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명 사망... “한국에서 노동자는 짐승만도 못해”
광화문 세월호광장서 ‘노동자 생명 안전 제도 개악 저지 문화제’ 열려
[오마이뉴스] 유지영 | 19.10.16 21:42 | 최종 업데이트 : 19.10.17 10:18
8시간에 1명, 하루에 3명. 2018년 한 해에만 약 970여 명의 노동자가 사고로 사망했다. 특히 한국의 주요 산업인 조선소에서는 올해 9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16일 오후 7시 광화문 세월호광장에서 산재사망 노동자를 추모하고 위험의 외주화 금지법·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요구하는 문화제 ‘당신의 일터는 무사한가요?’가 열렸다. 쌀쌀한 가운데 현장에는 50여 명의 노동자들이 문화제에 참여했다.
문화제에는 각 일터에서 사망한 노동자들의 유가족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올해 산업재해 피해가족 네트워크 ‘다시는’이라는 모임을 결성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현장실습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유가족들은 가족들이 나서서 사망원인을 파헤치지 않으면 제대로 규명조차 되지 않는 현실에 대해 개탄했다. 건설 현장에서 사고를 당해 사망한 노동자 김태규씨의 누나 김도현씨는 김태규씨의 친구, 모친과 함께 밤을 새우면서 사건 조사를 했던 때를 떠올리면서 말을 이었다.
“20일 동안 밤을 새가면서 형사에게 사건 증거를 찾아 주었는데도 저한테 ‘이게 뭐가 그렇게 중요하냐’라고 말했다. 이게 사건 6일째 겪은 일이다. 대한민국에서 노동자는 짐승만도 못한 것 같다. 어떻게 사람을 죽여놓고 이따위로 취급하는지 모르겠다. 한국의 현실이 개탄스럽고, 그렇기에 기업을 처벌할 수 있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꼭 제정돼야 한다.”
현재 김도현씨는 동생 김태규씨의 원청과 하청, 용역까지 모두 11명을 고발한 상태다. 김씨는 “동생의 죽음이 진상규명될 때까지 싸우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문화제에 참가한 노동자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엔 산업재해 문제에 관심이 많았지만 집권 이후 공약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현미향 사무국장은 이날 문화제에서 “문재인 정부의 노동 공약이 전혀 실속이 없고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면서 “노동자의 힘으로 단결하고 싸워서 쟁취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 사무국장은 “정부가 위험의 외주화를 금지시키겠다고 약속했지만 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이나 김용균씨 같은 발전소 하청노동자들은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 도급 금지 대상에 들어가 있지 않다”면서 “이 약속도 뻥이 됐다”고 비판했다.
금속노조 법률원의 박다혜 변호사는 산업안전보건법으로 약 5%만이 정식 기소가 되며 그 중에서도 징역을 받아도 평균 10.9개월을 살고 나온다고 지적했다.
박 변호사는 “중대재해 사고의 경우 사업주들의 극히 일부만 실형을 살고 있다”라며 “법을 집행하는 수사기관에서 중대재해 사고의 사업주를 단순히 ‘과실범’으로 본다는 게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박다혜 변호사는 “왜 이런 위험이 반복되는지는 노동자들이 가장 잘 알지 않나. 멋모르는 판검사들에게 사업주들이 ‘과실범’이 아니라는 내용을 알리고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우다야 라이 민주노총 이주노동조합 위원장은 이주노동자들이 일터에서 사망하는 현실에 대해 말했다. 우다야 라이 위원장은 “며칠 전 네팔에서 온 이주노동자가 17일만에 대전의 한 공장에서 사망했다”면서 “사업장의 안전규칙이 전혀 지켜지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우다야 라이 위원장은 “이주노동자들이 산재를 당해도 사업주들이 산재 신청을 안 해주고 산재 신청한다고 하면 자국으로 돌려보낸다고 협박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주노동자들은 열악한 근로조건 속에서, 또 한국인들이 꺼려하는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다”며 “모든 노동자들이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투쟁해서 법을 바꾸자”고 의지를 다졌다.
