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부적 검찰 인사’라고? 사실은 ‘개혁 드라이브’에 방점 찍은 결과
[민중의소리] 강경훈 기자 | 발행 : 2020-01-23 17:29:25 | 수정 : 2020-01-23 22:13:14
법무부가 2월 3일자로 23일 단행한 검찰 중간간부 인사는 직접수사 축소 및 조직문화 개선 등 검찰개혁에 방점을 찍은 결과로 볼 수 있다. 이는 법무부가 인사 배경의 첫 번째로 “검찰개혁 법령 제·개정 및 직제개편에 따른 인사”라고 언급한 데서 명확히 드러난다.
법무부에 따르면 이번 인사는 2018년부터 단계적으로 직접수사부서 축소 작업이 진행돼왔고, 고위공직자수사처 설치법과 검·경 수사권조정 관련 법안이 잇따라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인권보호와 형사부 및 공판부 확대를 위해 직접수사부서를 합리적으로 축소·조정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작년 인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의중에 따라 요직에 포진됐던 중간간부들이 대거 교체됐다. 이들은 정부 주도의 검찰개혁 추진 과정에서 정부 인사들을 겨냥한 수사권 행사를 주도하는 등 검찰 내 개혁 반대 흐름을 이끌었던 인물들이다.
사정이 이러한 탓에 이번 인사가 검찰 내 이른바 ‘반개혁파’들에 대한 강도 높은 사정의 성격도 지닐 수밖에 없다.
서울중앙지검 신자용 1차장은 부산동부지청장, 신봉수 2차장은 평택지청장, 송경호 3차장은 여주지청장, 한석리 4차장은 대구서부지청장으로 각각 전보됐다. 신자용 1차장과 한석리 4차장은 우리들병원 대출 관련 사건 수사를, 신봉수 2차장은 청와대 선거개입 및 하명수사 의혹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송경호 3차장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둘러싼 각종 수사들을 지휘했다.
이들을 대신해 이정현 서울서부지검 차장과 신성식 부산지검 1차장, 김욱준 순천지청장이 각각 서울중앙지검 1차장, 3차장, 4차장을 맡는다. 이들은 기존 차장들과 달리 ‘형사부’에서 두각을 드러냈던 검사들이다. 1·4차장 자리에 앉게 된 이정현, 김욱준 검사는 2017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우수 형사부장으로 선정된 이력이 있고, 신성식 신임 3차장도 서울동부지검 형사2부장으로 재직할 당시 우수 형사부장으로 선정됐었다.
법무부는 “우수 형사부장 등 형사·공판부에서 기본 업무를 충실히 수행한 검사, 우수 인권감독관 등 인권보호에 충실한 검사 등을 적극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형사·공판부 강화는 직접수사부서 축소라는 검찰개혁 핵심 과제를 이행하는 데 동반되는 절차다.
서울중앙지검에서 조 전 장관 관련 사건 수사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고형곤 반부패수사2부장과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종료를 빌미로 당시 민정수석이던 조 전 장관에 대한 직권남용 혐의 수사를 지휘한 홍승욱 동부지검 차장검사는 각각 대구지검과 천안지청으로 내려가게 됐다.
조 전 장관 관련 수사를 전담한 서울중앙지검 3차장 산하 구상엽·허정 반부패수사1·3부장은 각각 대검 검찰연구관, 성남지청 형사1부장으로 전출됐다. 3차장 산하 부장들 중에는 이복현 반부패수사4부장만 서울중앙지검에 남아 경제범죄형사부장으로 직책을 바꿔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조작 사건 등 주요 부패사건 수사를 이어간다. 이 부장검사는 국정농단 사건 당시 박영수 특별검사팀 파견을 거쳤고, 서울중앙지검에서는 박근혜, 이재용 재판 공소유지를 담당해온 핵심 인물이다.
대검찰청에 근무하면서 윤석열 검찰총장 휘하에 있던 일선청 차장검사급 참모들도 상당수 물갈이됐다.
이른바 ‘상갓집 추태’ 당사자인 양석조 대검찰청 선임연구관은 대전고검 검사로, 김유철 수사정보정책관은 원주지청장, 임현 공공수사정책관은 대전지검 차장으로 전출됐다. 양석조 검사 대신 ‘형사통’인 김도균 충주지청장이 대검 선임연구관에 발탁돼 전국 검찰청의 특별수사를 조율하는 역할을 맡는다.
검찰 내 ‘반개혁파’들과 달리 정부의 검찰개혁 작업에 협조해온 검사들은 요직에 배치됐다.
제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 부단장을 맡았던 이종근 인천지검 2차장은 국회 등 정치권 수사를 관여하는 서울남부지검 2차장에, 법무검찰개혁위에서 유일한 현직 부장검사 위원인 전윤경 사법연수원 교수는 대검 특별감찰단 팀장으로 발탁됐다.
