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노위 때문에 이명박·박근혜 때도 안 한 단식을...”
법조인과 노동자들 “탄력근로제 개악안 즉각 철회하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6일 총파업
[오마이뉴스] 김종훈 | 19.03.05 18:10 | 최종 업데이트 : 19.03.05 18:10
"이명박·박근혜 때도 저는 단식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렇게 단식을 하고 있어요. 그만큼 이번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결정이 노동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고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신인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법률원 원장은 다소 지친 표정으로 5일 오후 <오마이뉴스>를 만나 위와 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달 27일부터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경사노위) 앞에서 천막을 치고 7일째 단식농성 중이다.
신 원장은 이날 오전 동료 법조인 90여 명과 함께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노동기본권은 거래와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알리고 "탄력근로제 개악안을 즉각 철회하라"는 요청을 하기 위해서였다.
90여 명의 법조인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의견서 전달을 위해 청와대 방면으로 이동했지만 경찰은 "집회·시위의 성격을 띠고 있다"며 이들을 가로막았다. 법조인들은 현장에서 연좌농성을 진행했다. 이들은 대표단이 '경사노위의 노동법 개악 시도를 중단',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을 조건 없이 비준하라'는 항의서한을 청와대에 건넨 뒤에야 연좌를 풀었다.
오후에도 '경사노위 규탄' 기자회견은 이어졌다. 전국에서 모인 비정규직 노동자 100인은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계의 숙원인 탄력근로제 기간확대에 경사노위가 합의했다"면서 "경사노위는 해체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지난달 19일 경사노위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최대 6개월까지 확대하는 데 합의함으로써 장시간 노동을 강요하는 제도가 확립됐다. 이제는 노조가 없거나 노조의 힘이 약한 저임금·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임금보전 없이 장시간 노동을 하게 됐다"라고 비판했다.
이날 법조인과 노동자들이 잇달아 목소리를 높인 것은 탄력근로제 확산 때문만이 아니다. 당장 문재인 대통령의 참석이 예상되는 7일 경사노위 본회의를 우려하기 때문이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노동자들은 경사노위에서 경총 요구안이 그대로 수용될 것을 걱정했다. 이들은 "이 요구안이 통과되면 사실상 파업권이 무력화된다"고 했다. 이대로라면 ▲사용자들은 파업 시 대체인력을 무제한 사용할 수 있고 ▲쟁의행위 찬반투표 절차 역시 훨씬 더 엄격해지기 때문이다. 또 경총 요구안대로라면 ▲사업장 내 모든 쟁의행위도 금지되며, ▲예방적 차원의 직장폐쇄도 허용된다.
노동자들은 "노동개악위원회, 재벌민원처리소로 전락한 경사노위는 해체가 답"이라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우리들의 권리를 경사노위에 위임한 적이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태안화력발전소 사고로 숨진 故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도 함께 했다. 그는 "한국노총과 경총, 정부가 편법으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에 합의했다"면서 "힘이 약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더욱 어렵게 됐다"라고 비판했다. 김씨 등 10여 명은 기자회견 후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과 면담도 진행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경사노위의 이번 결정을 '불법 야합'이라 비판하고 있다. 이들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저지하기 위해 오는 6일 총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출처 “경사노위 때문에 이명박·박근혜 때도 안 한 단식을...”
법조인과 노동자들 “탄력근로제 개악안 즉각 철회하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6일 총파업
[오마이뉴스] 김종훈 | 19.03.05 18:10 | 최종 업데이트 : 19.03.05 18:10
▲ 신인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법률원 원장은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앞에서 7일 째 단식 중이다. ⓒ 김종훈
"이명박·박근혜 때도 저는 단식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렇게 단식을 하고 있어요. 그만큼 이번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결정이 노동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고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신인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법률원 원장은 다소 지친 표정으로 5일 오후 <오마이뉴스>를 만나 위와 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달 27일부터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경사노위) 앞에서 천막을 치고 7일째 단식농성 중이다.
신 원장은 이날 오전 동료 법조인 90여 명과 함께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노동기본권은 거래와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알리고 "탄력근로제 개악안을 즉각 철회하라"는 요청을 하기 위해서였다.
