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에 자괴감... 민주노총 사회적 책무 다할 것”
[스팟인터뷰] 구속 6일만에 조건부 석방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오마이뉴스] 김종훈 | 19.06.28 16:35 | 최종 업데이트 : 19.06.28 16:35
“이럴 때 써야 하는 말이 ‘자괴감’ 같다.”
구속된 지 6일만에 ‘조건부 석방’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구속 동안 어떤 생각을 가장 많이 했냐’라는 질문에, 잠시 망설이더니 ‘자괴감’이라는 말을 꺼내놓았다. 이유를 묻자 “문재인 정부가 ‘촛불정부’임을 자임만 했지 능력이나 책임감 면에서 국민들의 염원을 완수할지에 대해서 참 많은 의문을 갖게 했다. 회의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와 민주노총이 동시에 잘 되길 바라는 국민들도 여전히 많다’는 말에 “그렇죠”라고 답하며 “사실 각자의 선한 의지가 모여 실력을 발휘해야 하는데, 어긋나거나 충돌한 측면이 있다. 거칠게 말하면 정부권력을 틀어쥐고 있는 사람들이 좀 더 책임감을 갖고 행동해야 하는데 잘 안 되는 것 같다”고 안타까운 심경을 전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오마이뉴스>에 스스로도 “(보석을) 예상하지 못했다”라고 밝힐 만큼, 지난 27일 이뤄진 서울남부지법의 조건부 석방 결정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서울남부지법은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적부심에서 보증금 1억 원의 조건을 걸고 전격적으로 석방 결정을 내렸다.
김 위원장은 구치소를 나오며 “검찰과 경찰이 얼마나 무리하게 민주노총의 비판을 가로막으려 하는지 확인할 것”이라면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의 요구가 관철되고 정규직화되는 날까지 민주노총은 흔들림 없이 사회적 책무와 업무를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오마이뉴스>는 보석 석방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을 28일 전화 인터뷰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대화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 구치소를 나오며 검찰과 경찰을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의 개혁 후퇴를 비판하는 민주노총에 대한 공세를 (검찰과 경찰로부터) 받았던 거다. 제가 지금 구속 상태를 벗어나긴 했지만 ‘(공세가) 계속되고 있다’라는 판단 속에 이에 대한 대응과 계획을 말한 것이다”
- ‘흔들림 없이 사회적 책무를 다한다’는 말도 했다.
“현재 계획돼 있는 7월 3일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파업, 최저임금위원회의 최종 결정까지 저희들은 우선 제도 개악을 막고 최저임금의 인상 등에 대해 집중할 것이다. 현재 국회가 개원했으니 지금까지 끊임없이 이야기한 탄력근로제 기간확대와 요건 완화에 대해서도 비판하고 저지하기 위한 우리들의 대응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그걸 말씀드린 거다.”
- 석방된 후 가장 많이 나온 이야기가 ‘대정부투쟁 기조가 완화되지 않을까’라는 예상이었다.
“대정부투쟁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면, ‘위원장을 석방하라’는 내용이 첫 번째가 아니었다. 정확하게는 문재인 정부의 개혁 후퇴에 대한 지적과 개혁해야 할 대상에 대한 노동계의 요구가 가장 앞섰다. 그 과정에서 민주노총을 가두거나 귀를 막거나 구속한 것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 거다. 제가 구속 상태에서 벗어났다 할지라도 이러한 과제들은 여전히 해결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지금까지 해온 방향대로 계속할 것이다.”
- 지난 24일 청와대 앞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정부를 끌어내릴 것’이라는 발언도 나왔다.
“당시 발언을 나중에 확인했다. (구치소) 안에 있었으니 몰랐다. 다만 그 발언은 제가 구속된 것에 대한 안타까움에 대한 심경으로 봐 달라. 정제되지 못한 측면이 있었지만 저희들의 계획을 반영한 것은 아니다.”
- 이 발언이 공개된 뒤 민주노총에 지지를 보내는 많은 분들조차 우려를 표했다.
“정제되지 못했고 정연하지 못했다.”
- 출소할 때 ‘혐의를 인정하냐’는 질문이 가장 많았다.
“경찰이 제시하는 사실 관계에 대해서, 다툼이 있는 부분도 있고 제가 인정하는 부분도 있다. 분명한 사실은 저는 그날 있었던 집회를 부정하진 않는다는 점이다.”
- 6일 동안이지만 구치소 생활은 어땠나?
“‘구치소’라고 표현할 것까진 없다. 몸이 묶여 있었던 기간에도, 저희 민주노총 간부들이 일사불란하게 수석부위원장 중심으로 대응했다. 내부가 혼란스럽거나 우왕좌왕하지 않았다.”
- 그래도 분리돼 있었기 때문에 여러 생각을 많이 했을 것 같다.
