회가 열리는 정부청사 옆 세종로공원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 ⓒ김철수 기자


사법적폐 피해자들의 분노
“마지막 인권의 보루가 무너졌다”
“재판이 뒤집힌 이유가, 재판거래였다”

이상규 민중당 상임대표는 소위 ‘내란음모’라고 불리는 사건으로 5년을 교도소에 갇혔다가 이날 새벽 만기출소한 김홍열 전 통합진보당 경기도당 위원장의 소식을 전했다. 이 상임대표는 “울지 않겠다던 그가 밖에 수많은 시민과 동료들이 환영 차 나와 있는 모습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며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런데 양승태 사법부는 헌법과 법률을 모두 내팽개치고 양심도 저버린 채 자신들의 사익추구를 위해 박근혜, 김기춘, 우병우 눈치 봐가며 재판을 했다”며 분노했다. 그는 “국정원이 조작한 내란음모사건에서 내란 선동으로 관련자들에게 중형을 선고했다. KTX, 쌍용자동차, 콜트콜텍 전부 부당해고임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서 재판을 뒤집었다. 강제징용, 일본군 ‘위안부’, 키코 등 정부가 나서서 배상해야 할 사건들의 국가배상책임을 모두 거부해 버렸다”고 강조했다.

이 상임대표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마지막 인권의 보루 등 모든 게 무너졌다”며 “양승태를 비롯해 그가 심어놓은 일당들을 전부 들어내야 한다. 민중당은 끝까지 싸워나갈 것”이라고 외쳤다.

70~80년대 노동운동을 하다가 국가폭력에 의해 해고된 뒤 40년가량을 ‘빨갱이’로 낙인찍혀 고통스러운 세월을 보낸 황선금 원풍모방동지회 회장도 이 자리에 참석했다.

그는 수십 년의 힘든 세월을 보내다가 지난 정부에서 마련된 과거사진실화해위원회를 통해 진실규명을 할 기회를 얻었다. 이를 통해 국가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했는데, 1심과 2심에서 모두 국가폭력이 부당하다고 판결받았다. 그런데도 대법원에서 재판 결과가 뒤집혀 지난 세월의 고통을 여전히 안고 살고 있다.

황 회장은 “알고 보니, 양승태가 박근혜와 재판거래를 한 결과였다”면서 “우린 40년 만에 또 국가로부터 폭력을 당한 것”이라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우린 과거사 재판 피해자들의 원상회복을 위해 재심과 특별재판부 설치를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청사 옆 세종로공원에서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 주최로 이게 사법부냐 국민들은 분노한다! 사법적폐 청산 국민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철수 기자


점점 커지는 사법적폐 청산 집회
“10월 20일 전국서 광화문으로 모인다”
“적페청산 위해 노동자들도 나선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지난 9월 1일 대법원 앞 국민대회 이후 오늘 광화문으로 진출해 2차 국민대회가 열렸다. 이걸로 끝이 아니다. 3주 뒤인 10월 20일 전국적으로 같이 모이는 3차 국민대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사법부가 하는 짓은 가관”이라며 혀를 찼다. 그는 “석고대죄를 해도 모자랄 판에, 자기들 동료들 범죄를 감춰주느라고 법이고 헌법이고 머고 간에 깔아뭉개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심지어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원이라는 사람이 압수수색 영장이 나오고 법원 영장담당판사가 5일이나 영장발부 여부를 결정내리지 않고 끌고 있는 사이, 증거자료들을 다 파괴했다고 한다”며 “자료파괴를 방조한 영장판사는 수사방해 현행범으로 체포해야 할 판국이다. 적폐판사들 모조리 들어내지 않으면 국민의 사법부가 될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박 상임대표는 국회에 특별재판부 설치를 요구해야 하는 이유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판사들이 (사법적폐 관련) 영장들을 90% 이상 기각하고 있다”며 “그러니, 국민들이 나서서 특별재판부 설치를 요구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적폐판사 탄핵 방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 상임대표는 “주권자들이 들고일어나서 국회를 통해 적폐판사들을 탄핵해야 한다”며 “국회 재적인원 과반수면 된다”고 말했다.

양동규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양승태 대법원이 박근혜 국정농단에 협조하기 위해 뒤집은 판결들 때문에 여전히 거리를 헤매는 노동자들이 많다”며 “자기들이 진행하는 재판을 자기들이 변론이유서를 내놓고 재판을 했다니, 이런 ‘북치고 장구 치고’가 어디 있나”라고 한탄했다.

그는 “지금은 정상적으로 사법질서가 유지될 수 없는 비상상황”이라며 “저들에게 기대할 수 없다. 우리 민중들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명수 대법관에게 “좌고우면하면서 사법적폐를 은폐하려고 한다면, 당장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국회에는 “엉뚱한 싸움하지 말고, 헌정질서 바로잡을 특별법 제정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행정부를 향해서도 “사법농단의 피해자를 하루빨리 어루만지고, 응급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 부위원장은 오는 11월 총파업을 예고했다. 그는 “민주노총이 노동적폐, 사법적폐의제를 걸고 총파업을 결의했다”며 “함께 해 달라”고 호소했다.


출처  사법적폐 분노로 다시 광화문으로 모이는 촛불 “줄줄이 영장기각, 국민이 나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