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이만희가 재촉한 탈종교화
[민중의소리] 권지연 평화나무 뉴스진실성검증센터장 | 발행 : 2020-03-01 15:59:05 | 수정 : 2020-03-01 15:59:05
# 애피소드 1
한 재벌그룹 총수가 아들 둘을 제치고 막내딸 ‘윤세리’를 자신의 후계자로 지목하자 오빠 둘과 새언니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재벌총수가 폭탄선언을 한 뒤 그의 큰 며느리는 자신의 집에서 기도 모임을 열고, 마땅히 자신의 남편이 차지해야 할 자리를 얼토당토않은 사람이 넘보고 있다고 하소연을 한다. 울먹이며 이야기를 시작할 때쯤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오고, 그녀는 윤세리가 행방불명 됐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그녀는 기도모임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벌써 기도 제목이 응답 됐다”며 기뻐한다.
# 애피소드 2
교회를 찾은 첫째 며느리는 윤세리가 돌아오지 않게 해 달라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한다. 마침 옆자리에는 윤세리의 행방불명으로 어마어마한 보험금을 물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된 보험회사 직원이 윤세리의 무사 귀환을 기도하고 있었다. 같은 자리에서 한 사람은 윤세리가 영영 돌아오지 않기를, 또 다른 사람은 윤세리가 하루빨리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도한 것이다. 두 사람의 기도 소리가 마치 대결이나 하듯이 점점 커지다가 큰 며느리는 “하나님은 내 편”이라고 외친다.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장면들이다.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는 요소로 첨가됐으리라 생각되는 장면이지만 신앙인들에게 뼈아픈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신을 자신의 이익에 따라 이용하고, 어떤 불법도 신의 이름으로 한다면 괜찮은 것처럼 행동하는 이들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 준 장면이기 때문이다. 특히 종교가 사회에 크게 폐를 끼치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목도하는 현실에서 이 장면은 더욱 큰 의미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얼마 전 끝내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로 구속된 전광훈도, 코로나 19 확산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신천지 교주 이만희의 사례를 보아도 알 수 있다.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 이용되는 종교가 얼마나 사회를 좀먹게 만드는지를 우리는 처절하게 보고 깨달았다.
스스로 ‘성령의 본체’라고 주장하는 전광훈과 자신에게 ‘예수의 영’이 임했다는 이만희. 이 둘의 교리를 굳이 비교해보지 않더라도 문제점은 매우 유사해 보인다.
이들은 인간의 공포심을 이용한다. 전광훈은 현 정부를 공격하기 위해 종북, 동성애, 이슬람을 혐오의 대상을 넘어 공격해야 할 적으로 삼았다. 그러면서 광장에 서는 목사들과 함께 광화문 집회에 나오지 않으면 하나님께서 주신 시대적 사명을 외면해 벌 받게 될 것이란 주장을 직간접적으로 펼쳐왔다. 신천지 교주 이만희도 마찬가지다. 14만4천 명 안에 들어가야만 영생을 얻는다면서 불안감을 부추긴다.
누군가를 짓밟아야만 자신이 얻고자 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경쟁 논리도 비슷하게 작용한다. 전광훈은 최근 미래통합당(전 자유한국당)을 비난하며 보수는 자유통일당(김문수 대표)을 지지해 달라는 선거용 발언을 노골적으로 해왔다. 보수적 정치신념을 지닌 유권자들을 사이에 두고 표를 하나라도 더 얻기 위해서는 결국 미래통합당과 경쟁 관계로 돌아설 것이란 예측이 여지없이 적중한 것이다.
이미 14만4천 명을 넘어 2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는 신천지 신도들 사이에서도 신천지에서 요구하는 헌금과 봉사 등을 많이 하면서 진성당원 14만4천 명에 들어가려는 경쟁은 그야말로 눈물겹다. 누군가의 영생 명단에서 떨어뜨려야만 자신이 영생을 누릴 수 있다니, 이 얼마나 천박한 신앙 논리인가.
남이야 어찌 되든 자신만 구원받고 잘 되면 된다는 그릇된 신앙관은 코로나 19를 통해서도 여지없이 드러났다. 신천지는 자신들이 관리하는 센터와 복음방 등에 대한 정보를 모두 공개하지 않고 방역작업에 제대로 협조하지 않으면서 사회불안을 증폭시켰고, 전광훈도 “이런 때일수록 모여서 기도해야 한다. 만약 코로나 19에 걸리면 우리는 천국 가면 그만”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비난을 자처했다.
