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언론비판’ 쏙 뺀 신문들
‘신문의 날’ 신문 기사를 자세히 봤더니 …
[고발뉴스닷컴]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승인 : 2019.04.05 12:22:07 | 수정 : 2019.04.05 12:38:18
“이제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는 정치권력은 없고, 정권을 두려워하는 언론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다시 높아지는 것 같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4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63회 신문의날 기념 축하연에 한 말입니다. 문 대통령은 신문의 위기와 역할에 대해서도 강조했지만, 언론에 대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습니다. 다음과 같은 대목이 대표적입니다.
“정치권력 외에도 언론자본과 광고자본, 사회적 편견, 진영논리, 속보 경쟁 등 기자의 양심과 언론의 자유를 제약하는 요인들이 아직도 많다. 나날이 발전하는 정보통신 환경은 허위정보와 가짜뉴스를 빠르게 확산시키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이는 신문과 신문인은 물론, 사회 구성원 간의 신뢰를 떨어트리는 심각한 도전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취임 후 처음입니다. 그래서 더 주목을 받았습니다. 저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언론의 역할과 중요성을 강조하되, ‘할 말은 한다’ -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원칙적이고 당연한 입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오늘(5일) 발행된 전국단위종합일간지를 보니 ‘문재인 대통령 언론비판’은 대부분 뺐습니다. 언급조차 하지 않은 곳이 많습니다.
‘긍정적인 발언 위주’로 기사를 쓴 곳이 있었고, 사진 기사로 ‘떡을 자르는 모습’만 전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자사 홍보(?) 내용만 실은 신문도 있더군요. 오늘(5일) 신문들이 ‘신문의 날 기념식’을 어떻게 다루는지 제목만 잠깐 보시죠.
<“양심의 자유가 언론 자유 토대”> (경향신문 5면)
<文 대통령 “신문은 우리 사회의 거울… 국민의 기대는 여전”> (국민일보 4면)
<“신문 역할에 대한 국민기대 줄지 않아”> (동아일보 10면)
<文대통령 “신문은 국민의 목소리 대변할 때 존경받아”> (서울신문 24면)
<文대통령 “신문은 ‘국가의 힘’ 바로미터”> (세계일보 24면)
<[사진기사] 文대통령, 63회 신문의 날 축하연 참석> (조선일보 6면)
<[사진] 문 대통령 ‘신문의 날’ 축하 건배> (중앙일보 6면)
<[사진] 한국신문상 탐사보도상 받은 한겨레 기자들> (한겨레 19면)
<신문의 날 기념식 참석 문 대통령 “국민 목소리 대변할 때 존경 받을 것”> (한국일보 4면)
일단 오늘(5일) 조선·중앙일보는 오늘 ‘사진 기사’만 실었습니다. 내용은 없다고 보면 됩니다. 정말 그냥 ‘떡을 자르는 기사’만 짧게 실었습니다. ‘신문의 날’에 현직 대통령이 참석해서 한국 언론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했는데 조선·중앙은 패스입니다.
동아일보는 ‘신문의 날’ 기사를 비중 있게 실었지만 사실 저는 좀 ‘민망’했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대목에서 말이죠.
“특히 문 대통령은 ‘1936년 동아일보는 (베를린 올림픽에 출전한) 손기정 선수와 남승룡 선수 가슴에 달린 일장기를 지우고 사진을 보도했다’며 ‘식민지 치하에서 고통받던 우리 국민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독립 의지를 북돋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사실 동아일보는 ‘신문의 날’ 언론자유를 말하기 전에 ‘동아투위’에 대해 먼저 자성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최근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동아투위)가 결성 44주년을 맞아 김재호 동아일보·채널A 사장의 사과를 촉구했지만, 동아일보는 여전히 ‘동아투위’에 대해서 묵묵부답이기 때문입니다. 관련 내용을 미디어오늘이 보도했는데 일부 인용합니다.
“동아투위는 1975년 3월 17일 동아일보 사주였던 김상만 전 사장 등 경영진이 자유언론실천선언에 참여했던 동아일보사 기자들과 동아방송 PD·아나운서 등 언론인 160여명을 폭력배와 용역을 동원해 내쫓고 113명을 강제 해고한 뒤 만들어진 단체다. 김 전 사장은 박정희 유신 독재 정권과 야합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들은 ‘동아일보 김재호 사장에게 보내는 공개장’이라는 성명에서 ‘기나긴 세월이 흐르도록 김상만은 물론이고 경영권을 물려받은 장남 김병관, 그리고 현재 사장인 김재호는 강제 해직을 당한 언론인들이 바로 그날 결성한 동아투위에 단 한 마디 사죄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동아일보가 동아투위의 언론자유 운동을 자사 업적으로 포장했다고 비판했다. 동아투위는 ‘동아일보 사주들은 자사 언론인들을 대거 해고한 뒤 동아투위 운동을 경영진 ‘업적’으로 날조하는 범죄적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동아투위 44년, 동아일보 침묵은 언제까지…’ 미디어오늘 2019년 3월 18일)
특히 동아일보는 문 대통령의 발언 가운데 “정치권력 외에도 언론자본과 광고자본, 사회적 편견, 진영논리, 속보 경쟁 등 기자의 양심과 언론의 자유를 제약하는 요인들이 아직도 많다”는 부분은 쏙 뺐습니다.
