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댓글조작농단’ 사전에 막을 수 있었다
[경향신문] 정용인 기자 | 입력 : 2019.05.12 09:00 | 수정 : 2019.05.12 09:35
‘드루킹’의 댓글조작 활동의 정황을 담은 문건이 이슈화되기 두 달 전 인터넷 상에서 공개된 사실이 확인됐다. 이른바 킹크랩을 활용한 댓글 추천 조작이 실제 대선 시기에는 거의 성공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1심 재판부가 전제했던 ‘네이버에 대한 업무방해’ 문제가 2심에서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월 13일 ‘드루킹’ 김동원 씨는 이른바 전략회의를 구성했던 최측근 핵심 두 사람과 함께 구속됐다. ‘드루킹 댓글조작사건’이 결국 특검으로 이어지며 메가톤급 이슈로 부상하게 된 것이다. 연루의혹을 받은 김경수 경남도지사마저 구속되는 사태로 번졌다.
이 사건과 관련해 그동안 크게 주목받지 않았던 핵심 키워드가 있다. ‘pentm52u9i5.’ 바로 구글독스를 통해 공동 관리되던 문건인 ‘공유작업 일지’에 적힌 공용 아이디다. 이 일지에는 댓글작업 링크와 작업방법, 주목해야 할 정치인 관련 뉴스 추출방법, 각 포털의 메인면 업데이트 주기뿐 아니라 악플 댓글기조 등도 제시되어 있다. 일지에 따르면 pentm52u9i5는 드루킹 일당이 댓글조작 때 사용한 공동 아이디로 돼 있다.
pentm52u9i5 관련 수사 보고자료는 드루킹 재판의 핵심 증거자료다. 목록을 보면 ‘포털 네이버 pentm52u9i5 아이디의 추출경위’, ‘댓글·공감 조작에 사용된 pentm52u9i5 접속 IP 등 추적조사’, ‘pentm52u9i5 사용 IP의 가입자 확인’ 등 17건의 관련 수사 보고자료가 사용되고 있다. 판결문과 함께 엑셀파일 형태로 제시된 범죄 일람표에는 “공용 ID(pentm52u9i5)가 선 공감/비공감 클릭 이후, 순차적으로 여타 ID 2285개가 공감을 클릭하고 있다”는 설명이 붙어 있다.
‘공유작업 일지’는 드루킹이 구속되기 두 달 전인 지난해 2월 6일 인터넷에 공개됐다. 거기엔 ‘대박! 댓글알바 문건 발견!!’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었다.
처음 문건이 공개되던 당시만 하더라도 드루킹의 활동내용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 따라서 문건을 폭로한 사람은 ‘문빠’(문재인 지지그룹), ‘추빠’(추미애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지자 그룹을 일컫는 것으로 보인다) 등의 단어를 보고 이 문건의 작성자가 상대방, 즉 토착왜구당 측 댓글부대로 인식했던 것으로 보인다. 원본 게시글 및 파일은 현재 삭제되어 있다. 만약 당시 이 문건이 이슈화돼 좀 더 철저히 파헤쳐졌더라면 지금처럼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키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드루킹 1심 판결문을 읽다보면 킹크랩을 활용한 댓글조작으로 뭉뚱그려져 있다. 하지만 공용 아이디 pentm52u9i5를 활용한 드루킹 일당의 활동은 크게 두 국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는 2016년 12월쯤부터 2018년 2월 8일까지다. 이때는 드루킹 일당이 킹크랩 서버와 개별 휴대폰을 이용해 댓글 추천수를 조작했다. 휴대폰의 비행기 모드를 껐다 켰다 하는 방식으로 휴대폰 기기의 IP를 변경하고 쿠키 삭제를 통해 뉴스댓글에 공감/비공감 버튼을 자동으로 누르게 하는 방법이었다. 두 번째는 2018년 2월 21일부터 3월 21일까지로, 아마존웹서비스(AWS) 서버인스턴스를 활용해 킹크랩 서버에 저장된 ID로 자동 접근하고 웹브라우저 크롬 시크릿모드를 통해 쿠키 값을 초기화하는 방식으로 추천수를 조작했다.
다시 말해, 첫 번째의 경우 여러 대의 휴대폰을 통해 댓글 추천수를 조작했다면, 두 번째는 굳이 휴대폰을 동원하지 않더라도 추천수 조작이 가능해진 것이다. 업그레이드된 킹크랩은 댓글을 추천하는 데 보다 강력하고 효율적이었다. 드루킹 추종자들로부터 휴대폰을 수거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익명을 요청한 인터넷 전문가의 말이다.