“그런 생각이야 많이 했다. 이럴 때 쓰는 말이 ‘자괴감’ 같다. 문재인 정부가 ‘촛불정부’임을 자임만 했지 능력이나 책임감 면에서, 국민들의 염원을 완수할지에 대해서 참 많은 의문을 갖게 하고, 회의도 들게 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노총도 잘 되고 문재인 정부도 동시에 잘 돼야 한다고 응원하는 분들이 많다.
“그렇죠.”
- 민주노총과 문재인 정부의 협력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여전한데.
“사실 각자의 선한 의지가 모여 실력을 발휘해야 하는데, 어긋나거나 충돌한 측면이 있다. 거칠게 말하면 정부권력을 틀어쥐고 있는 사람들이 좀 더 책임감을 갖고 행동해야 하는데 잘 안 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저희도 민주노총에 주어진 사회적 책임에 대해 항상 열린 자세로 대할 것이다. 지금은 정부가 집행하고 실천할 때다. 그것이 안 됐을 때 우리의 힘을 모아서 강하게 문제 제기를 할 거다. 대의와 명분 속에 대응해 나갈 것이다.”
- 민주노총에 질타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더 많은 대중의 지지를 받아야 하지 않나?
“참 어려운 문제다. 대중과 함께하는 민주노총을 위해, 국민들의 정의로운 열의나 열기를 받아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는 기대를 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토론도 하고 논의도 이어가고 있다.”
- 조건부지만 석방을 예상했나?
“예상한 건 아니다. 그럼에도 석방된 만큼 최선을 다할 뿐이다.”
- 지금처럼 계속 투쟁 모드를 이어가겠다는 뜻인가?
“산별대표자 회의에서 발표되고 논의되는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 오늘(28일) 기조방향이 정해질 것이다.”
- 민주노총에 대한 기대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국민들께 메시지 전한다면.
“지난 6월 한 달 동안 민주노총에 대해 관심과 애정 많이 보내주셔서 고맙다. 걱정도 많이 해주셨는데, 이 모든 것을 잘 받아서 100만 조직에 걸맞게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 책임을 다하는 민주노총이 될 거라는 기대를 해달라.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고맙다.”
출처 ”문재인 정부에 자괴감... 민주노총 사회적 책무 다할 것“
[스팟인터뷰] 구속 6일만에 조건부 석방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오마이뉴스] 김종훈 | 19.06.28 16:35 | 최종 업데이트 : 19.06.28 16:35
▲ 영장실질심사 받는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에서 국회앞 불법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 권우성
“이럴 때 써야 하는 말이 ‘자괴감’ 같다.”
구속된 지 6일만에 ‘조건부 석방’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구속 동안 어떤 생각을 가장 많이 했냐’라는 질문에, 잠시 망설이더니 ‘자괴감’이라는 말을 꺼내놓았다. 이유를 묻자 “문재인 정부가 ‘촛불정부’임을 자임만 했지 능력이나 책임감 면에서 국민들의 염원을 완수할지에 대해서 참 많은 의문을 갖게 했다. 회의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와 민주노총이 동시에 잘 되길 바라는 국민들도 여전히 많다’는 말에 “그렇죠”라고 답하며 “사실 각자의 선한 의지가 모여 실력을 발휘해야 하는데, 어긋나거나 충돌한 측면이 있다. 거칠게 말하면 정부권력을 틀어쥐고 있는 사람들이 좀 더 책임감을 갖고 행동해야 하는데 잘 안 되는 것 같다”고 안타까운 심경을 전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오마이뉴스>에 스스로도 “(보석을) 예상하지 못했다”라고 밝힐 만큼, 지난 27일 이뤄진 서울남부지법의 조건부 석방 결정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서울남부지법은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적부심에서 보증금 1억 원의 조건을 걸고 전격적으로 석방 결정을 내렸다.
김 위원장은 구치소를 나오며 “검찰과 경찰이 얼마나 무리하게 민주노총의 비판을 가로막으려 하는지 확인할 것”이라면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의 요구가 관철되고 정규직화되는 날까지 민주노총은 흔들림 없이 사회적 책무와 업무를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오마이뉴스>는 보석 석방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을 28일 전화 인터뷰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대화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김 위원장 “민주노총의 방향, 변함없다”
▲ 수갑 찬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21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에서 국회앞 불법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 수갑을 찬 채 나오고 있다. ⓒ 권우성
- 구치소를 나오며 검찰과 경찰을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의 개혁 후퇴를 비판하는 민주노총에 대한 공세를 (검찰과 경찰로부터) 받았던 거다. 제가 지금 구속 상태를 벗어나긴 했지만 ‘(공세가) 계속되고 있다’라는 판단 속에 이에 대한 대응과 계획을 말한 것이다”
- ‘흔들림 없이 사회적 책무를 다한다’는 말도 했다.
“현재 계획돼 있는 7월 3일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파업, 최저임금위원회의 최종 결정까지 저희들은 우선 제도 개악을 막고 최저임금의 인상 등에 대해 집중할 것이다. 현재 국회가 개원했으니 지금까지 끊임없이 이야기한 탄력근로제 기간확대와 요건 완화에 대해서도 비판하고 저지하기 위한 우리들의 대응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그걸 말씀드린 거다.”
