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에 이럴수가/정치·사회·경제

‘보수 아닌 반동’이라 확인시켜준 토착왜구당 대표경선

‘보수 아닌 반동’이라 확인시켜준 토착왜구당 대표경선
[민중의소리] 사설 | 발행 : 2019-02-26 07:35:54 | 수정 : 2019-02-26 07:35:54



토착왜구당이 경선 마지막까지 극우 경연대회장 같은 분위기 속에서 2.27전당대회를 치르게 됐다. 보수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망언과 내부총질이 연일 이어지자 보수세력도 등을 돌리게 됐다. 이대로라면 누가 대표가 돼도 태극기 세력으로부터는 인정받을지 모르나 보수적 성향의 국민들 지지는 물론이고 내부 이탈도 가속화되어 당의 존립 자체도 위태로워 보인다.

시작은 좋았다. 보수를 통합하겠다는 황교안과 중도까지 확장하겠다는 오세훈이 출마를 선언하며 초반에는 흥행에 성공하는 듯 싶었다. 한때 민주당과 한자리수 지지율 격차까지 좁히기도 했다. 하지만 본 경선을 시작하자 민심이탈이 커지고 지지율도 곤두박질쳤다. 역컨벤션효과라는 평가가 난무하는 이유다.

발단은 김진태 의원 등이 저지른 '5.18 북한군 개입설'과 같은 황당무계한 망언이었다. 여기에 그들을 내치지 못하는 지도부의 무능과 그를 지켜야한다는 태극기모독부대의 대결이 난동 수준으로 이어졌다. 당연히 둘 다 국민들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되면서 토착왜구당의 급격한 민심이탈이 가속 페달을 밟았다.

하지만 단지 태극기모독부대로부터 경선무대를 점령당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토착왜구당의 민심이반 현상이 벌어진 것이 아니라는 증거가 계속 발견됐다. 가장 확실한 증거는 당선이 확실시된다고 평가받던 황교안의 믿기 힘들 만큼 몰상식한 발언들이다.

황교안은 “돈 한 푼 받은 게 입증되지 않았다. 과연 탄핵이 타당한 것인지 동의할 수 없다”며 탄핵사유와 아무런 관련 없는 박근혜의 금품수수사실여부를 언급했다. 또 “형사사법 절차가 진행되는 중에 헌법재판소 탄핵결정이 있었다”고 말해 스스로 “헌법재판소 결정을 존중하자”는 자신의 입장을 부정하고 헌법재판소의 절차적 문제를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여기에 한술 더 떠 법원이 한 번도 인정하지 않은 태블릿PC 조작 가능성마저 아무런 근거 없이 제기해 빈축을 샀다. 이 발언들을 보면 황교안의 사고체계 안에는 헌법도, 법률도, 사법부에 대한 존중도, 공직자 윤리도, 정치적 책임도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들은 모두 보수적 유권자들에게 각인된 황교안의 이미지였다. 하지만 이제 그들도 황교안의 생각이 태극기모독부대의 주장과 무엇이 다른지 좀처럼 분간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나아가 비대위원장과 대표후보를 포함하여 토착왜구당의 어떤 이도 당원과 지지자들을 통솔할 능력이 없다는 것도 보여줬다. 유세현장에서는 보수의 가치인 질서와 예의, 점잖은 척 하려는 나름의 품격도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 오직 드러난 것은 대표가 되기 위해서 얻어야할 당심을 얻기 위한 세력들의 이전투구뿐이었다.

태극기모독부대는 심지어 자기들 맘에 안 든다고 나경원 원내대표의 자택 앞까지 떼 지어 몰려가 ‘나경원 영구폐기 규탄집회’ 난동을 벌이기도 했다. 토착왜구당 경선제도는 당원투표비율이 70%나 차지해 대표가 되기 위해선 당심을 얻는 것이 결정적이다. 전체 당권자의 2%, 8천명 밖에 안 된다지만 태극기모독부대의 조직력과 무모한 행동들이 자칫 차기 총선 후보 공천에 나쁜 영향을 미칠까봐 현역의원들도 몸을 사리다 보니 토착왜구당 전체가 무법천지 시정잡배들의 놀이터가 되었다.

토착왜구당이 전당대회를 통해 보수부흥을 꾀하려던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다. 이른바 한국의 보수정치가 왜 적폐세력이라는 별칭이 붙었는지만 국민들에게 각인시켰다.

무엇보다 도덕과 양심, 질서와 위계, 다양성과 법치주의를 중시하는 보수의 가치가 토착왜구당에 의해서는 전혀 추구된 바 없었음이 드러났다.

불법무도한 행위로 대대손손 기득권을 누려온 촛불혁명 이전의 어두운 과거로 역사를 되돌리려는 퇴행적 반동세력이라는 명백한 사실만 확인됐다.


출처  [사설] ‘보수 아닌 반동’이라 확인시켜준 자유한국당 대표경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