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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공화당 ‘트럼프 방한’에 천막 이동…전우용 “황제 모시나”

우리공화당 ‘트럼프 방한’에 천막 이동…전우용 “황제 모시나”
“‘저게 한국 극우?’ 세계 ‘극우’들 조롱할 것…청산되지 못한 식민지 노예근성”
[고발뉴스닷컴] 민일성 기자 | 승인 : 2019.06.28 16:52:09 | 수정 : 2019.06.28 17:15:43


▲ 28일 우리공화당(우공당·우리공산당·우리공주당, 구 대한애국당)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천막을 철거 한 뒤 파이낸스빌딩 인근 청계광장 앞에서 천막을 옮겨 설치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우리공화당(우공당·우리공산당·우리공주당, 구 대한애국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맞아 서울 광화문광장의 불법 천막을 일시적으로 옮기기로 했다.

우리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29일 한국 방문에 맞춰 파이낸셜센터 앞으로 천막을 일시 이동한다고 28일 밝혔다.

지난달 10일 광화문에 불법천막을 기습 설치한 우리공화당은 25일 서울시의 행정대집행에 극렬하게 저항했다. 우리공화당은 규모를 더 늘려 8개의 천막을 재설치했다.

고성과 폭언, 시비 등을 처리해달라는 민원이 200여건이 넘어서는 상황에서도 불법 천막을 고수했던 우리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일시 이동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는 “제 나라 법률은 주저 없이 무시하다가도 미국 대통령이 방한한다고 수그리는 모습에서, 저들의 멘탈과 정체성을 엿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전우용 한국학중앙연구원 객원교수는 이날 SNS에서 “성조기와 태극기를 들고 광화문 광장을 불법 점거했던 우리공화당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신다고’ 자진해서 천막을 옮겼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전 교수는 “조선시대에 사대주의가 기승을 부렸다고는 해도, 저 정도로 얼이 빠진 사람은 아주 드물었다”며 “제 나라 임금은 능멸하면서 상국(上國) 황제에게만 견마지로(犬馬之勞)를 다한 인간은 모두 ‘매국노’로 지탄 받았다”고 말했다.

1966년 존슨 미국 대통령 방한 당시 박정희 정권이 수백만명의 인원을 동원해 대대적인 환영행사를 벌였던 일을 되짚었다.

전 교수는 “당시 서울 인구는 350만 명, 박정희 정권이 동원 목표로 삼은 인원은 275만 명, 실제 동원 인구는 200만 명이 훨씬 넘었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어린아이를 뺀 서울시민 전체가 동원된 셈”이라며 “김포공항에서 서울시청까지 늘어섰다. 시청 앞 광장에만 30만명 이상이 모였다”고 했다.

이어 전 교수는 “외국 언론들이 주목한 것은 ‘후진 독재국가만이 연출할 수 있는 경이로운 스펙터클’이었다”며 “이 ‘경이로운 후진성’에 대한 인상이 유럽인들의 뇌리에 깊이 박혔기 때문인지, 2002년 월드컵 때에도 한 프랑스 언론은 ‘거리를 메운 시민들은 동원된 것으로 보인다’고 썼다”고 비꼬았다.

▲ 28일 우리공화당(우공당·우리공산당·우리공주당, 구 대한애국당)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천막을 철거 한 뒤 파이낸스빌딩 인근 청계광장 앞에서 천막을 옮겨 설치하기 전 짐을 나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그러면서 우리공화당과 지지자들에 대해 “세계 기준에서는 ‘극우’라 부르기도 민망하다”며 “저들을 ‘한국 극우’라 하면 전 세계 ‘극우’들이 조롱할 것”이라고 힐난했다.

전 교수는 “세상에 제 나라 대통령은 능멸하면서 남의 나라 대통령을 황제 모시듯 하는 극우가 어디 있느냐고”라며 이같이 꼬집었다.

