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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死大江

`보강공사 안 하면 낙동강 보 두 동강날 수도`

"보강공사 안 하면 낙동강 보 두 동강날 수도"
경남 낙동강특위, 현장조사 결과 발표..."각종 문제 발생"
[오마이뉴스] 윤성효 12.06.07 15:39 | 최종 업데이트 12.06.07 16:46


"낙동강 창녕함안보․함안합천보․강정보․달성보․칠곡보․구미보에 지금 즉시 보강공사를 하지 않을 경우 아주 위험하다. 보가 두 동강 날 수도 있다."

경상남도 낙동강사업특별위원회(위원장 박창근/이하 특위)가 7일 오전 경남도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지적했다. 정부가 6월말 준공할 예정인데 특위가 여러 차례 현장 조사 등을 통해 각종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한 만큼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 경상남도 낙동강사업특별위원회는 7일 오전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월말 준공을 앞두고 있는 낙동강사업과 관련해 여러 차례 현장조사 등을 통해, 창녕함안보 안전성과 낙동강 준설물량 축소 등을 지적했다. 사진 왼쪽부터 박재현 인제대 교수와 박창근 관동대 교수, 이현구 간사다. ⓒ 윤성효

특위 소속 박창근 관동대 교수와 박재현 인제대 교수는 지난 5일 김두관 경남지사와 헬기를 타고 낙동강사업 구간을 답사하기도 했다. 낙동강특위는 ▲ 창녕함안보 안전성 ▲ 준설물량 축소 ▲ 재퇴적 ▲ 친수시설 유지관리 등에 대해 지적했다.

국토해양부는 보 준공시점을 지난해 10월말로 예정했다가 각종 보강공사를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특위는 "이는 부실설계와 부실공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위는 "부실 보강공사를 하는데 10개월이 소요되었다"면서 "이번 여름 홍수기에 4대강사업으로 만들어진 보와 각종 친수시설 등이 유실할 우려가 있어 6월말 준공처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창녕함안보 안전성] 수공 내부자료 입수해 살펴봤더니 ...

특위는 창녕함안보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해 8월 함안보 하류에 세굴현상이 발생하고, 그해 9월부터 11월 사이 모래․사석(버럭)을 채우는 세굴보강공사를 벌였다.

수공의 세굴보강공사 이후, 생명의강 연구단은 지난해 12월말 현장측량 결과 함안보 하류부에서 21m 깊이로 세굴되었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생명의강 연구단의 주장에 대해 수공은 인정하지 않으면서 함안보 상․하류에서 세굴현상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면서 지난 3월 13일 수공은 보도자료를 통해 "2011년 홍수기 이후 함안보 바닥보호공 모니터링 결과 상하류 모두 유실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특위는 '거짓'이라 주장했다. 특위는 이날 수공의 내부자료를 입수했다며 공개했다. 이 자료는 수공이 올해 1월 3일 확인한 세굴현상을 정리한 것이다. 함안보 하류부에서는 20m, 상류부에서는 12m 깊이까지 세굴되었고, 보 상류부에서 수문 바로 아래까지 세굴이 10m까지 진행되었다는 내용이다.

▲ 경상남도 낙동강사업특별위원회는 7일 오전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낙동강사업 현장에 대한 갖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낙동강특위는 최근 한국수자원공사가 작성하고 직원이 메모한 내부자료를 입수해 이날 공개했다. 위 사진은 창녕함안보의 바닥보호공 개요를 나타낸 그림으로 가동보 하류부에 설치한 바닥보호공이 약 20m 가량 유실됐다는 설명이 되어 있으며, 아래 사진은 평면도로 상류와 하류에 세굴현상이 심하다는 표시가 되어 있다. ⓒ 윤성효

특위는 "측량결과 자료를 살펴보면, 세굴로 인하여 보 상류 지역에서는 물받이공이 유실되었고, 보 하류 지역에서는 바닥보호공이 유실되었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며 "3월말까지 보강공사를 완료했는데, 토목섬유시멘트충진 공법으로 사용된 콘크리트 양은 5,975㎥에 이르고, 이는 레미콘 차량 1,000대 분량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특위는 "지난 5월 11일 수공은 함안보에서 '차수벽'(stop log)을 설치하는 수문보강공사를 벌였다"고 밝혔다. 박창근 위원장은 "제1수문에서 차수벽 공사를 벌이는 장면을 봤다"며 "현재까지 수문이 고장이 나서 보수한 보는 함안보, 합천보, 달성보, 세종보 등이다"고 밝혔다.

박창근 위원장은 "수문이 고장나는 원인은 '부등침하'가 발생하거나 수문이 무거워서 작동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낙동강 보에 설치된 수문의 무게는 약 500톤 정도인데, 팔당댐을 비롯해 외국의 경우 수문은 대개 그 절반 정도다.

특위는 "지금까지 수공은 함안보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명백한 거짓"이라며 "국토부는 객관적인 점검단을 구성하여 보의 안전성 문제를 밝혀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수공 "함안보 세굴 관련 은폐·축소한 사실 없다"

낙동강특위의 주장에 대해, 한국수자원공사는 이날 오후 낸 자료를 통해 "창녕함안보 세굴과 관련하여 은폐·축소한 사실이 없으며, 정부합동조사 등을 통하여 이미 공개한 바 있다"고 밝혔다.