- 석방된 후 가장 많이 나온 이야기가 ‘대정부투쟁 기조가 완화되지 않을까’라는 예상이었다.
“대정부투쟁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면, ‘위원장을 석방하라’는 내용이 첫 번째가 아니었다. 정확하게는 문재인 정부의 개혁 후퇴에 대한 지적과 개혁해야 할 대상에 대한 노동계의 요구가 가장 앞섰다. 그 과정에서 민주노총을 가두거나 귀를 막거나 구속한 것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 거다. 제가 구속 상태에서 벗어났다 할지라도 이러한 과제들은 여전히 해결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지금까지 해온 방향대로 계속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 끌어내린다’는 말은 안타까움에 대한 표현”
▲ 민주노총, 탄압 규탄 투쟁 계획 발표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 구속에 항의하는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 김경자 수석부위원장 등 지도부가 24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광장에서 “문재인 정권 노동탄압 규탄 투쟁 계획 발표 기자회견”을 열며, “문재인 정권 노동존중”이 적힌 종이를 찢고 있다. ⓒ 권우성
- 지난 24일 청와대 앞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정부를 끌어내릴 것’이라는 발언도 나왔다.
“당시 발언을 나중에 확인했다. (구치소) 안에 있었으니 몰랐다. 다만 그 발언은 제가 구속된 것에 대한 안타까움에 대한 심경으로 봐 달라. 정제되지 못한 측면이 있었지만 저희들의 계획을 반영한 것은 아니다.”
- 이 발언이 공개된 뒤 민주노총에 지지를 보내는 많은 분들조차 우려를 표했다.
“정제되지 못했고 정연하지 못했다.”
- 출소할 때 ‘혐의를 인정하냐’는 질문이 가장 많았다.
“경찰이 제시하는 사실 관계에 대해서, 다툼이 있는 부분도 있고 제가 인정하는 부분도 있다. 분명한 사실은 저는 그날 있었던 집회를 부정하진 않는다는 점이다.”
- 6일 동안이지만 구치소 생활은 어땠나?
“‘구치소’라고 표현할 것까진 없다. 몸이 묶여 있었던 기간에도, 저희 민주노총 간부들이 일사불란하게 수석부위원장 중심으로 대응했다. 내부가 혼란스럽거나 우왕좌왕하지 않았다.”
- 그래도 분리돼 있었기 때문에 여러 생각을 많이 했을 것 같다.
“그런 생각이야 많이 했다. 이럴 때 쓰는 말이 ‘자괴감’ 같다. 문재인 정부가 ‘촛불정부’임을 자임만 했지 능력이나 책임감 면에서, 국민들의 염원을 완수할지에 대해서 참 많은 의문을 갖게 하고, 회의도 들게 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노총도 잘 되고 문재인 정부도 동시에 잘 돼야 한다고 응원하는 분들이 많다.
“그렇죠.”
- 민주노총과 문재인 정부의 협력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여전한데.
“사실 각자의 선한 의지가 모여 실력을 발휘해야 하는데, 어긋나거나 충돌한 측면이 있다. 거칠게 말하면 정부권력을 틀어쥐고 있는 사람들이 좀 더 책임감을 갖고 행동해야 하는데 잘 안 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저희도 민주노총에 주어진 사회적 책임에 대해 항상 열린 자세로 대할 것이다. 지금은 정부가 집행하고 실천할 때다. 그것이 안 됐을 때 우리의 힘을 모아서 강하게 문제 제기를 할 거다. 대의와 명분 속에 대응해 나갈 것이다.”
“조건부 석방, 예상하지 못했다”
▲ 민주노총 위원장 구속 영장 청구 규탄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에서 국회앞 불법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는 가운데, 민주노총 지도위원 및 조합원들과 김 위원장이 남부지법앞에서 규탄 회견을 열고 있다. ⓒ 권우성
- 민주노총에 질타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더 많은 대중의 지지를 받아야 하지 않나?
“참 어려운 문제다. 대중과 함께하는 민주노총을 위해, 국민들의 정의로운 열의나 열기를 받아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는 기대를 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토론도 하고 논의도 이어가고 있다.”
- 조건부지만 석방을 예상했나?
“예상한 건 아니다. 그럼에도 석방된 만큼 최선을 다할 뿐이다.”
- 지금처럼 계속 투쟁 모드를 이어가겠다는 뜻인가?
“산별대표자 회의에서 발표되고 논의되는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 오늘(28일) 기조방향이 정해질 것이다.”
- 민주노총에 대한 기대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국민들께 메시지 전한다면.
“지난 6월 한 달 동안 민주노총에 대해 관심과 애정 많이 보내주셔서 고맙다. 걱정도 많이 해주셨는데, 이 모든 것을 잘 받아서 100만 조직에 걸맞게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 책임을 다하는 민주노총이 될 거라는 기대를 해달라. 더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고맙다.”
출처 ”문재인 정부에 자괴감... 민주노총 사회적 책무 다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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