“드루킹 사건과 관련해 많은 사람이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드루킹이 남겼다는 댓글 추천 수 조작 활동을 보면 그들이 썼던 매크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숱하게 나온다. 시연했다고 하는데, 그 시연을 했다는 데서도 오작동이 발견된다. 오히려 거꾸로 포인트가 줄어드는 경우도 있다. 김경수 지사 1심 판결 진행 과정을 보면 변호인단이 왜 이것을 주목하지 않았는지 개인적으로 의아스럽다.”
이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네이버 댓글 추천수 조작을 통해 여론을 장악한다”는 드루킹 측의 주장을 사실로 인정하더라도 실제 대선 시기 댓글 추천수 등을 보면 30~40회에 불과해 효과적인 여론 조작은 불가능했다. 댓글 추천수 조작을 통해 원하는 댓글을 앞 순위로 밀어올려야 하는데, 그 정도로는 어림없다는 얘기다.
사실일까. 판결문에 붙어 있는 ‘범죄일람표 1~6’을 보면 드루킹 일당이 추천을 조작한 네이버 기사 제목과 댓글 내용, 클릭수 등이 정리돼 있다. 실제 조작을 시작한 이래 상당 기간 동안 앞서 IT전문가가 언급한 것처럼 공감 추천수는 30~40회에 불과했다. 자신이 원치 않은 댓글을 내리기 위해 누른 비공감 추천수는 더 적다. 6~7회에 그친 경우가 상당수였다.
휴대폰을 동원한 시기를 ‘킹크랩1’이라고 한다면 그나마 가장 성공적인 것은 2017년 대선이 임박한 4월 20일 전후 몇몇 극소수 기사 댓글에 대한 추천이다. 이때는 최대 1679회의 댓글 공감 추천을 킹크랩1이 수행한 것으로 되어 있다.
1심 재판부는 킹크랩을 동원한 드루킹 일당의 ‘추천수 조작활동’에 네이버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 등을 걸었다. 그런데 댓글조작 활동의 대부분 시기를 차지하는 킹크랩1 기간 동안 드루킹의 매크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공유작업 일지가 폭로된 이후에 드루킹 측은 휴대폰 없이 작동되는 ‘킹크랩2’ 버전을 만들어 사용하는데, 이때 가서야 매크로는 제대로 작동된다. 다시 말해 드루킹 측의 의도(댓글 추천수 조작을 통한 여론조작, 네이버의 입장에서는 업무방해)가 킹크랩1이 사용되던 기간에는 관철되지 못했다는 얘기다.
“(경공모에는) 지정학 보고서라는 것이 있다. 모임의 최고 등급, ‘숨은 우주’ 등급에게만 배포되던 국제정세 분석 문서다. 국내에서 이 정도 수준의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는 곳은 국정원, 삼성, 그리고 우리 정도라고 들었다.”
경공모(경제적공진화모임) 회원의 얘기다. 그러나 ‘지정학 보고서’를 입수해 살펴보니 별 내용이 없었다. 대부분 외신 번역 요약 정도다. 흔히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돌아다니는 ‘서머리’ 이상의 의미를 찾기 힘들었다. 보고서에 대한 평가가 실체보다 과장된 이유는 ‘숨은 우주’ 아랫 등급인 대부분의 경공모 회원들은 당시엔 그 내용을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하면 선한 의지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회원들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몰랐다. 그저 선플 운동에 사용된다고 하니 휴대폰도 걷어내고, 한밤중, 새벽에 댓글을 달라고 하면 댓글도 달았다. 드루킹을 따라 자신도 한국 사회의 변화에 뭔가 기여했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평범한 인터넷 논객 시절부터 드루킹을 알고 있었다는 드루킹의 지인은 이렇게 덧붙였다. “무엇보다도 드루킹에게 중요했던 것은 정권 실세와 그가 교류하고 있다는 것을 회원들에게 과시하는 것이었다. 김경수가 되든, 누가 되든 상관없다. 설혹 비밀리에 댓글조작 시연이 있었더라도 ‘이것은 불법이다’라고 사실대로 말했을 리가 없다. 그랬다면 자신이 원하는 답을 들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사건의 경우 김경수 지사는 드루킹의 주장처럼 불법행위 교사자이거나 공동정범이 아니라 피해자라는 주장이다.