출처 하루 3명 사망... “한국에서 노동자는 짐승만도 못해”
광화문 세월호광장서 ‘노동자 생명 안전 제도 개악 저지 문화제’ 열려
[오마이뉴스] 유지영 | 19.10.16 21:42 | 최종 업데이트 : 19.10.17 10:18
8시간에 1명, 하루에 3명. 2018년 한 해에만 약 970여 명의 노동자가 사고로 사망했다. 특히 한국의 주요 산업인 조선소에서는 올해 9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16일 오후 7시 광화문 세월호광장에서 산재사망 노동자를 추모하고 위험의 외주화 금지법·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요구하는 문화제 ‘당신의 일터는 무사한가요?’가 열렸다. 쌀쌀한 가운데 현장에는 50여 명의 노동자들이 문화제에 참여했다.
▲ 16일 오후 7시 광화문 세월호광장에서 산재사망 노동자를 추모하고 위험의 외주화 금지법·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요구하는 문화제가 열렸다. 왼쪽부터 김태규씨의 누나 김도현씨, 금속노조 법률원 박다혜 변호사,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현미향 사무국장이다. ⓒ 유지영
“한국 현실 개탄스러워”
문화제에는 각 일터에서 사망한 노동자들의 유가족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올해 산업재해 피해가족 네트워크 ‘다시는’이라는 모임을 결성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현장실습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유가족들은 가족들이 나서서 사망원인을 파헤치지 않으면 제대로 규명조차 되지 않는 현실에 대해 개탄했다. 건설 현장에서 사고를 당해 사망한 노동자 김태규씨의 누나 김도현씨는 김태규씨의 친구, 모친과 함께 밤을 새우면서 사건 조사를 했던 때를 떠올리면서 말을 이었다.
“20일 동안 밤을 새가면서 형사에게 사건 증거를 찾아 주었는데도 저한테 ‘이게 뭐가 그렇게 중요하냐’라고 말했다. 이게 사건 6일째 겪은 일이다. 대한민국에서 노동자는 짐승만도 못한 것 같다. 어떻게 사람을 죽여놓고 이따위로 취급하는지 모르겠다. 한국의 현실이 개탄스럽고, 그렇기에 기업을 처벌할 수 있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꼭 제정돼야 한다.”
현재 김도현씨는 동생 김태규씨의 원청과 하청, 용역까지 모두 11명을 고발한 상태다. 김씨는 “동생의 죽음이 진상규명될 때까지 싸우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문화제에 참가한 노동자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엔 산업재해 문제에 관심이 많았지만 집권 이후 공약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현미향 사무국장은 이날 문화제에서 “문재인 정부의 노동 공약이 전혀 실속이 없고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면서 “노동자의 힘으로 단결하고 싸워서 쟁취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 사무국장은 “정부가 위험의 외주화를 금지시키겠다고 약속했지만 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이나 김용균씨 같은 발전소 하청노동자들은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 도급 금지 대상에 들어가 있지 않다”면서 “이 약속도 뻥이 됐다”고 비판했다.
▲ 16일 오후 7시 광화문 세월호광장에서 산재사망 노동자를 추모하고 위험의 외주화 금지법·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요구하는 문화제 “당신의 일터는 무사한가요?”가 열렸다. ⓒ 유지영
금속노조 법률원의 박다혜 변호사는 산업안전보건법으로 약 5%만이 정식 기소가 되며 그 중에서도 징역을 받아도 평균 10.9개월을 살고 나온다고 지적했다.
박 변호사는 “중대재해 사고의 경우 사업주들의 극히 일부만 실형을 살고 있다”라며 “법을 집행하는 수사기관에서 중대재해 사고의 사업주를 단순히 ‘과실범’으로 본다는 게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박다혜 변호사는 “왜 이런 위험이 반복되는지는 노동자들이 가장 잘 알지 않나. 멋모르는 판검사들에게 사업주들이 ‘과실범’이 아니라는 내용을 알리고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주노동자 산재 신청 안 해주겠다고 협박”
우다야 라이 민주노총 이주노동조합 위원장은 이주노동자들이 일터에서 사망하는 현실에 대해 말했다. 우다야 라이 위원장은 “며칠 전 네팔에서 온 이주노동자가 17일만에 대전의 한 공장에서 사망했다”면서 “사업장의 안전규칙이 전혀 지켜지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우다야 라이 위원장은 “이주노동자들이 산재를 당해도 사업주들이 산재 신청을 안 해주고 산재 신청한다고 하면 자국으로 돌려보낸다고 협박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주노동자들은 열악한 근로조건 속에서, 또 한국인들이 꺼려하는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다”며 “모든 노동자들이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투쟁해서 법을 바꾸자”고 의지를 다졌다.
출처 하루 3명 사망... “한국에서 노동자는 짐승만도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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