90여 명의 법조인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의견서 전달을 위해 청와대 방면으로 이동했지만 경찰은 "집회·시위의 성격을 띠고 있다"며 이들을 가로막았다. 법조인들은 현장에서 연좌농성을 진행했다. 이들은 대표단이 '경사노위의 노동법 개악 시도를 중단',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을 조건 없이 비준하라'는 항의서한을 청와대에 건넨 뒤에야 연좌를 풀었다.
▲ 5일 오전 신인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법률원 원장과 동료 법조인들이 "경사노위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 중이다. ⓒ 김종훈
▲ 법조인들이 항의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하기 위해 이동하자 경찰이 이를 막아섰다. ⓒ 김종훈
▲ 5일 오전 법조인 90여 명이 청와대 앞에서 "경사노위 결정"을 규탄하며 연좌농성을 진행했다. ⓒ 김종훈
“노동기본권은 거래와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
오후에도 '경사노위 규탄' 기자회견은 이어졌다. 전국에서 모인 비정규직 노동자 100인은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계의 숙원인 탄력근로제 기간확대에 경사노위가 합의했다"면서 "경사노위는 해체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지난달 19일 경사노위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최대 6개월까지 확대하는 데 합의함으로써 장시간 노동을 강요하는 제도가 확립됐다. 이제는 노조가 없거나 노조의 힘이 약한 저임금·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임금보전 없이 장시간 노동을 하게 됐다"라고 비판했다.
이날 법조인과 노동자들이 잇달아 목소리를 높인 것은 탄력근로제 확산 때문만이 아니다. 당장 문재인 대통령의 참석이 예상되는 7일 경사노위 본회의를 우려하기 때문이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노동자들은 경사노위에서 경총 요구안이 그대로 수용될 것을 걱정했다. 이들은 "이 요구안이 통과되면 사실상 파업권이 무력화된다"고 했다. 이대로라면 ▲사용자들은 파업 시 대체인력을 무제한 사용할 수 있고 ▲쟁의행위 찬반투표 절차 역시 훨씬 더 엄격해지기 때문이다. 또 경총 요구안대로라면 ▲사업장 내 모든 쟁의행위도 금지되며, ▲예방적 차원의 직장폐쇄도 허용된다.
노동자들은 "노동개악위원회, 재벌민원처리소로 전락한 경사노위는 해체가 답"이라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우리들의 권리를 경사노위에 위임한 적이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故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기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경사노위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 중이다. ⓒ 김종훈
▲ 故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를 비롯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경사노위를 규탄하고 있다. ⓒ 김종훈
이날 기자회견에는 태안화력발전소 사고로 숨진 故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도 함께 했다. 그는 "한국노총과 경총, 정부가 편법으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에 합의했다"면서 "힘이 약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더욱 어렵게 됐다"라고 비판했다. 김씨 등 10여 명은 기자회견 후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과 면담도 진행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경사노위의 이번 결정을 '불법 야합'이라 비판하고 있다. 이들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저지하기 위해 오는 6일 총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 신인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법률원 원장과 김미숙씨 등 비정규직 노동자 대표단이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과 면담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 김종훈
▲ 비정규직 노동자 대표단이 경사노위 문성현 위원장을 면담 중이다. ⓒ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
출처 “경사노위 때문에 이명박·박근혜 때도 안 한 단식을...”
'세상에 이럴수가 > 정치·사회·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진우 “‘원세훈 시나리오’ 썼던 판사, MB 석방에 결정적 역할” (0) | 2019.03.11 |
---|---|
“이상로 방통심의위원 5.18 부정, 심의정보 유출…즉각 해임하라” (0) | 2019.03.11 |
“네이버 노조 왜 만들었냐고? 화장실도 마음껏 못 간다” (0) | 2019.03.05 |
“일감 몰아주기 등 재벌총수 일가 ‘사익 편취’ 35조원” (0) | 2019.03.05 |
‘공휴일에 연차 소진’ 합의한 ‘유령 노동자 대표’, 누가 뽑았나? (0) | 2019.03.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