김 지사 측은 “변호인단을 중심으로 1심 판결의 미비한 점을 분석하고 관련 증거를 모아 김 지사의 무죄를 치밀히 입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단독]드루킹 ‘댓글조작농단’ 사전에 막을 수 있었다
[경향신문] 정용인 기자 | 입력 : 2019.05.12 09:00 | 수정 : 2019.05.12 09:35
▲ ‘드루킹 댓글조작’에 관여한 의혹으로 재판을 받는 김경수 경상남도지사가 5월 9일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구속 두 달 전 핵심증거 ‘pentm52u9i5’활동 인터넷에 폭로
그 후 ‘킹크랩2’로 넘어가
그 후 ‘킹크랩2’로 넘어가
‘드루킹’의 댓글조작 활동의 정황을 담은 문건이 이슈화되기 두 달 전 인터넷 상에서 공개된 사실이 확인됐다. 이른바 킹크랩을 활용한 댓글 추천 조작이 실제 대선 시기에는 거의 성공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1심 재판부가 전제했던 ‘네이버에 대한 업무방해’ 문제가 2심에서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월 13일 ‘드루킹’ 김동원 씨는 이른바 전략회의를 구성했던 최측근 핵심 두 사람과 함께 구속됐다. ‘드루킹 댓글조작사건’이 결국 특검으로 이어지며 메가톤급 이슈로 부상하게 된 것이다. 연루의혹을 받은 김경수 경남도지사마저 구속되는 사태로 번졌다.
이 사건과 관련해 그동안 크게 주목받지 않았던 핵심 키워드가 있다. ‘pentm52u9i5.’ 바로 구글독스를 통해 공동 관리되던 문건인 ‘공유작업 일지’에 적힌 공용 아이디다. 이 일지에는 댓글작업 링크와 작업방법, 주목해야 할 정치인 관련 뉴스 추출방법, 각 포털의 메인면 업데이트 주기뿐 아니라 악플 댓글기조 등도 제시되어 있다. 일지에 따르면 pentm52u9i5는 드루킹 일당이 댓글조작 때 사용한 공동 아이디로 돼 있다.
pentm52u9i5 관련 수사 보고자료는 드루킹 재판의 핵심 증거자료다. 목록을 보면 ‘포털 네이버 pentm52u9i5 아이디의 추출경위’, ‘댓글·공감 조작에 사용된 pentm52u9i5 접속 IP 등 추적조사’, ‘pentm52u9i5 사용 IP의 가입자 확인’ 등 17건의 관련 수사 보고자료가 사용되고 있다. 판결문과 함께 엑셀파일 형태로 제시된 범죄 일람표에는 “공용 ID(pentm52u9i5)가 선 공감/비공감 클릭 이후, 순차적으로 여타 ID 2285개가 공감을 클릭하고 있다”는 설명이 붙어 있다.
‘공유작업 일지’는 드루킹이 구속되기 두 달 전인 지난해 2월 6일 인터넷에 공개됐다. 거기엔 ‘대박! 댓글알바 문건 발견!!’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었다.
처음 문건이 공개되던 당시만 하더라도 드루킹의 활동내용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 따라서 문건을 폭로한 사람은 ‘문빠’(문재인 지지그룹), ‘추빠’(추미애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지자 그룹을 일컫는 것으로 보인다) 등의 단어를 보고 이 문건의 작성자가 상대방, 즉 토착왜구당 측 댓글부대로 인식했던 것으로 보인다. 원본 게시글 및 파일은 현재 삭제되어 있다. 만약 당시 이 문건이 이슈화돼 좀 더 철저히 파헤쳐졌더라면 지금처럼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키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우연히 폭로된 활동 전모 담은 파일
드루킹 1심 판결문을 읽다보면 킹크랩을 활용한 댓글조작으로 뭉뚱그려져 있다. 하지만 공용 아이디 pentm52u9i5를 활용한 드루킹 일당의 활동은 크게 두 국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는 2016년 12월쯤부터 2018년 2월 8일까지다. 이때는 드루킹 일당이 킹크랩 서버와 개별 휴대폰을 이용해 댓글 추천수를 조작했다. 휴대폰의 비행기 모드를 껐다 켰다 하는 방식으로 휴대폰 기기의 IP를 변경하고 쿠키 삭제를 통해 뉴스댓글에 공감/비공감 버튼을 자동으로 누르게 하는 방법이었다. 두 번째는 2018년 2월 21일부터 3월 21일까지로, 아마존웹서비스(AWS) 서버인스턴스를 활용해 킹크랩 서버에 저장된 ID로 자동 접근하고 웹브라우저 크롬 시크릿모드를 통해 쿠키 값을 초기화하는 방식으로 추천수를 조작했다.
다시 말해, 첫 번째의 경우 여러 대의 휴대폰을 통해 댓글 추천수를 조작했다면, 두 번째는 굳이 휴대폰을 동원하지 않더라도 추천수 조작이 가능해진 것이다. 업그레이드된 킹크랩은 댓글을 추천하는 데 보다 강력하고 효율적이었다. 드루킹 추종자들로부터 휴대폰을 수거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 지난해 2월 6일 인터넷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온 드루킹 경공모의 구글독스 댓글작업 일지. 드루킹 김동원씨가 구속되기 두 달 전에 드루킹 댓글팀(경공모)의 댓글조작 활동정형 등 거의 전모가 드러나 있다. 현재 최초 폭로 글은 삭제된 상태다.