수공은 "함안보 하류 세굴은 바닥보호공 하류부에서 발생하였으며, 하류부 세굴 영향으로 바닥보호공 끝단 일부에서 침하가 있었으나 유실은 없었으며 유실을 은폐하였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지난 4월 14일 안정성 강화를 위해 하류 바닥보호공 연장 설치했다"고 밝혔다.

또 함안보 상류부 세굴에 대해, 수공은 "보에서 상류로 약 70m 이격된 지점으로 2011년도 공사기간 중 약 7m 깊이로 발생되었으나, 보 안전성에 영향이 없어 별도 조치가 불필요하였다"며 "지난 2월 직상류 구간은 안정성 강화를 위해 상류 바닥보호공 연장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 2012년 2월 5일 오전 낙동강사업 18공구인 창녕함안보 바로 위에서 '바닥보호공'을 시공하는 공사가 벌어지고 있었다. '대형 매트'를 크레인에 매달아 강으로 넣은 뒤 잠수부들이 들어가 설치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 윤성효


[준설물량 축소] 마스터플랜 5.7억㎥, 국정감사 자료 4.3억㎥

특위는 낙동강 준설물량의 축소 의혹을 제기했다. 준설물량이 축소됐다면 그만큼의 공사비는 어디로 갔느냐는 의문이 생기고, 준설 탓에 낙동강에 확보할 수 있는 물의 양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9년 7월 국토해양부가 낸 '4대강살리기 마스터플랜'에는 낙동강에서 모래 5.7억㎥를 준설하는데 5조1599억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당시 정부는 4대강사업으로 13억㎥의 물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낙동강은 수심을 4~6m로 유지해 물 6.7억㎥를 확보한다고 했다.

그런데 국토해양부는 2011년 7월에 낸 보도자료(4대강, 이번 여름 잘 넘기겠습니다)와 9월에 낸 국정감사 자료에서 "계획된 준설량(4.5억㎥) 중 95%(4.3억㎥)를 준설했다"고 밝혔다.

특위는 "준설은 1억㎥당 9,000억 원의 돈이 들어가는데, 당초 준설물량은 5.7억㎥이었고, 4.5억㎥(공사비 4조725억)으로 축소됐다면 준설예산 1조원 이상이 줄어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위는 "함안보의 관리수위가 당초(7.5m)보다 2.5m 낮아졌고, 준설물량이 줄어들었다면 그만큼 물 확보량이 줄어든 것"이라며 "이는 하천기본계획 변경 없이 준설물량을 줄인 것으로 명백한 하천법 위반이다"고 지적했다.

▲ 경상남도 낙동강사업특별위원회는 7일 오전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월말 준공을 앞두고 있는 낙동강사업과 관련해 여러 차례 현장조사 등을 통해 낙동강에 있는 여러 보에서 이음새가 벌어져 보완공사를 해놓은 현장을 찾았다고 밝혔다. ⓒ 낙동강특위


[재퇴적] 정부는 3% 정도, 낙동강특위는 36.25% 관측

특위는 낙동강에서 준설 이후 재퇴적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낙동강사업 구간 298km 중 11%에 해당하는 32km 구간에서 재퇴적 상태를 현장에서 실측했다는 것.

이들은 "구간별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든 지역에서 재퇴적이 발생하고, 준설량 대비 재퇴적량의 정도는 평균 36.25%이며, 준설계획단면 대비 침식된 지역도 많이 관측된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많은 구간에서 계획준설선 이상으로 상당량의 모래가 세굴된 지역도 존재하는데, 이는 하천 내 흐름 특성을 적절하게 고려하지 못한 준설설계가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3월 국토해양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재퇴적된 물량은 전체의 3% 정도라고 밝혔는데, 낙동강특위는 36.25%라고 밝혀 큰 차이를 보였다.

▲ 경상남도 낙동강사업특별위원회는 7일 오전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월말 준공을 앞두고 있는 낙동강사업과 관련해 여러 차례 현장조사 등을 통해 낙동강에 각종 문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칠곡보에서 녹조현상이 심한 물이 하류로 내려가는 모습. ⓒ 낙동강특위


[친수시설 관리 문제] 4대강사업 유지관리비는 연간 1조 원

낙동강 친수시설 유지관리 문제도 심각하다. 정부는 낙동강 둔치에 주민 편익시설을 설치하고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경남도에서 유지․관리해야 하는 친수시설은 둔치 38.01㎢, 자전거 도로 144.6km, 산책로 164.9m, 주차장 2232면, 화장실 21곳, 가로등 513곳, 파고라 228개, 자전거 거치대 119개, 체육시설 86곳 등이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5월 '자연친화적 하천관리 워크숍'에서 "2012년 국가하천 유지관리 예산은 1997억 원"이라고 밝혔다. 유지관리 인력을 충원하는데 지방청 62명, 지자체 180명, 수공 236명, 하천보수원 300명 등 총 778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국토부는 수질악화를 막기 위해 황토살포선 2척, 조류제거선 16척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특위는 "국토부가 발표한 유지관리비에는 778명의 인건비와 선박에 대한 유지 관리비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며 "여기에다 농업용저수비 증고사업(66곳)에 대한 유지관리비와 수질개선사업에 대한 유지관리비 등이 추가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4대강사업 유지관리비는 약 6000억 원으로 추산되고, 수공 이자 4000억 원을 합하면 연간 1조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 "보강공사 안 하면 낙동강 보 두 동강날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