또한 추미애 장관과 호흡을 맞춰 인사청문회를 준비했던 김태훈 중앙지검 형사5부장이 법무부 검찰과장으로, 현 정부의 검찰 인사 실무를 담당했던 진재선 법무부 검찰과장이 법무부 정책기획단 단장으로 보임됐다.
법무부는 검찰개혁 작업의 일환인 검찰 내 수직·폐쇄적, 남성 중심적 조직 문화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도 확고히 드러냈다.
서지현 성남지청 부부장검사를 법무부에 배치해 법무·검찰 조직문화 개선 및 검찰 내 성평등 관련 업무를 맡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서 검사는 안태근 전 검찰국장의 성추행 사실을 폭로, 한국 사회의 ‘미투 운동’의 물꼬를 튼 인물이다.
박은정 형사정책연구원과 박지영 여주지청장, 전윤경 사법연수원 교수를 각각 법무부 감찰담당관, 대검 검찰개혁추진단 팀장, 대검 특별감찰팀장에 보임하는 등 우수 여성 검사들을 법무부와 대검, 서울중앙지검 주요 보직에 상당수 발탁한 점도 눈에 띈다. 이 역시 남성 중심적 조직문화를 개선시키고자 하는 흐름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법무부는 “(여성 검사들의) 출산·육아 목적 장기근속제 등을 폭넓게 적용했으며, 육아 등 개별사정에 따른 고충도 적극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이뤄진 직제개편과 이번 인사가 조국 전 법무부장관 등 청와대 수사를 와해시키려는 목적이라는 일각의 해석에 대해 법무부는 “직제 개편은 2019년 10월부터 추진해오던 것으로, 신임 장관 취임 등으로 일정이 다소 지연됐던 것”이라며 “검찰개혁 법령 제·개정에 따라 직접수사부서 축소·조정과 공판중심주의 강화에 대한 대비가 필요해 형사부 및 공판부의 확대를 추진한 것이고, 실제 현안사건 수사팀은 대부분 유임했다”고 설명했다.
또 “사법농단, 국정농단 사건 공판도 차질 없이 수행될 수 있도록 해당 사건 공판검사를 실질적으로 유지했고, 최근 구성돼 활동 중인 세월호수사단도 유지했다”고 덧붙였다.
출처 ‘친정부적 검찰 인사’라고? 사실은 ‘개혁 드라이브’에 방점 찍은 결과
[민중의소리] 강경훈 기자 | 발행 : 2020-01-23 17:29:25 | 수정 : 2020-01-23 22:13:14
법무부가 2월 3일자로 23일 단행한 검찰 중간간부 인사는 직접수사 축소 및 조직문화 개선 등 검찰개혁에 방점을 찍은 결과로 볼 수 있다. 이는 법무부가 인사 배경의 첫 번째로 “검찰개혁 법령 제·개정 및 직제개편에 따른 인사”라고 언급한 데서 명확히 드러난다.
법무부에 따르면 이번 인사는 2018년부터 단계적으로 직접수사부서 축소 작업이 진행돼왔고, 고위공직자수사처 설치법과 검·경 수사권조정 관련 법안이 잇따라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인권보호와 형사부 및 공판부 확대를 위해 직접수사부서를 합리적으로 축소·조정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작년 인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의중에 따라 요직에 포진됐던 중간간부들이 대거 교체됐다. 이들은 정부 주도의 검찰개혁 추진 과정에서 정부 인사들을 겨냥한 수사권 행사를 주도하는 등 검찰 내 개혁 반대 흐름을 이끌었던 인물들이다.
사정이 이러한 탓에 이번 인사가 검찰 내 이른바 ‘반개혁파’들에 대한 강도 높은 사정의 성격도 지닐 수밖에 없다.
▲ 추미애 법무부 장관 ⓒ김철수 기자
서울중앙지검 신자용 1차장은 부산동부지청장, 신봉수 2차장은 평택지청장, 송경호 3차장은 여주지청장, 한석리 4차장은 대구서부지청장으로 각각 전보됐다. 신자용 1차장과 한석리 4차장은 우리들병원 대출 관련 사건 수사를, 신봉수 2차장은 청와대 선거개입 및 하명수사 의혹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송경호 3차장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둘러싼 각종 수사들을 지휘했다.
이들을 대신해 이정현 서울서부지검 차장과 신성식 부산지검 1차장, 김욱준 순천지청장이 각각 서울중앙지검 1차장, 3차장, 4차장을 맡는다. 이들은 기존 차장들과 달리 ‘형사부’에서 두각을 드러냈던 검사들이다. 1·4차장 자리에 앉게 된 이정현, 김욱준 검사는 2017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우수 형사부장으로 선정된 이력이 있고, 신성식 신임 3차장도 서울동부지검 형사2부장으로 재직할 당시 우수 형사부장으로 선정됐었다.
