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VIP에 맞춰 보고하라”…정보경찰 ‘족집게’ 매뉴얼
2015년 5월 정보2과에서 작성한 교육자료 입수
“VIP(대통령) 국정기조 맞는 보고서 써야” 강조
‘노조 불법파업 가능성’, ‘야당 공세포인트’ 예시로
정보활동이 “경찰 브랜드가치 위해 필요” 주장
[한겨레] 임재우 정환봉 기자 | 등록 : 2019-05-10 20:15 | 수정 : 2019-05-10 20:59
경찰 내 엘리트 그룹인 경찰대 출신 첫 경찰 수장이었던 강신명, 문재인 정부에서 재신임받아 지난해 임기를 마친 이철성 전 경찰청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로 과거 정부 시절 정보 경찰의 행태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한겨레>는 정보 경찰이 옛 여당을 위한 정치컨설팅 작업을 하고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진보 교육감 등을 사찰하고 블랙리스트를 작성해온 사실 등을 보도했다. 대통령과 껄끄러운 관계였던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등 ‘비박계 정치인’까지 사찰해 그 동향을 청와대에 보고하기도 했다.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직업공무원인 경찰이 왜 이렇게까지 해야만 했을까?
10일 <한겨레>가 입수한 경찰청 정보국의 경찰정보관 교육자료 ‘정보정책의 이해와 필요성’에서 그 해답의 일부를 찾을 수 있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강신명 청장 시절이던 2015년 5월 만들어진 자료집은 ‘VIP(대통령)의 국정 기조’에 맞는 정보 보고를 해야 채택 받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모든 정책정보는 기본적으로 국정 최고 결정권자인 VIP에게 보고된다”, “평소 말씀, 강조사항, 행동 등을 유심히 살펴 ‘국정 기조’에 맞는 보고서를 작성해야 국민의 불편, 불만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료집은 ‘야당의 향후 공세 포인트, 좌파진영의 여론전에 대한 동조 조짐’ 등을 바람직한 정보 보고의 예시로 들었다. “본청에 보고되는 수많은 보고서 중에서 채택돼 점수를 부여받는 보고서는 35%에 불과하다. 채택 받는 보고서를 쓰기 위해서는 ‘불만이 어떻게 번질지’에 대한 내용도 포함되어야 한다”며 “야당의 향후 공세 포인트, 좌파진영의 여론전 등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동조 조짐이 있는지, 동조한다면 어느 정도 파장이 있을지”를 정보 보고에 포함하도록 했다.
노사문제와 관련해서도 “‘A 노조는 ○○라는 불만을 갖고 있다’는 현상만 전달해서는 보고서에 활용한 만한 가치가 없다”며 “과거 수차례 A 노조의 이러한 행태들이 반복됐고, 그때마다 사 측이 물러섰던 터라 이번에도 강경한 모습을 이어갈 것이어서 점거 농성, 불법 파업 등이 재현될 가능성”까지 짚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권이 어떤 대책을 세울 수 있을지 안내하는 종합 컨설팅식 보고서를 만들도록 한 것이다. ‘왜 경찰이 이런 것까지 하나요’라는 대목을 보면, 불법적인 동향 수집을 정책정보로 포장해 “경찰 정보의 입지를 다지고, 크게는 경찰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게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검찰과 별도로 정보 경찰의 불법사찰·정치 관여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단은 이날 구은수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을 피의자로 입건해 조사했다고 밝혔다. 역시나 불법적인 정보수집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구 전 청장은 경찰의 거듭된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다가 경찰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수사에 나서려 하자 수사단에 출석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이날 현장 점검차 서울마포경찰서 홍익지구대를 찾아 “(과거 문제점들이) 밝혀지는 대로 경찰 개혁의 계기로 삼아 국민을 위한 국민의 경찰로 나아가겠다”며 “사실로 밝혀진 문제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여러 가지 대책을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출처 [단독]“정보 누구에게 팔 것인가? VIP에 맞춰야”…정보경찰의 ‘족집게’ 매뉴얼
2015년 5월 정보2과에서 작성한 교육자료 입수
“VIP(대통령) 국정기조 맞는 보고서 써야” 강조
‘노조 불법파업 가능성’, ‘야당 공세포인트’ 예시로
정보활동이 “경찰 브랜드가치 위해 필요” 주장
[한겨레] 임재우 정환봉 기자 | 등록 : 2019-05-10 20:15 | 수정 : 2019-05-10 20:59
▲ <한겨레> 자료사진
경찰 내 엘리트 그룹인 경찰대 출신 첫 경찰 수장이었던 강신명, 문재인 정부에서 재신임받아 지난해 임기를 마친 이철성 전 경찰청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로 과거 정부 시절 정보 경찰의 행태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한겨레>는 정보 경찰이 옛 여당을 위한 정치컨설팅 작업을 하고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진보 교육감 등을 사찰하고 블랙리스트를 작성해온 사실 등을 보도했다. 대통령과 껄끄러운 관계였던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등 ‘비박계 정치인’까지 사찰해 그 동향을 청와대에 보고하기도 했다.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직업공무원인 경찰이 왜 이렇게까지 해야만 했을까?