그는 “일제강점기 조선 총독을 왕처럼 섬기면서 일본 천황에게 충성을 맹세했던 경험, ‘후진 독재국가’ 시절에 미국 대통령을 ‘구세주’처럼 여기며 숭배했던 경험들이 청산되지 않은 채 누적된 것이 저들의 정체성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전 교수는 “저들의 천막 안에 있는 것은, ‘사대주의와 식민지 노예근성과 후진 독재국가의 망령’ 등 진즉에 청산했어야 마땅한 우리 역사의 모든 비루하고 더러운 찌꺼기들”이라며 “천막 철거는 서울시의 몫이겠지만, 찌꺼기 청소는 시민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출처  우리공화당 ‘트럼프 방한’에 천막 이동…전우용 “황제 모시나”






1967년 대선을 6개월쯤 앞둔 1966년 10월, 존슨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습니다. 당시 박정희 정권은 그야말로 ‘거족적’인 환영 행사를 치르고자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존슨의 환심을 사고, 한편으로는 ‘거국일치의 경험’을 선거에 동원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박정희 정권이 목표로 삼은 인원은 275만 명, 당시 서울 인구는 350만 명이었습니다. 실제로 동원된 인원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200만 명은 훨씬 넘었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어린아이를 뺀 서울시민 전체가 동원된 셈이죠.

양손에 성조기와 태극기를 든 사람들이 김포공항에서 서울시청에 이르는 연도에 늘어섰고, 시청 앞 광장에만 30만 명 이상이 모였습니다. 시청 앞 광장이 생긴 이래 최대 규모의 인파였습니다. 이 환영행사는 주요 국가들에 중계되었는데, 외국 언론들이 주목한 것은 ‘후진 독재국가만이 연출할 수 있는 경이로운 스펙터클’이었습니다. 이 ‘경이로운 후진성’에 대한 인상이 유럽인들의 뇌리에 깊이 박혔기 때문인지, 2002년 월드컵 때에도 한 프랑스 언론은 “거리를 메운 시민들은 동원된 것으로 보인다”고 썼습니다. 당연히 한국인 중에도 당시의 ‘경이로운 후진성’을 뼈에 새긴 채 살아온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성조기와 태극기를 들고 광화문 광장을 불법 점거했던 우리공화당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신다고’ 자진해서 천막을 옮겼습니다. 제 나라 법률은 주저 없이 무시하다가도 미국 대통령이 방한한다고 수그리는 모습에서, 저들의 멘탈과 정체성을 엿볼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에 사대주의가 기승을 부렸다고는 해도, 저 정도로 얼이 빠진 사람은 아주 드물었습니다. 제 나라 임금은 능멸하면서 상국(上國) 황제에게만 견마지로를 다한 인간은 모두 ‘매국노’로 지탄 받았습니다.

세계 기준에서는, 우리공화당과 그 지지자들을 ‘극우’라 부르기도 민망합니다. 저들을 ‘한국 극우’라고 하면 전 세계 ‘극우’들이 조롱할 겁니다. 세상에 제 나라 대통령은 능멸하면서 남의 나라 대통령을 황제 모시듯 하는 극우가 어디 있느냐고. 일제강점기 조선 총독을 왕처럼 섬기면서 일본 천황에게 충성을 맹세했던 경험, ‘후진 독재국가’ 시절에 미국 대통령을 ‘구세주’처럼 여기며 숭배했던 경험들이 청산되지 않은 채 누적된 것이 저들의 정체성일 겁니다.

김영삼 정권 이래 광화문광장의 공식 위상은 ‘국가 상징가로’입니다. 국가 상징가로를 ‘경이로운 후진성’이 점거하도록 놔두는 것은, 그야말로 ‘나라 망신’입니다. 저들의 천막 안에 있는 것은, ‘사대주의와 식민지 노예근성과 후진 독재정치의 망령’ 등 진즉에 청산했어야 마땅한 우리 역사의 모든 비루하고 더러운 찌꺼기들입니다. 천막 철거는 서울시의 몫이겠지만, 찌꺼기 청소는 시민의 몫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