그들의 주장대로 신천지나 광화문 광장의 신도들에게 신의 가호가 임한다 치더라도, 그들의 생각은 예수 정신과는 무관해 보인다. 그들은 자신의 복과 구원에만 관심을 둘 뿐, 코로나 19에 감염될 경우 발생할 파장이나 타인의 고통에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반성이나 사과를 모르는 점도 똑같다. 전광훈은 구속된 후에도 여전히 옥중서신을 발표하면서 지지자 결집을 호소하고 있다. 이만희는 “코로나 19 확산은 마귀 짓”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둘 다 자신들은 고난받는 종(더 정확히는 신)인 것처럼 행세한다. 그야말로 ‘뻔뻔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전광훈이 구속된 후 전광훈은 지지자들 사이에서 더욱 영웅이 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옆에서 정치적 신념을 함께하며 단상에 오르던 인물들이나 전광훈의 한기총 대표회장 연임에 조력한 인물 등 측근들의 속내는 매우 복잡할 것으로 예측된다. 대부분 이해관계로 얽힌 이들이기에 더욱 그러할 것이다.
전광훈이 구속되기 직전에 전광훈의 오른팔을 자처하던 이은재 목사는 한기총 대변인과 전광훈의 비서실장, 순국결사대 총사령관직을 모두 내려놓겠다고 선언했다. 여전히 전광훈을 지지하고 애국 운동은 지속하겠고 했지만 전광훈에게서 그다지 득을 볼 것이 없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다. 어쩌면 전광훈의 옆에서 가장 많은 상처를 입었을지도 모를 인물이다.
전광훈의 옆에서 유창한 영어 실력을 발휘하다 자유통일당 1호 인재로 영입돼 최고위원에 임명된 노태정 전도사도 전광훈의 구속 다음 날인 25일 탈당을 선언했다.
노 전도사는 탈당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 이유에 대해 “자유통일당이 우리공화당과 합당을 추진하고 이를 언론 보도를 통해 기정사실화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되돌아보면 전광훈 구속 이전부터 노 전도사가 전광훈과 조금씩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전광훈은 미래통합당 창당 이후 보수의 분열을 자처했다는 비판 여론에 휩싸이자 어떻게든 보수 단일화를 반드시 이루겠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노 전도사는 지난 2월 10일 ‘조선일보 가짜뉴스 관련 자유통일당 긴급 기자회견’에서 “(보수 통합과 관련해) 모든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다”면서도 “단일화를 하겠다는 것이 우리 입장은 아니지만”이라며 선을 그었다. 해당 발언은 김문수TV를 통해 송출됐다.
이들은 ‘내려놓은’ 또는 ‘탈당’을 선택했지만 이미 어느 정도 자신들의 지지자를 확보해 놓은 상태다. 전광훈 주변 인물들은 전광훈의 몰락 여부를 지켜보며 눈치 싸움을 치열하게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지점이다.
전광훈의 불법성을 눈감고 협력하면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연임에 조력한 인물들 사이에서도 차기 대표회장이 되기 위해 누군가는 줄을 서고, 또 누군가는 그것으로 돈을 챙길 계산을 하고 있다는 소문도 들려온다.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한기총 운영발전기금 1억5천만 원을 납부해야 한다. 이 돈은 선거에서 떨어지더라도 받지 못한다.
한 한기총 관계자는 “한기총 대표회장 후보자로 두 명만 세워도 한기총에는 3억 원이 들어오는 셈”이라며 “누군가에게는 남는 장사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신천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단 전문사역자인 조믿음 바른미디어 대표는 “2014년경 확인한 신천지에서 떨어져 나간 아류만 해도 15명이 넘는다”고 했다. 조 대표는 “신천지를 이탈해 세력을 구축한 사람들을 신천지에서는 적그리스도로 분류하며, 이들의 명단을 따로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이만희와 사실혼 관계였던 김남희 씨가 최근 폭로를 하고 나온 배경에 대해서도 혹, 또 다른 세력 구축을 위한 것은 아닌지 의심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더군다나 1931년생인 이만희의 나이는 무려 아흔이다. 신천지는 아직 이만희 사후 후계구도를 정해놓지 못했다. 후계구도를 둘러싸고 신천지 내 춘추전국시대가 열릴지도 모를 일이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지난 7일 발표한 ‘2020년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는 참담했다. 응답자의 64.9%가 한국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한 것이다. 개신교만 위기가 아니다. 지난해 11월 한국갤럽이 발표한 ‘한국인 종교 선호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 절반에 가까운 43%가 호감 가는 종교가 없다고 답했다.
