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에 이럴수가/정치·사회·경제

국채비율 36%로 떨어져…‘40% 논란’ 헛소동 드러나

국채비율 36%로 떨어져…‘40% 논란’ 헛소동 드러나
한은, 경제상황 반영 ‘국민계정’ 개편
신산업 등 포함된 GDP 111조 늘고
국가채무비율은 ‘38.2→35.9%’ 하락
‘40% 기준’ 논란 속 확장재정 힘실려

[한겨레] 이경미 기자 | 등록 : 2019-06-05 18:31 | 수정 : 2019-06-05 20:23



한국은행이 국민 경제활동 총량을 나타내는 통계인 ‘국민계정’을 최근 경제 상황에 맞게 개편한 결과,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111조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30%대 중반으로 떨어진다. 정부의 재정건전성이 실제로는 더 좋았다는 뜻으로, 경기 부양을 위해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 여력이 더 커졌다고 할 수 있다. 또 국가채무비율이 상당폭 낮아지면서 최근 불거진 ‘국가채무비율 40%’ 논란도 다소 무색해졌다.


국내총생산 왜 늘었나?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민계정의 기준연도가 2010년에서 2015년으로 변경되면서 지난해 국내총생산은 1782조원에서 1893조원으로 111조원(6.2%) 늘어났다. 기준연도 변경은 국민계정의 기초가 되는 인구주택총조사, 경제총조사, 실측 투입산출표 등을 2010년 통계에서 2015년 통계로 ‘업데이트’한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은 5년마다 이렇게 국민계정의 기준연도를 개편한다.

2015년 통계에는 그동안 잡히지 않았던 신산업이 새로 포함되고 생산 관련 여러 행정자료가 보강됐다. 국제기준 변경에 따라 공공기관의 소프트웨어 개발 지출을 투자로 바꾸면서 자산으로 집계되는 등 추계 방식의 변화도 국내총생산 증가에 기여했다. 이렇게 2015년 국내총생산은 기존보다 94조원 늘어난 1658조원이 됐다. 이를 기준으로 해마다 국내총생산 증가율에 맞춰 계산하는 2016~2018년 국내총생산 규모도 연쇄적으로 커지게 된 것이다.


국가채무비율 2.3%포인트 하락

지난해 국가채무는 680조7천억원이다. 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기존엔 38.2%였지만, 새로 바뀐 수치를 적용하면 35.9%로 2.3%포인트 떨어진다. 2014년 한국은행이 국민계정의 기준연도를 2005년에서 2010년으로 변경했을 때도 같은 현상이 있었다. 기획재정부가 2013년 마련한 중기재정운용 계획에는 2014년 국가채무를 514조8천억원, 국가채무비율을 36.4%로 전망했다. 2014년 3월 국민계정 기준연도 변경 뒤 그해 최종 국가채무는 533조2천억원으로 금액은 늘었지만, 국가채무비율은 오히려 35.9%로 하락했다.

기재부는 이번에 변경된 국내총생산 수치를 오는 8월 말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국회에 제출할 2019~2023년 중기재정운용 계획에 반영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국민계정 개편 전 수치로 2022년까지 계산한 국가채무비율도 하향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가 지난 4월 6조7천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국회에 내면서 첨부한 ‘국가재정운용계획의 재정총량에 미치는 효과 및 관리방안’에 따르면 올해 국가채무비율은 39.5%, 2020년 40.3%, 2021년에는 41.1%, 2022년에는 41.8%로 전망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달 말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서 발표하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등을 고려해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채무비율 40% 논란 무색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 이후 ‘국가채무비율 40%’ 논란이 일었다. 문 대통령이 확장재정 정책을 주문하면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에게 “국가채무비율 40%의 근거가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균형재정을 강조하는 쪽에선 “40%가 마지노선”이라며 이를 넘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지속되자 홍남기 부총리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경제 활력, 구조개혁, 미래 대비 차원에서 내년 국가채무비율이 40%를 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적정한 국가채무비율에 관한 합의된 수치는 없다. 40%냐 아니냐 논란은 무의미하다. 경제성장률이 이자비용을 감당하는 수준이면 채무를 더 늘려도 된다. 현재 금리가 낮고 오를 가능성도 없기 때문에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펴 저소득층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석진 명지대 교수는 “국가채무비율에서 중요한 건 수치가 아니라 증가 속도와 방향”이라며 “지금 정부는 지출을 더 할 여력이 있지만 장기적인 시각에서 채무 관리를 해야 한다. 지출 확대에 따른 증세 등 재원 조달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국채비율 36%로 떨어져…‘40% 논란’ 헛소동 드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