이런 요인들에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양심상(?) 제외했던 걸까요? 아무튼 ‘신문의 날’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마저 ‘자사 홍보’ 버전으로 대체하는 동아일보를 보는 심정이 그리 유쾌하진 않습니다.
오늘 가장 실망한 신문은 사실 ‘조중동’이 아니라 한겨레였습니다. 한겨레는 ‘신문의 날’ 기사를 동아일보보다 더한 자사 홍보(?) 기사로 대체했습니다. <한국신문상 탐사보도상 받은 한겨레 기자들>이라는 사진 기사가 전부입니다.
물론 판단은 해당 언론사의 ‘권한’입니다만 이번 ‘신문의 날’ 행사가 자사 기자가 상 받은 것보다 뉴스가치가 덜 했는지 한번 묻고 싶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방송의 날’ 행사에 참석해 ‘방송계 갑질’ 문제를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KBS, MBC, SBS 등 지상파들은 ‘자신의 입맛’에 맞는 발언만 골라서 보도를 했습니다. ‘방송계 갑질’ 관련 문 대통령의 발언은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자사 홍보’에는 진보·보수의 구분이 없는 걸까요?
출처 문재인 대통령 ‘언론비판’ 쏙 뺀 신문들
‘신문의 날’ 신문 기사를 자세히 봤더니 …
[고발뉴스닷컴]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승인 : 2019.04.05 12:22:07 | 수정 : 2019.04.05 12:38:18
“이제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는 정치권력은 없고, 정권을 두려워하는 언론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다시 높아지는 것 같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4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63회 신문의날 기념 축하연에 한 말입니다. 문 대통령은 신문의 위기와 역할에 대해서도 강조했지만, 언론에 대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습니다. 다음과 같은 대목이 대표적입니다.
“정치권력 외에도 언론자본과 광고자본, 사회적 편견, 진영논리, 속보 경쟁 등 기자의 양심과 언론의 자유를 제약하는 요인들이 아직도 많다. 나날이 발전하는 정보통신 환경은 허위정보와 가짜뉴스를 빠르게 확산시키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이는 신문과 신문인은 물론, 사회 구성원 간의 신뢰를 떨어트리는 심각한 도전이다.”
▲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63회 신문의 날 기념 축하연에서 기념떡 커팅을 한 후 박수치고 있다. 왼쪽부터 장대환 한국신문협회 고문(매경미디어그룹 회장), 정규성 한국기자협회장, 이병규 한국신문협회장(문화일보 회장), 문 대통령, 김종구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장, 방상훈 한국신문협회 고문(조선일보 사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손경식 경총회장. <사진제공=뉴시스>
반성할 줄 모르는 신문들 …
‘언론비판’ 빼고 축하행사 기사·사진 위주로 보도
‘언론비판’ 빼고 축하행사 기사·사진 위주로 보도
문재인 대통령이 신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취임 후 처음입니다. 그래서 더 주목을 받았습니다. 저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언론의 역할과 중요성을 강조하되, ‘할 말은 한다’ -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원칙적이고 당연한 입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오늘(5일) 발행된 전국단위종합일간지를 보니 ‘문재인 대통령 언론비판’은 대부분 뺐습니다. 언급조차 하지 않은 곳이 많습니다.
‘긍정적인 발언 위주’로 기사를 쓴 곳이 있었고, 사진 기사로 ‘떡을 자르는 모습’만 전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자사 홍보(?) 내용만 실은 신문도 있더군요. 오늘(5일) 신문들이 ‘신문의 날 기념식’을 어떻게 다루는지 제목만 잠깐 보시죠.