연쇄적으로 종교의 탈을 쓴 집단의 일탈이 계속 사회에 암적인 존재로 거론되면서 개신교인들의 탈교회화 현상은 가속화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사건들이 종교 혐오증을 불러올 수도 있을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 본다.
종교가 종교로서 역할을 하지 못하고, 그 가치를 상실한 탓이다. 그런데도 참으로 속수무책이다. 오히려 종교의 패악질로 발생하는 이탈자를 막기 위해 많은 교회가 또 다른 공포심과 혐오를 무기로 삼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엄습해 오는 것은 매우 슬픈 일이다. 부디 기우이기를.
출처 [평화나무 리포트] 전광훈·이만희가 재촉한 탈종교화
[민중의소리] 권지연 평화나무 뉴스진실성검증센터장 | 발행 : 2020-03-01 15:59:05 | 수정 : 2020-03-01 15:59:05
▲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재벌그룹 총수가 아들 둘을 제치고 막내딸 ‘윤세리’를 자신의 후계자로 지목하자 오빠 둘과 새언니들은 충격에 빠졌다. 큰 며느리는 자신의 집에서 기도 모임을 열고, 마땅히 자신의 남편이 차지해야 할 자리를 얼토당토않은 사람이 넘보고 있다고 하소연을 한다. 울먹이며 이야기를 시작할 때쯤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오고, 그녀는 윤세리가 행방불명 됐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그녀는 기도모임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벌써 기도 제목이 응답 됐다”며 기뻐한다. ⓒtvN화면 캡쳐
# 애피소드 1
한 재벌그룹 총수가 아들 둘을 제치고 막내딸 ‘윤세리’를 자신의 후계자로 지목하자 오빠 둘과 새언니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재벌총수가 폭탄선언을 한 뒤 그의 큰 며느리는 자신의 집에서 기도 모임을 열고, 마땅히 자신의 남편이 차지해야 할 자리를 얼토당토않은 사람이 넘보고 있다고 하소연을 한다. 울먹이며 이야기를 시작할 때쯤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오고, 그녀는 윤세리가 행방불명 됐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그녀는 기도모임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벌써 기도 제목이 응답 됐다”며 기뻐한다.
# 애피소드 2
교회를 찾은 첫째 며느리는 윤세리가 돌아오지 않게 해 달라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한다. 마침 옆자리에는 윤세리의 행방불명으로 어마어마한 보험금을 물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된 보험회사 직원이 윤세리의 무사 귀환을 기도하고 있었다. 같은 자리에서 한 사람은 윤세리가 영영 돌아오지 않기를, 또 다른 사람은 윤세리가 하루빨리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도한 것이다. 두 사람의 기도 소리가 마치 대결이나 하듯이 점점 커지다가 큰 며느리는 “하나님은 내 편”이라고 외친다.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장면들이다.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는 요소로 첨가됐으리라 생각되는 장면이지만 신앙인들에게 뼈아픈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신을 자신의 이익에 따라 이용하고, 어떤 불법도 신의 이름으로 한다면 괜찮은 것처럼 행동하는 이들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 준 장면이기 때문이다. 특히 종교가 사회에 크게 폐를 끼치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목도하는 현실에서 이 장면은 더욱 큰 의미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얼마 전 끝내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로 구속된 전광훈도, 코로나 19 확산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신천지 교주 이만희의 사례를 보아도 알 수 있다.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 이용되는 종교가 얼마나 사회를 좀먹게 만드는지를 우리는 처절하게 보고 깨달았다.
옥중서신 발표하며 반성 없는 전광훈 VS 신천지는 피해자라며 사과 않는 이만희
스스로 ‘성령의 본체’라고 주장하는 전광훈과 자신에게 ‘예수의 영’이 임했다는 이만희. 이 둘의 교리를 굳이 비교해보지 않더라도 문제점은 매우 유사해 보인다.
이들은 인간의 공포심을 이용한다. 전광훈은 현 정부를 공격하기 위해 종북, 동성애, 이슬람을 혐오의 대상을 넘어 공격해야 할 적으로 삼았다. 그러면서 광장에 서는 목사들과 함께 광화문 집회에 나오지 않으면 하나님께서 주신 시대적 사명을 외면해 벌 받게 될 것이란 주장을 직간접적으로 펼쳐왔다. 신천지 교주 이만희도 마찬가지다. 14만4천 명 안에 들어가야만 영생을 얻는다면서 불안감을 부추긴다.