익명을 요청한 인터넷 전문가의 말이다.
“드루킹 사건과 관련해 많은 사람이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드루킹이 남겼다는 댓글 추천 수 조작 활동을 보면 그들이 썼던 매크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숱하게 나온다. 시연했다고 하는데, 그 시연을 했다는 데서도 오작동이 발견된다. 오히려 거꾸로 포인트가 줄어드는 경우도 있다. 김경수 지사 1심 판결 진행 과정을 보면 변호인단이 왜 이것을 주목하지 않았는지 개인적으로 의아스럽다.”
이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네이버 댓글 추천수 조작을 통해 여론을 장악한다”는 드루킹 측의 주장을 사실로 인정하더라도 실제 대선 시기 댓글 추천수 등을 보면 30~40회에 불과해 효과적인 여론 조작은 불가능했다. 댓글 추천수 조작을 통해 원하는 댓글을 앞 순위로 밀어올려야 하는데, 그 정도로는 어림없다는 얘기다.
사실일까. 판결문에 붙어 있는 ‘범죄일람표 1~6’을 보면 드루킹 일당이 추천을 조작한 네이버 기사 제목과 댓글 내용, 클릭수 등이 정리돼 있다. 실제 조작을 시작한 이래 상당 기간 동안 앞서 IT전문가가 언급한 것처럼 공감 추천수는 30~40회에 불과했다. 자신이 원치 않은 댓글을 내리기 위해 누른 비공감 추천수는 더 적다. 6~7회에 그친 경우가 상당수였다.
성공하지 못한 드루킹 추천 조작
휴대폰을 동원한 시기를 ‘킹크랩1’이라고 한다면 그나마 가장 성공적인 것은 2017년 대선이 임박한 4월 20일 전후 몇몇 극소수 기사 댓글에 대한 추천이다. 이때는 최대 1679회의 댓글 공감 추천을 킹크랩1이 수행한 것으로 되어 있다.
1심 재판부는 킹크랩을 동원한 드루킹 일당의 ‘추천수 조작활동’에 네이버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 등을 걸었다. 그런데 댓글조작 활동의 대부분 시기를 차지하는 킹크랩1 기간 동안 드루킹의 매크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공유작업 일지가 폭로된 이후에 드루킹 측은 휴대폰 없이 작동되는 ‘킹크랩2’ 버전을 만들어 사용하는데, 이때 가서야 매크로는 제대로 작동된다. 다시 말해 드루킹 측의 의도(댓글 추천수 조작을 통한 여론조작, 네이버의 입장에서는 업무방해)가 킹크랩1이 사용되던 기간에는 관철되지 못했다는 얘기다.
“(경공모에는) 지정학 보고서라는 것이 있다. 모임의 최고 등급, ‘숨은 우주’ 등급에게만 배포되던 국제정세 분석 문서다. 국내에서 이 정도 수준의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는 곳은 국정원, 삼성, 그리고 우리 정도라고 들었다.”
경공모(경제적공진화모임) 회원의 얘기다. 그러나 ‘지정학 보고서’를 입수해 살펴보니 별 내용이 없었다. 대부분 외신 번역 요약 정도다. 흔히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돌아다니는 ‘서머리’ 이상의 의미를 찾기 힘들었다. 보고서에 대한 평가가 실체보다 과장된 이유는 ‘숨은 우주’ 아랫 등급인 대부분의 경공모 회원들은 당시엔 그 내용을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하면 선한 의지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회원들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몰랐다. 그저 선플 운동에 사용된다고 하니 휴대폰도 걷어내고, 한밤중, 새벽에 댓글을 달라고 하면 댓글도 달았다. 드루킹을 따라 자신도 한국 사회의 변화에 뭔가 기여했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평범한 인터넷 논객 시절부터 드루킹을 알고 있었다는 드루킹의 지인은 이렇게 덧붙였다. “무엇보다도 드루킹에게 중요했던 것은 정권 실세와 그가 교류하고 있다는 것을 회원들에게 과시하는 것이었다. 김경수가 되든, 누가 되든 상관없다. 설혹 비밀리에 댓글조작 시연이 있었더라도 ‘이것은 불법이다’라고 사실대로 말했을 리가 없다. 그랬다면 자신이 원하는 답을 들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사건의 경우 김경수 지사는 드루킹의 주장처럼 불법행위 교사자이거나 공동정범이 아니라 피해자라는 주장이다.
김 지사 측은 “변호인단을 중심으로 1심 판결의 미비한 점을 분석하고 관련 증거를 모아 김 지사의 무죄를 치밀히 입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단독]드루킹 ‘댓글조작농단’ 사전에 막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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