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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언론과 종편

판사 ‘압박’ 말라더니 ‘인신공격·겁박’하는 조선일보

판사 ‘압박’ 말라더니 ‘인신공격·겁박’하는 조선일보
김경수 지사 구속한 성창호 판사 비판은 ‘전방위 방어’
김은경 전 장관 구속영장 기각한 판사는 ‘맹공’

[고발뉴스닷컴]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승인 : 2019.03.27 11:00:25 | 수정 : 2019.03.27 11:09:45


“민주당은 재판장을 맡았던 성창호 부장판사에 대한 공격도 계속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유튜브 방송에서 ‘성 부장판사는 양승태 대법원장 비서실에 근무했는데 단순 비서가 아니라 수행비서로 밀착 마크한 케이스’라며 ‘사법 농단과 관련해 비리 혐의로 조사받은 전력도 있다’고 했다.”

지난 2월 1일 조선일보 3면에 실린 기사 <與 ‘재판적폐 대책위’ 만들고 구치소 몰려가… 삼권분립 무시> 가운데 일부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이 김경수 경남지사의 1심 재판 결과에 대해 ‘양승태 적폐 사단의 조직적 저항이자 보복’이라며 반발하자 이를 성토하는 내용입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김경수 지사 구속한 성창호 판사 비판에 ‘전방위 방어’ 나섰던 조선일보

조선일보는 이날 1면 <與의 사법부 공격에 침묵하는 김명수>에서도 여당이 삼권분립을 침해하고 있는데도 김 대법원장이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질타했습니다. 다음과 같은 내용입니다.

“여당은 현재 김경수 지사가 실형 선고를 받은 건 해당 판사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친분이 있는 ‘적폐 판사’였기 때문이라고 공격하고 있다. 법관과 재판의 독립을 깡그리 무시하는 말이다. 그런데 ‘법관 독립’에 결벽증적 태도를 보였던 김 대법원장은 입을 다물고 있다.

조선일보는 김경수 지사를 구속한 성창호 판사 비판에 대해 ‘전방위 방어’에 나선 모습이었습니다. 조선은 이날 사설에서도 다음과 같이 주장했습니다.

“민주당은 김경수 경남지사 유죄판결과 관련해 ‘양승태 적폐 사단이 조직적으로 저항하고 있다. 경고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판사들에 대한 인적 청산이 필요하다며 ‘탄핵을 고민하겠다’고도 했다. 자기들 입맛에 맞지 않는 판결을 했다고 판사를 쫓아내겠다고 한다. 이것이 민주화 운동을 했다는 사람들의 민낯이다.

조선일보는 ‘법관과 재판의 독립을 깡그리 무시하고, 자기들 입맛에 맞지 않는 판결을 했다고 판사를 압박하는’ 행태에 분노를 쏟아냈습니다. 조선일보가 ‘자신들 마음에 들지 않는’ 판사들에 대해 지금까지 어떤 행태를 보여왔는지 기억하고 있는 입장에서 이런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습니다만 아무튼 이제부터라도(?) 일관성을 가지려는 건가 – 이런 생각을 하며 넘어갔습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그런데 말입니다. 오늘(27일) 조선일보에는 ‘성창호 판사를 방어하며’, ‘사법부 독립’과 ‘삼권분립’을 설파하는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조선일보가 ‘사법부 독립’과 ‘삼권분립’을 훼손하는 듯한 주장을 하고 나섰습니다. 판사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성 주장’까지 서슴없이 하고 있습니다. ‘내로남불’의 전형입니다.

오늘(27일) 조선일보 사설 제목이 <이제 한국에서 정말 판사가 재판서 정치를 하고 있다>인데 다음과 같은 대목이 있습니다.


김은경 전 장관 구속영장 기각한 판사 ‘맹공’에 나선 조선일보

“구속 여부에 대한 법관의 판단도 법과 상식에서 벗어나지 말아야 하고 같은 사건과의 형평도 맞아야 한다. 그래야 납득할 수 있다. 그런데 김(은경) 전 장관 영장 기각 판사가 밝힌 사유를 보면 이것이 법관이 법리를 밝힌 결정문인지 운동권의 성명서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다.”

조선일보는 자신들은 ‘논리적으로’ 영장 기각을 반박하는 듯한 모양새를 갖추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제가 봤을 땐 조선일보야말로 “사설을 통해 정치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조선일보는 김은경 전 장관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판사를 ‘운동권 판사’로 규정하며 “영장 기각 결정문을 정치 문서”라고 단정했습니다. 조선일보가 ‘전방위 방어’에 나서며 성창호 판사에 적용시킨 논리대로라면 “법관과 재판의 독립을 깡그리 무시하는 말”이면서 “자기들 입맛에 맞지 않는 판결을 했다고 판사를 공격”하는 행태입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특히 다음과 같은 대목은 인신공격에 가깝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이 판사는 대학 시절 총학생회 운동권 출신이라고 한다. 운동권 출신 중에서도 평소 정치적 생각이 어떻든 재판만은 철저히 법리만을 따지는 판사들이 있다. 하지만 이 판사의 영장 기각 결정문은 완전히 정치 문서다 … 판사들마저 정치적으로 편향된 주장을 펴며 권력에 맞장구를 친다 … 실제로 이제 한국에서 재판이 정치가 되고 있다. 법치국가, 민주주의 국가로서의 근본이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를 심각한 문제로 보지 않으면 사법부와 법치, 민주주의가 한꺼번에 산사태에 휩쓸리게 될 수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2월 1일자 사설에서 “자기들 입맛에 맞지 않는 판결을 했다고 판사를 쫓아내겠다고 한다. 이것이 민주화 운동을 했다는 사람들의 민낯”이라고 맹비난했습니다.

이 말 그대로 돌려드릴까 합니다. “자기들 입맛에 맞지 않는 결정을 했다고 판사를 인신공격·겁박하고 있다. 이것이 사법부 독립과 삼권분립을 주장하는 조선일보의 민낯이다.

▲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검찰이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에게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어 26일 오전 김 전 장관이 서울 송파구 서울 동부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출처  판사 ‘압박’ 말라더니 ‘인신공격·겁박’하는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