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는 살인이다” 2천여명 집단해고 예고된 고속도로 요금 수납원들
한국도로공사 정규직 전환 민주노총 투쟁본부
요금수납원 집단해고 규탄 및 직접고용 촉구
[민중의소리] 양아라 기자 | 발행 : 2019-06-05 18:29:27 | 수정 : 2019-06-05 18:29:27
1평 남짓 좁은 공간에서 먼지를 마시며 수년간 비정규직으로 일해온 고속도로 요금수납 노동자들이 자회사 전환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일터에서 쫓겨났다. 해고된 요금 수납원들은 "우리는 고속도로 요금 수납 일을 계속하고 싶다"며 정부와 한국도로공사에 직접고용을 요구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오는 7월 1일 전면적으로 용역회사 직원들을 자회사 소속으로 전환한다. 이에 앞서 지난 1일 시범적으로 31개 영업소 직원들을 자회사 소속으로 전환했다. 그 결과, 자회사 소속 전환을 거부한 노동자들은 6월 1일부로 용역회사와의 계약이 종료돼 해고 상태가 됐다.
오는 16일에도 13개 영업소 노동자들에 대해 자회사 전환이 시행돼, 요금수납원 해고가 추가로 발생할 예정이다. 이같은 추세대로라면, 전면적인 자회사 소속 전환이 이뤄지는 7월 1일에는 총 2,000여명의 고속도로 요금수납 노동자들이 집단해고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5일 이같은 집단 해고 사태에 반발한 요금 수납 노동자들이 아스팔트로 나왔다. 한국도로공사 정규직 전환 민주노총 투쟁본부(이하, 투쟁본부)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한국도로공사 요금수납원 집단해고 규탄 및 직접고용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결의대회에서 모인 수납원들은 '자회사 반대! 직접고용 쟁취!'라 쓰인 손팻말을 들고 "자회사를 거부한다. 직접고용 실시하라", "해고는 살인이다, 직접고용 실시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정부의 공공기관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은 반드시 지켜야 할 약속"이라며 "정부 정책으로 인한 2000여 명 집단 해고라는 초유의 사태에 대해 청와대가 응답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6월 1일자로 해고된 요금소 수납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망상요금소 수납원으로 일했던 채민자 씨는 "5월 31일 밤 12시가 되면서, 도로공사에서 몇 글자 안 되는 문서로 해고통지를 했다. 20초도 안 되서 다 읽었다"며 "(해고 노동자들이) 12시에 사측의 귀가 조치를 따르지 않고, (교대시간인) 다음날 아침 7시에 모여 투쟁을 하고 나가기로 했다"고 해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조합원 중에 한 분이 아침에 귀가 전에 '30대에 여기 들어와서, 50대가 됐다. 내 청춘을 다 바쳤다'고 말씀하셨다"며 "그 소리를 듣는데 억장이 무너졌다"고 당시 심경을 떠올렸다.
전남 보성요금소 수납원으로 일했던 강선주 씨는 "저희는 엄마로 가정주부로 살아온 사람들이다. 이렇게 아스팔트 위에 앉을 것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며 "왜 저희를 끌어내서 악하게 만드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하이패스 도로 차량을 막고 눕는다. 죽으려고 누운 게 아니라, 살기 위해 누웠다"며 "(사측은) 저희하고 얘기를 하고, 저희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꼭 들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순향 민주연합노조 서산톨게이트지부장은 "6월 1일자로 해고돼 지금도 눈물짓고 있는 수납원들이 이곳에 와 있고, 6월 15일에 또 한 번 해고가 된다. 6월 말일엔 직접고용을 주장하는 모든 수납원들이 거리에 나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저희는 기간제도 갈 수 없고, 자회사도 갈 수 없다. 요금수납원은 2015년에 이미 직접고용됐어야 한다"며 "직접고용 되는 그날까지 동지들과 함께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법원은 근로자지위확인 소송 1심과 2심에서 한국도로공사 요금수납원들이 불법파견노동자라고 판결했다. 이는 한국도로공사가 용역업체 요금수납원들을 직접고용하는 것이 맞다는 판단이다. 현재 요금수남원들은 대법원에서의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유창근 공공연대노조 한국도로공사영업소지회장은 "저희가 자회사(전환)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기간제(고용)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하루아침에 길거리로 버렸다"며 "끝까지 복직 투쟁, 직접고용 투쟁을 전개해 승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도로공사 정규직 전환 민주노총 투쟁본부는 결의문을 통해 "자회사 전환을 위해 회유와 협박으로 노동자들에게 서명을 강요한 한국도로공사의 배후에는 정부가 있다"며 "우리는 정부가 요금수납노동자 집단해고 사태를 책임지고 해결할 수 있도록 강력한 대정부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결의했다. 이들은 매일 영업소 출근투쟁과 매주 수요일 청와대 앞 결의대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투쟁본부 대표자 4명은 이날 직접고용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출처 2천여명 집단해고 예고된 고속도로 요금 수납원들 “해고는 살인이다”
한국도로공사 정규직 전환 민주노총 투쟁본부
요금수납원 집단해고 규탄 및 직접고용 촉구
[민중의소리] 양아라 기자 | 발행 : 2019-06-05 18:29:27 | 수정 : 2019-06-05 18:29:27
▲ 5일 오후 서울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한국도로공사 정규직 전환 민주노총 투쟁본부 주최로 열린 한국도로공사 요금수납원 집단해고 규탄 및 직접고용 촉구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06.05 ⓒ김철수 기자
1평 남짓 좁은 공간에서 먼지를 마시며 수년간 비정규직으로 일해온 고속도로 요금수납 노동자들이 자회사 전환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일터에서 쫓겨났다. 해고된 요금 수납원들은 "우리는 고속도로 요금 수납 일을 계속하고 싶다"며 정부와 한국도로공사에 직접고용을 요구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오는 7월 1일 전면적으로 용역회사 직원들을 자회사 소속으로 전환한다. 이에 앞서 지난 1일 시범적으로 31개 영업소 직원들을 자회사 소속으로 전환했다. 그 결과, 자회사 소속 전환을 거부한 노동자들은 6월 1일부로 용역회사와의 계약이 종료돼 해고 상태가 됐다.