법무부는 “우수 형사부장 등 형사·공판부에서 기본 업무를 충실히 수행한 검사, 우수 인권감독관 등 인권보호에 충실한 검사 등을 적극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형사·공판부 강화는 직접수사부서 축소라는 검찰개혁 핵심 과제를 이행하는 데 동반되는 절차다.
서울중앙지검에서 조 전 장관 관련 사건 수사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고형곤 반부패수사2부장과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종료를 빌미로 당시 민정수석이던 조 전 장관에 대한 직권남용 혐의 수사를 지휘한 홍승욱 동부지검 차장검사는 각각 대구지검과 천안지청으로 내려가게 됐다.
조 전 장관 관련 수사를 전담한 서울중앙지검 3차장 산하 구상엽·허정 반부패수사1·3부장은 각각 대검 검찰연구관, 성남지청 형사1부장으로 전출됐다. 3차장 산하 부장들 중에는 이복현 반부패수사4부장만 서울중앙지검에 남아 경제범죄형사부장으로 직책을 바꿔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조작 사건 등 주요 부패사건 수사를 이어간다. 이 부장검사는 국정농단 사건 당시 박영수 특별검사팀 파견을 거쳤고, 서울중앙지검에서는 박근혜, 이재용 재판 공소유지를 담당해온 핵심 인물이다.
대검찰청에 근무하면서 윤석열 검찰총장 휘하에 있던 일선청 차장검사급 참모들도 상당수 물갈이됐다.
이른바 ‘상갓집 추태’ 당사자인 양석조 대검찰청 선임연구관은 대전고검 검사로, 김유철 수사정보정책관은 원주지청장, 임현 공공수사정책관은 대전지검 차장으로 전출됐다. 양석조 검사 대신 ‘형사통’인 김도균 충주지청장이 대검 선임연구관에 발탁돼 전국 검찰청의 특별수사를 조율하는 역할을 맡는다.
검찰 내 ‘반개혁파’들과 달리 정부의 검찰개혁 작업에 협조해온 검사들은 요직에 배치됐다.
제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 부단장을 맡았던 이종근 인천지검 2차장은 국회 등 정치권 수사를 관여하는 서울남부지검 2차장에, 법무검찰개혁위에서 유일한 현직 부장검사 위원인 전윤경 사법연수원 교수는 대검 특별감찰단 팀장으로 발탁됐다.
또한 추미애 장관과 호흡을 맞춰 인사청문회를 준비했던 김태훈 중앙지검 형사5부장이 법무부 검찰과장으로, 현 정부의 검찰 인사 실무를 담당했던 진재선 법무부 검찰과장이 법무부 정책기획단 단장으로 보임됐다.
법무부는 검찰개혁 작업의 일환인 검찰 내 수직·폐쇄적, 남성 중심적 조직 문화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도 확고히 드러냈다.
서지현 성남지청 부부장검사를 법무부에 배치해 법무·검찰 조직문화 개선 및 검찰 내 성평등 관련 업무를 맡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서 검사는 안태근 전 검찰국장의 성추행 사실을 폭로, 한국 사회의 ‘미투 운동’의 물꼬를 튼 인물이다.
박은정 형사정책연구원과 박지영 여주지청장, 전윤경 사법연수원 교수를 각각 법무부 감찰담당관, 대검 검찰개혁추진단 팀장, 대검 특별감찰팀장에 보임하는 등 우수 여성 검사들을 법무부와 대검, 서울중앙지검 주요 보직에 상당수 발탁한 점도 눈에 띈다. 이 역시 남성 중심적 조직문화를 개선시키고자 하는 흐름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법무부는 “(여성 검사들의) 출산·육아 목적 장기근속제 등을 폭넓게 적용했으며, 육아 등 개별사정에 따른 고충도 적극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이뤄진 직제개편과 이번 인사가 조국 전 법무부장관 등 청와대 수사를 와해시키려는 목적이라는 일각의 해석에 대해 법무부는 “직제 개편은 2019년 10월부터 추진해오던 것으로, 신임 장관 취임 등으로 일정이 다소 지연됐던 것”이라며 “검찰개혁 법령 제·개정에 따라 직접수사부서 축소·조정과 공판중심주의 강화에 대한 대비가 필요해 형사부 및 공판부의 확대를 추진한 것이고, 실제 현안사건 수사팀은 대부분 유임했다”고 설명했다.
또 “사법농단, 국정농단 사건 공판도 차질 없이 수행될 수 있도록 해당 사건 공판검사를 실질적으로 유지했고, 최근 구성돼 활동 중인 세월호수사단도 유지했다”고 덧붙였다.
출처 ‘친정부적 검찰 인사’라고? 사실은 ‘개혁 드라이브’에 방점 찍은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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