<“양심의 자유가 언론 자유 토대”> (경향신문 5면)
<文 대통령 “신문은 우리 사회의 거울… 국민의 기대는 여전”> (국민일보 4면)
<“신문 역할에 대한 국민기대 줄지 않아”> (동아일보 10면)
<文대통령 “신문은 국민의 목소리 대변할 때 존경받아”> (서울신문 24면)
<文대통령 “신문은 ‘국가의 힘’ 바로미터”> (세계일보 24면)
<[사진기사] 文대통령, 63회 신문의 날 축하연 참석> (조선일보 6면)
<[사진] 문 대통령 ‘신문의 날’ 축하 건배> (중앙일보 6면)
<[사진] 한국신문상 탐사보도상 받은 한겨레 기자들> (한겨레 19면)
<신문의 날 기념식 참석 문 대통령 “국민 목소리 대변할 때 존경 받을 것”> (한국일보 4면)
조선·중앙일보 ‘사진 기사’ 짧게 배치 …
한겨레 ‘자사 기사 수상’만 보도
한겨레 ‘자사 기사 수상’만 보도
일단 오늘(5일) 조선·중앙일보는 오늘 ‘사진 기사’만 실었습니다. 내용은 없다고 보면 됩니다. 정말 그냥 ‘떡을 자르는 기사’만 짧게 실었습니다. ‘신문의 날’에 현직 대통령이 참석해서 한국 언론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했는데 조선·중앙은 패스입니다.
동아일보는 ‘신문의 날’ 기사를 비중 있게 실었지만 사실 저는 좀 ‘민망’했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대목에서 말이죠.
“특히 문 대통령은 ‘1936년 동아일보는 (베를린 올림픽에 출전한) 손기정 선수와 남승룡 선수 가슴에 달린 일장기를 지우고 사진을 보도했다’며 ‘식민지 치하에서 고통받던 우리 국민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독립 의지를 북돋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사실 동아일보는 ‘신문의 날’ 언론자유를 말하기 전에 ‘동아투위’에 대해 먼저 자성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최근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동아투위)가 결성 44주년을 맞아 김재호 동아일보·채널A 사장의 사과를 촉구했지만, 동아일보는 여전히 ‘동아투위’에 대해서 묵묵부답이기 때문입니다. 관련 내용을 미디어오늘이 보도했는데 일부 인용합니다.
“동아투위는 1975년 3월 17일 동아일보 사주였던 김상만 전 사장 등 경영진이 자유언론실천선언에 참여했던 동아일보사 기자들과 동아방송 PD·아나운서 등 언론인 160여명을 폭력배와 용역을 동원해 내쫓고 113명을 강제 해고한 뒤 만들어진 단체다. 김 전 사장은 박정희 유신 독재 정권과 야합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들은 ‘동아일보 김재호 사장에게 보내는 공개장’이라는 성명에서 ‘기나긴 세월이 흐르도록 김상만은 물론이고 경영권을 물려받은 장남 김병관, 그리고 현재 사장인 김재호는 강제 해직을 당한 언론인들이 바로 그날 결성한 동아투위에 단 한 마디 사죄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동아일보가 동아투위의 언론자유 운동을 자사 업적으로 포장했다고 비판했다. 동아투위는 ‘동아일보 사주들은 자사 언론인들을 대거 해고한 뒤 동아투위 운동을 경영진 ‘업적’으로 날조하는 범죄적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동아투위 44년, 동아일보 침묵은 언제까지…’ 미디어오늘 2019년 3월 18일)
특히 동아일보는 문 대통령의 발언 가운데 “정치권력 외에도 언론자본과 광고자본, 사회적 편견, 진영논리, 속보 경쟁 등 기자의 양심과 언론의 자유를 제약하는 요인들이 아직도 많다”는 부분은 쏙 뺐습니다.
▲ <이미지 출처=미디어오늘 홈페이지 캡처>
동아일보는 ‘동아투위’에 대한 사과부터 선행돼야
이런 요인들에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양심상(?) 제외했던 걸까요? 아무튼 ‘신문의 날’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마저 ‘자사 홍보’ 버전으로 대체하는 동아일보를 보는 심정이 그리 유쾌하진 않습니다.
오늘 가장 실망한 신문은 사실 ‘조중동’이 아니라 한겨레였습니다. 한겨레는 ‘신문의 날’ 기사를 동아일보보다 더한 자사 홍보(?) 기사로 대체했습니다. <한국신문상 탐사보도상 받은 한겨레 기자들>이라는 사진 기사가 전부입니다.
물론 판단은 해당 언론사의 ‘권한’입니다만 이번 ‘신문의 날’ 행사가 자사 기자가 상 받은 것보다 뉴스가치가 덜 했는지 한번 묻고 싶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방송의 날’ 행사에 참석해 ‘방송계 갑질’ 문제를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KBS, MBC, SBS 등 지상파들은 ‘자신의 입맛’에 맞는 발언만 골라서 보도를 했습니다. ‘방송계 갑질’ 관련 문 대통령의 발언은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자사 홍보’에는 진보·보수의 구분이 없는 걸까요?
▲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63회 신문의 날 기념 축하연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출처 문재인 대통령 ‘언론비판’ 쏙 뺀 신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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