오는 16일에도 13개 영업소 노동자들에 대해 자회사 전환이 시행돼, 요금수납원 해고가 추가로 발생할 예정이다. 이같은 추세대로라면, 전면적인 자회사 소속 전환이 이뤄지는 7월 1일에는 총 2,000여명의 고속도로 요금수납 노동자들이 집단해고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5일 이같은 집단 해고 사태에 반발한 요금 수납 노동자들이 아스팔트로 나왔다. 한국도로공사 정규직 전환 민주노총 투쟁본부(이하, 투쟁본부)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한국도로공사 요금수납원 집단해고 규탄 및 직접고용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결의대회에서 모인 수납원들은 '자회사 반대! 직접고용 쟁취!'라 쓰인 손팻말을 들고 "자회사를 거부한다. 직접고용 실시하라", "해고는 살인이다, 직접고용 실시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정부의 공공기관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은 반드시 지켜야 할 약속"이라며 "정부 정책으로 인한 2000여 명 집단 해고라는 초유의 사태에 대해 청와대가 응답하라"고 요구했다.
▲ 5일 오후 서울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한국도로공사 정규직 전환 민주노총 투쟁본부 주최로 열린 한국도로공사 요금수납원 집단해고 규탄 및 직접고용 촉구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06.05 ⓒ김철수 기자
이날 집회에서는 6월 1일자로 해고된 요금소 수납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망상요금소 수납원으로 일했던 채민자 씨는 "5월 31일 밤 12시가 되면서, 도로공사에서 몇 글자 안 되는 문서로 해고통지를 했다. 20초도 안 되서 다 읽었다"며 "(해고 노동자들이) 12시에 사측의 귀가 조치를 따르지 않고, (교대시간인) 다음날 아침 7시에 모여 투쟁을 하고 나가기로 했다"고 해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조합원 중에 한 분이 아침에 귀가 전에 '30대에 여기 들어와서, 50대가 됐다. 내 청춘을 다 바쳤다'고 말씀하셨다"며 "그 소리를 듣는데 억장이 무너졌다"고 당시 심경을 떠올렸다.
전남 보성요금소 수납원으로 일했던 강선주 씨는 "저희는 엄마로 가정주부로 살아온 사람들이다. 이렇게 아스팔트 위에 앉을 것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며 "왜 저희를 끌어내서 악하게 만드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하이패스 도로 차량을 막고 눕는다. 죽으려고 누운 게 아니라, 살기 위해 누웠다"며 "(사측은) 저희하고 얘기를 하고, 저희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꼭 들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순향 민주연합노조 서산톨게이트지부장은 "6월 1일자로 해고돼 지금도 눈물짓고 있는 수납원들이 이곳에 와 있고, 6월 15일에 또 한 번 해고가 된다. 6월 말일엔 직접고용을 주장하는 모든 수납원들이 거리에 나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저희는 기간제도 갈 수 없고, 자회사도 갈 수 없다. 요금수납원은 2015년에 이미 직접고용됐어야 한다"며 "직접고용 되는 그날까지 동지들과 함께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법원은 근로자지위확인 소송 1심과 2심에서 한국도로공사 요금수납원들이 불법파견노동자라고 판결했다. 이는 한국도로공사가 용역업체 요금수납원들을 직접고용하는 것이 맞다는 판단이다. 현재 요금수남원들은 대법원에서의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유창근 공공연대노조 한국도로공사영업소지회장은 "저희가 자회사(전환)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기간제(고용)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하루아침에 길거리로 버렸다"며 "끝까지 복직 투쟁, 직접고용 투쟁을 전개해 승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도로공사 정규직 전환 민주노총 투쟁본부는 결의문을 통해 "자회사 전환을 위해 회유와 협박으로 노동자들에게 서명을 강요한 한국도로공사의 배후에는 정부가 있다"며 "우리는 정부가 요금수납노동자 집단해고 사태를 책임지고 해결할 수 있도록 강력한 대정부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결의했다. 이들은 매일 영업소 출근투쟁과 매주 수요일 청와대 앞 결의대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투쟁본부 대표자 4명은 이날 직접고용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 5일 오후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한국도로공사 정규직 전환 민주노총 투쟁본부 주최로 열린 한국도로공사 요금수납원 집단해 규탄 및 직접고용 촉구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06.05 ⓒ김철수 기자
출처 2천여명 집단해고 예고된 고속도로 요금 수납원들 “해고는 살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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