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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광’ 볼턴, 백악관 경고에도 트럼프 승인 없이 대북제재 밀어붙여

‘전쟁광’ 볼턴, 백악관 경고에도 트럼프 승인 없이 대북제재 밀어붙여
뒤늦게 알고 화난 트럼프, ‘철회 지시’ 트윗 소동
특검보고서 발표에 슬그머니 유야무야

[민중의소리] 김원식 전문기자 | 발행 : 2019-04-04 09:22:23 | 수정 : 2019-04-04 09:22:23


▲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자료 사진) ⓒ뉴시스/AP

미국 부시 행정부 시절 ‘전쟁광’으로 불린 대북 강경파 수장인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최근 백악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대북제재를 밀어붙였다는 미 언론 보도가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2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슈퍼 매파’로 불리는 볼턴 보좌관이 최근 눈에 띄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이 매체는 단적인 예로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를 철회하라고 트위터를 통해 지시한 사례를 들었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이 추가 대북제재를 추진하던 볼턴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지만, 볼턴은 막무가내로 이를 지지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뒤늦게 추가 대북제재 발표 사실을 알고 화가 나서 트윗으로 제재를 철회하라고 지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후 외교·안보 관련 부서가 발칵 뒤집혔고 백악관과 여타 기관은 향후 추진하려던 추가 대북제재의 철회라고 둘러대며 유야무야됐지만, 사실은 미 재무부가 전날 발표한 대북제재를 철회하라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였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은 볼턴이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취임하기 직전까지 ‘북한 폭격론’을 주장한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과의 대화가 시간 낭비일 뿐이고, 대북 선제 폭격을 단행하는 것이 북한 문제의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소신을 굽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볼턴은 자신만의 외교 우선순위를 추구하면서 다른 행정부 관리들, 심지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도 마찰을 빚을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볼턴은 레이건 행정부 시절부터 굽힐 줄 모르는 분할 통치(divide-and-conquer) 방법을 신봉하고 있으며, 그는 항상 “미국은 미국이 세운 법칙에 따라 행동하면 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른 국가와 충돌도 불사하며, 때로는 즐기기도 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꼬집었다.

이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볼턴을 ‘콧수염(the Mustache)’이라고 부르며, 겨울에 모피가 있어 따뜻하겠다고 비꼬기도 하지만 두 사람은 종종 외교 정책을 놓고 같은 편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란이나 베네수엘라, 국제형사재판소(ICC) 등의 문제를 놓고 트럼프와 볼턴 간에는 빛 샐 틈 없는 일치가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볼턴이 이렇게 영향력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공화당 실권자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며, 특히 트럼프 대통령에게 영향을 미치는 공화당 큰손인 억만장자 카지노 재벌 부부가 볼턴을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특히, 볼턴은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WMD) 보유를 구실삼아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도록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조언해 ‘전쟁광’으로 불린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라크는 그 당시에 WMD를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하지만 미 행정부 관료들이나 외교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해외 분쟁 개입에 반대하고 있어 그나마 볼턴의 ‘강력한 매파 본능(most hawkish instincts)’이 제어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 매체는 민주당 한 현역 의원의 말을 인용해 볼턴이 트럼프 대통령과 충돌하면, 온건한 척하면서 영향력을 미치지만 “그러나 볼턴은 온건주의자가 아니다(But he’s not a moderate)”라고 말했다고 꼬집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 대북제재 철회 지시 트윗으로 발생한 소동은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후보와 러시아 공모 수사에 관한 특검 보고서가 의회에 전달됐다는 소식에 밀려났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제재 철회 지시는 슬그머니 없던 일이 돼 재무부의 제재는 유효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출처  ‘전쟁광’ 볼턴, 백악관 경고에도 트럼프 승인 없이 대북제재 밀어붙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