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권 경찰, ‘전위대’ 자처하며 충성 서약
검찰, 문건 확보…정치적 중립의무 망각, 대선 개입 ‘고백’
“다수가 MB 정부 탄생에 역할”, “반정부 활동 무력화 힘써”
국정 뒷받침 앞세워 경찰 출신 인사들의 정무직 진출 요청
[경향신문] 조미덥 기자 | 입력 : 2019.05.13 06:00 | 수정 : 2019.05.13 08:47
이명박 정부에서 경찰이 정권 ‘전위대(前衛隊)’를 자임하며 경찰 고위직 출신의 정무직 진출을 요청하는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 문건에 ‘대다수 경찰이 이명박 정부 탄생을 지지했다’, ‘반정부 활동을 무력화하기 위해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다’ 등 충성 서약에 가까운 내용을 담았다.
12일 경향신문 취재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는 경찰을 압수수색하면서 이명박 정부 당시 경찰 정보국이 작성해 청와대에 보고한 ‘경찰 출신 인사들의 정무직 소외에 따른 여론’ 문건을 확보했다. 이전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경찰 출신들이 청와대 경호실장, 국가정보원 차장, 공기업 사장 등 주요 직책에 중용됐는데 이명박 정부에서 검사 출신들이 요직을 도맡으면서 소외됐으니 경찰에 더 많은 정무직 자리를 달라는 취지로 쓴 문건이다.
경찰은 이 문건에서 ‘경찰이 역대 어느 정부보다 현 정부의 성공을 기원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경찰을 국정 운영 전위대로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전위대란 군대가 이동할 때 본대 앞에서 경계와 수색을 하고 진로를 방해하는 장애물을 제거하는 임무를 맡는 부대를 말한다.
이명박 정부 기조인 ‘법질서 확립을 통한 선진 일류 국가 건설’에 공감을 표한 경찰은 ‘현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겠다는 의지가 상당하다’며 전위를 맡겠다고 나섰다.
이 문건에는 ‘지난 대선에서 이전 10년 정부(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이념에 실망한 대다수 경찰관들이 내심 보수 정권의 탄생을 기대하며 적극 지지했다’며 ‘대선 때 절대다수의 경찰 고위직 인사들이 이명박 후보의 선거대책위에서 활동하며 현직 경찰관에게도 영향을 미쳤다’는 내용도 있다. 이 문건대로라면 경찰은 정치적 중립 의무를 망각한 채 조직적으로 이명박 당시 대통령 후보를 지지했다는 자기 고백을 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 초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에 대한 강경 진압 등을 성과로 내세운 것으로 보이는 대목도 문건에 나온다. ‘경찰은 정부 출범 후 지속되고 있는 일부 세력의 반정부활동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역대 어느 정부보다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다’, ‘어느 부처보다 정부 출범 초기의 원활한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상당하다’고 썼다.
문건은 이러한 점을 근거로 경찰 고위직에 정무직 자리를 많이 줘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경찰 출신 인사들은 국정 이해능력이 뛰어나고 사명감이 강해 정부의 국정철학 실현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도로공사, 교통방송의 주요 보직, 국정원, 산하기관 단체장과 감사에 경찰 고위직 출신이 진출할 수 있도록 관심을 보여달라’고 했다. 또 ‘정치권의 주요 결정과정에 경찰의 의견이 반영되도록 비례대표 국회의원에 (경찰 출신을 배정하는) 배려가 필요하다’고 했다.
문건은 퇴직 후 정무직에 진출하려고 현직 때 정권에 충성하는 경찰의 고질을 드러낸다. 검찰은 이 문건이 이명박 정부 때 경찰의 일상적 댓글공작이나 정치개입의 목적과 고위직 경찰관들의 인식을 보여준다고 판단한다.
