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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 “빨갱이 용어 이승만이 만들어…맘대로 다 죽였다”

도올 “빨갱이 용어 이승만이 만들어…맘대로 다 죽였다”
“‘빨갱이’ 말은 마음 놓고 하고 다녀, 아니라는 쪽은 발언권 없어”
[고발뉴스닷컴] 민일성 기자 | 승인 : 2019.03.02 15:30:06 | 수정 : 2019.03.02 16:43:37


▲ 도올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 <사진=광주MBC 제공,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빨갱이란 말도 친일잔재”라고 언급한 가운데 도올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는 “해방직후 이승만이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1일 팟캐스트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일제강점기 ‘아카’(赤)라는 말이 있었는데 공산주의자를 의미하는 빨갱이라는 말은 없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1948년 여수‧순천 10.19 사건(여순사건)을 계기로 우리 역사에서 빨갱이라는 말이 탄생했다며 아무나 죽여 놓고 죽었기 때문에 빨갱이가 되는 그런 시대였다고 했다.

김 교수는 “빨갱이로 몰려 조사받고 재판받으면 행복한 상황이었을 정도”라며 “해방후 정국은 그냥 아무나 마음대로 죽이고, 누구 마음대로? 이승만 마음대로”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일 3.1절 100주년 기념사에서 “일제는 독립군을 ‘비적’으로, 독립투쟁가를 ‘사상범’으로 몰아 탄압했다”며 “여기서 ‘빨갱이’라는 말도 생겨났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해방된 조국에서 일제경찰 출신이 독립투쟁가를 빨갱이로 몰아 고문하기도 했다”며 “지금도 정치적 경쟁 세력을 비방하고 공격하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고, 변형된 ‘색깔론’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청산돼야 할 친일잔재라고 강조했다.

관련해 강성현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 HK연구교수는 주간경향에서 빨갱이의 기원과 우리나라 국가보안법의 모태가 되는 치안유지법에 대해 짚었다.

강 교수는 2017년 8월 15일자 <[1930년대, 우리시대의 뿌리를 찾아서]‘빨갱이’ 증오정치의 적폐 청산은 언제쯤>에서 “빨갱이는 일제 시기의 ‘아카’(アカ)라는 용어에서 유래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둘 다 사람의 속성을 ‘빨강’(赤)이라는 색깔로 지시한다”며 “이 색깔은 ‘주의자’(主義者), 더 좁게는 공산주의자를 속되게 가리키지만, 그것에 한정되지 않고 의미가 완전히 열린 채 부정적 낙인으로 기능한다”고 설명했다.

또 “1925년 일제는 ‘봇물처럼 터져버린 사상 악화의 흐름’을 막고자 무정부주의, 공산주의, 사회주의, 조선 독립을 추구하는 민족주의 사상을 ‘위험사상’으로 처벌하는 치안유지법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 지만원이 지난 2월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보수단체 구국동지회 주최로 열린 '5·18 북괴군 개입의 진상규명 끝장토론 대국민 공청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김용옥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빨갱이라는 말은 마음놓고 하지만 아니라고 호소하는 사람은 발언권이 없다”며 “길거리 다니면서 ‘야. 이 빨갱이 XX야’라고 해도 안 걸린다”고 한국 상황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보안법으로 잡아 넣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 한마디에 주눅 든다, 모든 것을 옥죈다”고 이승만의 낙인이라고 했다.

용어가 나온 여순민중항쟁과 관련 김 교수는 “제주 4.3 사건 당시 여수 14연대 군인들에게 특수보급품을 주면서 도민들을 토벌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지회가 자국민을 도저히 토벌할 수 없다며 제주토벌 출동 거부 병사위원회를 만들었다”며 “반란이 아니다, 토벌 거부를 하며 의거를 한 것이다”고 역사를 짚었다.

김 교수는 “이후 군인들은 순천, 구례로 해서 지리산으로 들어가 버렸다”며 “여수에 인민위원회가 부활해 매국노를 다 처단했다, 자체 반민특위가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인민위원회에서 인민은 ‘사람’을 뜻하는 것으로 공산주의와 관련이 없다. 즉 인민위원회는 사람위원회를 의미한다.

김 교수는 “전국에 다 만들어졌는데 제주도가 가장 강력했다”며 “이후 미군정에 의해 다 분쇄됐는데 제주도 인민위원회만 남았다”고 당시 상황을 짚었다.

여수에서 이같은 사태가 벌어지자 “이승만은 ‘옳다, 이 놈들을 깡그리 죽여서 국민들을 겁주면 내 정권에 대해서 왈가왈부하는 사람이 없어진다’고 생각했다”며 “‘여순반란 사태의 책동자를 김구로 몰자’고 기획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우익분자와 군인 좌익분자가 합세해서 일으킨 책동이라고 발표했는데 우익분자가 김구 선생을 뜻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그런데 이승만 본인이 만든 나라에 가장 충성해야 할 군인들이 대규모 반란을 일으켰다면 정통성이 없어진다”며 “결국 소련의 지령을 받은 남로당 프락치들이 민간 공산당과 합작해 일으킨 사건으로 몰았다”고 말했다.

또 “트루먼 독트린으로 냉정체제가 1947년부터 굳어지기 시작했다”며 “냉전 구도에 모든 철학과 논리가 고착되는 출발점, 세계사의 원점이 여순민중항쟁이었다”고 역사를 짚었다.


출처  도올 “빨갱이 용어 이승만이 만들어…맘대로 다 죽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