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디도스 사후대책 움직임 알고도 외면
공범 차씨, 주범 구명위해 최구식의원 처남과 수차례 통화
최의원 접촉 전방위 노력에도 “못만났다” 진술에 조사안해
[한겨레] 유선희 기자 | 등록 : 20111223 20:23 | 수정 : 20111223 22:06
경찰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누리집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 사건의 주요 피의자와 참고인의 ‘사후 대책’ 논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정황을 확보하고도 이를 적극 수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또다시 ‘부실·축소 수사’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경찰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하면, 경찰은 디도스 사건 수사가 한창 진행중이던 이달 초 주요 공범인 차아무개(27·구속)씨가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의 처남이자 최 의원 지역구(경남 진주갑) 사무실 관리자인 강아무개씨와 여러 차례 통화하고 한차례 만난 사실을 파악하고도 사건 관련 여부를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 경찰은 또 디도스 공격을 지시한 공아무개(27·구속·최구식 의원 전 비서)씨가 검거된 뒤, 차씨가 최 의원을 만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한 사실을 확인하고도 “결국 만나지 못했다”는 차씨의 진술만 받고 추가 수사를 하지 않았다.
경찰 조사 결과, 차씨는 자신의 친구인 주범 공씨가 구속되자 지난 5~7일 사이 최 의원의 처남 강씨와 여러 차례 통화했다. 또 6일에는 최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로 찾아가 강씨를 만나기도 했다. 범행에 가담했지만 주범 공씨보다 일주일 뒤에 붙잡힌 차씨가 그동안 사후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최 의원 쪽 사람들과 접촉했을 가능성을 의심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경찰은 강씨를 한 차례도 소환하지 않은 채 전화조사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팀 관계자는 “차씨가 강씨를 찾아간 이유는 공씨의 구명을 호소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양쪽 모두 동일하게 진술해 굳이 강씨를 부를 이유가 없었다”며 “디도스 공격을 전후해 공씨 일당과 강씨 사이에 의미 있는 통화내역이 나오지 않은 것도 (강씨를 부르지 않은) 한 이유”라고 말했다. 경찰과 달리 검찰은 강씨가 박희태 국회의장 전 비서 김아무개(30)씨와 통화한 사실까지 확인하고 지난 22일 강씨를 소환 조사했다.
이뿐이 아니다. 경찰은 차씨가 공씨 검거 뒤 최 의원을 만나려고 백방으로 노력한 정황도 확보했으나,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차씨는 12월 초 국회의장 전 비서 김씨를 찾아가 “최 의원을 만나게 해 달라”고 여러 번 부탁했다. 차씨는 김씨 외에도 공씨의 가족과 지인들을 두루 만나며 공씨의 범행 사실을 사전에 알았는지 여부 등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경찰은 “결국 최 의원을 만나지 못했다”는 차씨와 김씨의 진술만 믿고, 최 의원에게 이들을 만났는지 여부조차 확인하지 않았다. 경찰이 섣불리 사후대책 논의 가능성을 배제해 스스로 수사 범위를 축소한 셈이다.
특히 차씨가 오래전부터 강씨 등 최 의원 지역구 사무실 사람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온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어, 경찰이 너무 안이하게 판단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차씨는 공씨와 함께 17·18대 국회의원 선거 때 최 의원을 도왔으며, 이후에도 사무실 관계자들과 만남을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수사팀 관계자는 “공씨의 초기 진술 가운데 차씨와 함께 최 의원 지역 사무실 관계자와 만났을 때 ‘지역구 사무실 운영과 관련해 대포통장을 만들 수 있느냐’는 문의를 했다는 대목이 나온다”며 “이런 은밀한 대화를 할 정도로 차씨와 최 의원 지역구 사무실 쪽이 밀접한 관계였음은 분명하고, 이 사건과는 관계가 없더라도 차후 수사를 벌여야 할 부분으로 본다”고 말했다.