당시 경찰청장이었던 조현오 전 청장은 댓글공작을 지시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구속기소됐다가 지난달 보석으로 풀려나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강신명·이철성 전 청장은 2016년 총선에 개입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돼 구속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출처 [단독]MB정권 경찰, ‘전위대’ 자처하며 충성 서약
검찰, 문건 확보…정치적 중립의무 망각, 대선 개입 ‘고백’
“다수가 MB 정부 탄생에 역할”, “반정부 활동 무력화 힘써”
국정 뒷받침 앞세워 경찰 출신 인사들의 정무직 진출 요청
[경향신문] 조미덥 기자 | 입력 : 2019.05.13 06:00 | 수정 : 2019.05.13 08:47
▲ 지난해 10월 구속기소됐다가 지난달 보석으로 풀려난 조현오 전 경찰청장. 김영민 기자
이명박 정부에서 경찰이 정권 ‘전위대(前衛隊)’를 자임하며 경찰 고위직 출신의 정무직 진출을 요청하는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 문건에 ‘대다수 경찰이 이명박 정부 탄생을 지지했다’, ‘반정부 활동을 무력화하기 위해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다’ 등 충성 서약에 가까운 내용을 담았다.
12일 경향신문 취재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는 경찰을 압수수색하면서 이명박 정부 당시 경찰 정보국이 작성해 청와대에 보고한 ‘경찰 출신 인사들의 정무직 소외에 따른 여론’ 문건을 확보했다. 이전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경찰 출신들이 청와대 경호실장, 국가정보원 차장, 공기업 사장 등 주요 직책에 중용됐는데 이명박 정부에서 검사 출신들이 요직을 도맡으면서 소외됐으니 경찰에 더 많은 정무직 자리를 달라는 취지로 쓴 문건이다.
경찰은 이 문건에서 ‘경찰이 역대 어느 정부보다 현 정부의 성공을 기원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경찰을 국정 운영 전위대로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전위대란 군대가 이동할 때 본대 앞에서 경계와 수색을 하고 진로를 방해하는 장애물을 제거하는 임무를 맡는 부대를 말한다.
이명박 정부 기조인 ‘법질서 확립을 통한 선진 일류 국가 건설’에 공감을 표한 경찰은 ‘현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겠다는 의지가 상당하다’며 전위를 맡겠다고 나섰다.
이 문건에는 ‘지난 대선에서 이전 10년 정부(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이념에 실망한 대다수 경찰관들이 내심 보수 정권의 탄생을 기대하며 적극 지지했다’며 ‘대선 때 절대다수의 경찰 고위직 인사들이 이명박 후보의 선거대책위에서 활동하며 현직 경찰관에게도 영향을 미쳤다’는 내용도 있다. 이 문건대로라면 경찰은 정치적 중립 의무를 망각한 채 조직적으로 이명박 당시 대통령 후보를 지지했다는 자기 고백을 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 초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에 대한 강경 진압 등을 성과로 내세운 것으로 보이는 대목도 문건에 나온다. ‘경찰은 정부 출범 후 지속되고 있는 일부 세력의 반정부활동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역대 어느 정부보다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다’, ‘어느 부처보다 정부 출범 초기의 원활한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상당하다’고 썼다.
문건은 이러한 점을 근거로 경찰 고위직에 정무직 자리를 많이 줘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경찰 출신 인사들은 국정 이해능력이 뛰어나고 사명감이 강해 정부의 국정철학 실현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도로공사, 교통방송의 주요 보직, 국정원, 산하기관 단체장과 감사에 경찰 고위직 출신이 진출할 수 있도록 관심을 보여달라’고 했다. 또 ‘정치권의 주요 결정과정에 경찰의 의견이 반영되도록 비례대표 국회의원에 (경찰 출신을 배정하는) 배려가 필요하다’고 했다.
문건은 퇴직 후 정무직에 진출하려고 현직 때 정권에 충성하는 경찰의 고질을 드러낸다. 검찰은 이 문건이 이명박 정부 때 경찰의 일상적 댓글공작이나 정치개입의 목적과 고위직 경찰관들의 인식을 보여준다고 판단한다.
당시 경찰청장이었던 조현오 전 청장은 댓글공작을 지시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구속기소됐다가 지난달 보석으로 풀려나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강신명·이철성 전 청장은 2016년 총선에 개입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돼 구속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출처 [단독]MB정권 경찰, ‘전위대’ 자처하며 충성 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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