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에 이럴수가/정치·사회·경제

사법농단 주범 양승태 ‘용비어천가’ 만든다는 대법원

사법농단 주범 양승태 ‘용비어천가’ 만든다는 대법원
[민중의소리] 강석영 기자 | 발행 : 2018-12-26 13:48:53 | 수정 : 2018-12-26 13:48:53


▲ 8일 서울 광화문 세종로 공원에서 열린 적폐판사 47인 탄핵촉구 대학생행진 ‘we will out you’ 참가 학생들이 법관복을 입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적폐 판사들의 탄핵을 촉구하고 있다. ⓒ정의철 기자

대법원이 ‘사법농단’ 주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생애사가 담긴 기록물을 만든다. 기록물은 재임 시절뿐 아니라 출생과 학창시절 등에 대해 양 전 대법원장이 직접 구술한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된다는 점에서, 사실상 ‘양승태 위인전’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대법원은 지난 4월 13일 ‘역대 대법원장 등 법원 주요 인사 구술 채록 DB 구축 사업 계획안’(이하 계획안)에서 “2017년 퇴임한 양 전 대법원장의 구술 채록을 2020년에 시작하는 것이 타당하다”라고 밝혔다.

역대 대법원장 기록물 제작 사업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 시절인 2015년부터 시작됐다.

대법원은 사업 목적에 대해 “역대 대법원장 등 법원 주요 인사의 구술 기록을 수집함으로써 주요 인사의 육성과 모습을 음성 및 동영상 자료 등으로 남겨 법원사 연구의 기초 자료로 보존하고 법원의 발자취를 다각적으로 복원하는데 활용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대통령, 국회의장 등에 대한 구술 기록 수집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삼권분립의 한 축인 대법원장도 구술 채록이 필요할 수 있다.

문제는 주요 판결 등 재임 시절뿐 아니라 생애사 전반이 본인의 직접 구술로 기록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계획안에서 출생지, 가산 상태와 부모님의 교육 정도 및 교육관, 성장 지역에 대한 기억, 학창 시절 어떤 학생이었는지, 교우 관계 등을 면담 사전 질문으로 꼽고 있다.

학창 시절 ‘범상치 않은’ 공부 실력 등 양 전 대법원장의 ‘자기 자랑’이 법원사 연구나 법원의 발자취와 어떠한 상관관계가 있을지 의문이 든다.

▲ 법원의날 70주년 기념식이 열린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시민단체 회원들이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 기자회견을 열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전 대법관의 구속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김슬찬 기자

또 사법농단 관련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양 전 대법원장의 기존 태도로 비춰봤을 때 사법농단 사태는 언급조차 안 되거나 미화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2016년부터 구술 채록 대상이 법원행정처장으로 확대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에 따라 사법농단 관련 ‘적폐 법관’으로 지목된 차한성, 박병대, 고영한, 김소영 전 대법관도 대상에 포함됐다.

대법원 관계자는 “사법행정과 정책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라는 점에서 채록 대상이 대법원장에서 법원행정처장으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법농단이 법원행정처의 사법 행정권 남용으로 발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법농단 당시 법원행정처장들의 발언들은 자신의 범죄 사실에 대한 변명에 불과할 것이다.

대법원은 구술 채록 사업으로 한 해에 3천만 원을 사용하고 있다. 양 전 대법원장 등 사법농단 관련 법관들은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퇴임한 만큼 2020년부터 채록 대상으로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구술 채록은 대상이 동의하지 않으면 진행되지 않는다.

대법원 관계자는 채록된 구술 기록에 대해 “아직 (기록을) 축적하고 있는 상태라 (시민들에게) 공개 여부는 차후에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출처  사법농단 주범 양승태 ‘용비어천가’ 만든다는 대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