10일 <한겨레>가 입수한 경찰청 정보국의 경찰정보관 교육자료 ‘정보정책의 이해와 필요성’에서 그 해답의 일부를 찾을 수 있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강신명 청장 시절이던 2015년 5월 만들어진 자료집은 ‘VIP(대통령)의 국정 기조’에 맞는 정보 보고를 해야 채택 받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모든 정책정보는 기본적으로 국정 최고 결정권자인 VIP에게 보고된다”, “평소 말씀, 강조사항, 행동 등을 유심히 살펴 ‘국정 기조’에 맞는 보고서를 작성해야 국민의 불편, 불만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료집은 ‘야당의 향후 공세 포인트, 좌파진영의 여론전에 대한 동조 조짐’ 등을 바람직한 정보 보고의 예시로 들었다. “본청에 보고되는 수많은 보고서 중에서 채택돼 점수를 부여받는 보고서는 35%에 불과하다. 채택 받는 보고서를 쓰기 위해서는 ‘불만이 어떻게 번질지’에 대한 내용도 포함되어야 한다”며 “야당의 향후 공세 포인트, 좌파진영의 여론전 등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동조 조짐이 있는지, 동조한다면 어느 정도 파장이 있을지”를 정보 보고에 포함하도록 했다.
노사문제와 관련해서도 “‘A 노조는 ○○라는 불만을 갖고 있다’는 현상만 전달해서는 보고서에 활용한 만한 가치가 없다”며 “과거 수차례 A 노조의 이러한 행태들이 반복됐고, 그때마다 사 측이 물러섰던 터라 이번에도 강경한 모습을 이어갈 것이어서 점거 농성, 불법 파업 등이 재현될 가능성”까지 짚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권이 어떤 대책을 세울 수 있을지 안내하는 종합 컨설팅식 보고서를 만들도록 한 것이다. ‘왜 경찰이 이런 것까지 하나요’라는 대목을 보면, 불법적인 동향 수집을 정책정보로 포장해 “경찰 정보의 입지를 다지고, 크게는 경찰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게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검찰과 별도로 정보 경찰의 불법사찰·정치 관여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단은 이날 구은수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을 피의자로 입건해 조사했다고 밝혔다. 역시나 불법적인 정보수집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구 전 청장은 경찰의 거듭된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다가 경찰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수사에 나서려 하자 수사단에 출석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이날 현장 점검차 서울마포경찰서 홍익지구대를 찾아 “(과거 문제점들이) 밝혀지는 대로 경찰 개혁의 계기로 삼아 국민을 위한 국민의 경찰로 나아가겠다”며 “사실로 밝혀진 문제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여러 가지 대책을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출처 [단독]“정보 누구에게 팔 것인가? VIP에 맞춰야”…정보경찰의 ‘족집게’ 매뉴얼
'세상에 이럴수가 > 정치·사회·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금융위, 이건희 차명계좌에 과징금 12억 물린다 (0) | 2019.05.14 |
---|---|
이승만, 미군정 특혜로 정치자금 1천만원 독식하다 (0) | 2019.05.12 |
드루킹 ‘댓글조작농단’ 사전에 막을 수 있었다 (0) | 2019.05.12 |
“바로 여기가 할아버지, 어머니, 젖먹이 여동생이 학살당한 곳이다” (0) | 2019.05.12 |
“토착왜구당 소속 창원시의원들 제발 거짓말 그만” (0) | 2019.05.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