출처 : 경찰, 디도스 사후대책 움직임 알고도 외면
공범 차씨, 주범 구명위해 최구식의원 처남과 수차례 통화
최의원 접촉 전방위 노력에도 “못만났다” 진술에 조사안해
[한겨레] 유선희 기자 | 등록 : 20111223 20:23 | 수정 : 20111223 22:06
▲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왼쪽)과 조현오 경찰청장(오른쪽), 황운하 수사기획관(오른손 든 이)이 23일 오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출석해 중앙선관위 누리집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 사건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
경찰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누리집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 사건의 주요 피의자와 참고인의 ‘사후 대책’ 논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정황을 확보하고도 이를 적극 수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또다시 ‘부실·축소 수사’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경찰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하면, 경찰은 디도스 사건 수사가 한창 진행중이던 이달 초 주요 공범인 차아무개(27·구속)씨가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의 처남이자 최 의원 지역구(경남 진주갑) 사무실 관리자인 강아무개씨와 여러 차례 통화하고 한차례 만난 사실을 파악하고도 사건 관련 여부를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 경찰은 또 디도스 공격을 지시한 공아무개(27·구속·최구식 의원 전 비서)씨가 검거된 뒤, 차씨가 최 의원을 만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한 사실을 확인하고도 “결국 만나지 못했다”는 차씨의 진술만 받고 추가 수사를 하지 않았다.
경찰 조사 결과, 차씨는 자신의 친구인 주범 공씨가 구속되자 지난 5~7일 사이 최 의원의 처남 강씨와 여러 차례 통화했다. 또 6일에는 최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로 찾아가 강씨를 만나기도 했다. 범행에 가담했지만 주범 공씨보다 일주일 뒤에 붙잡힌 차씨가 그동안 사후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최 의원 쪽 사람들과 접촉했을 가능성을 의심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경찰은 강씨를 한 차례도 소환하지 않은 채 전화조사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팀 관계자는 “차씨가 강씨를 찾아간 이유는 공씨의 구명을 호소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양쪽 모두 동일하게 진술해 굳이 강씨를 부를 이유가 없었다”며 “디도스 공격을 전후해 공씨 일당과 강씨 사이에 의미 있는 통화내역이 나오지 않은 것도 (강씨를 부르지 않은) 한 이유”라고 말했다. 경찰과 달리 검찰은 강씨가 박희태 국회의장 전 비서 김아무개(30)씨와 통화한 사실까지 확인하고 지난 22일 강씨를 소환 조사했다.
이뿐이 아니다. 경찰은 차씨가 공씨 검거 뒤 최 의원을 만나려고 백방으로 노력한 정황도 확보했으나,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차씨는 12월 초 국회의장 전 비서 김씨를 찾아가 “최 의원을 만나게 해 달라”고 여러 번 부탁했다. 차씨는 김씨 외에도 공씨의 가족과 지인들을 두루 만나며 공씨의 범행 사실을 사전에 알았는지 여부 등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경찰은 “결국 최 의원을 만나지 못했다”는 차씨와 김씨의 진술만 믿고, 최 의원에게 이들을 만났는지 여부조차 확인하지 않았다. 경찰이 섣불리 사후대책 논의 가능성을 배제해 스스로 수사 범위를 축소한 셈이다.
특히 차씨가 오래전부터 강씨 등 최 의원 지역구 사무실 사람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온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어, 경찰이 너무 안이하게 판단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차씨는 공씨와 함께 17·18대 국회의원 선거 때 최 의원을 도왔으며, 이후에도 사무실 관계자들과 만남을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수사팀 관계자는 “공씨의 초기 진술 가운데 차씨와 함께 최 의원 지역 사무실 관계자와 만났을 때 ‘지역구 사무실 운영과 관련해 대포통장을 만들 수 있느냐’는 문의를 했다는 대목이 나온다”며 “이런 은밀한 대화를 할 정도로 차씨와 최 의원 지역구 사무실 쪽이 밀접한 관계였음은 분명하고, 이 사건과는 관계가 없더라도 차후 수사를 벌여야 할 부분으로 본다”고 말했다.
출처 : 경찰, 디도스 사후대책 움직임 알고도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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