누군가를 짓밟아야만 자신이 얻고자 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경쟁 논리도 비슷하게 작용한다. 전광훈은 최근 미래통합당(전 자유한국당)을 비난하며 보수는 자유통일당(김문수 대표)을 지지해 달라는 선거용 발언을 노골적으로 해왔다. 보수적 정치신념을 지닌 유권자들을 사이에 두고 표를 하나라도 더 얻기 위해서는 결국 미래통합당과 경쟁 관계로 돌아설 것이란 예측이 여지없이 적중한 것이다.
이미 14만4천 명을 넘어 2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는 신천지 신도들 사이에서도 신천지에서 요구하는 헌금과 봉사 등을 많이 하면서 진성당원 14만4천 명에 들어가려는 경쟁은 그야말로 눈물겹다. 누군가의 영생 명단에서 떨어뜨려야만 자신이 영생을 누릴 수 있다니, 이 얼마나 천박한 신앙 논리인가.
▲ 이만희 신천지 교주와 전광훈 목사. ⓒ기타
남이야 어찌 되든 자신만 구원받고 잘 되면 된다는 그릇된 신앙관은 코로나 19를 통해서도 여지없이 드러났다. 신천지는 자신들이 관리하는 센터와 복음방 등에 대한 정보를 모두 공개하지 않고 방역작업에 제대로 협조하지 않으면서 사회불안을 증폭시켰고, 전광훈도 “이런 때일수록 모여서 기도해야 한다. 만약 코로나 19에 걸리면 우리는 천국 가면 그만”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비난을 자처했다.
그들의 주장대로 신천지나 광화문 광장의 신도들에게 신의 가호가 임한다 치더라도, 그들의 생각은 예수 정신과는 무관해 보인다. 그들은 자신의 복과 구원에만 관심을 둘 뿐, 코로나 19에 감염될 경우 발생할 파장이나 타인의 고통에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반성이나 사과를 모르는 점도 똑같다. 전광훈은 구속된 후에도 여전히 옥중서신을 발표하면서 지지자 결집을 호소하고 있다. 이만희는 “코로나 19 확산은 마귀 짓”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둘 다 자신들은 고난받는 종(더 정확히는 신)인 것처럼 행세한다. 그야말로 ‘뻔뻔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아류들의 전쟁 예고
전광훈이 구속된 후 전광훈은 지지자들 사이에서 더욱 영웅이 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옆에서 정치적 신념을 함께하며 단상에 오르던 인물들이나 전광훈의 한기총 대표회장 연임에 조력한 인물 등 측근들의 속내는 매우 복잡할 것으로 예측된다. 대부분 이해관계로 얽힌 이들이기에 더욱 그러할 것이다.
전광훈이 구속되기 직전에 전광훈의 오른팔을 자처하던 이은재 목사는 한기총 대변인과 전광훈의 비서실장, 순국결사대 총사령관직을 모두 내려놓겠다고 선언했다. 여전히 전광훈을 지지하고 애국 운동은 지속하겠고 했지만 전광훈에게서 그다지 득을 볼 것이 없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다. 어쩌면 전광훈의 옆에서 가장 많은 상처를 입었을지도 모를 인물이다.
▲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가 2월 24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전 목사는 이날 구속 됐다. ⓒ김철수 기자
전광훈의 옆에서 유창한 영어 실력을 발휘하다 자유통일당 1호 인재로 영입돼 최고위원에 임명된 노태정 전도사도 전광훈의 구속 다음 날인 25일 탈당을 선언했다.
노 전도사는 탈당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 이유에 대해 “자유통일당이 우리공화당과 합당을 추진하고 이를 언론 보도를 통해 기정사실화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되돌아보면 전광훈 구속 이전부터 노 전도사가 전광훈과 조금씩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전광훈은 미래통합당 창당 이후 보수의 분열을 자처했다는 비판 여론에 휩싸이자 어떻게든 보수 단일화를 반드시 이루겠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노 전도사는 지난 2월 10일 ‘조선일보 가짜뉴스 관련 자유통일당 긴급 기자회견’에서 “(보수 통합과 관련해) 모든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다”면서도 “단일화를 하겠다는 것이 우리 입장은 아니지만”이라며 선을 그었다. 해당 발언은 김문수TV를 통해 송출됐다.
이들은 ‘내려놓은’ 또는 ‘탈당’을 선택했지만 이미 어느 정도 자신들의 지지자를 확보해 놓은 상태다. 전광훈 주변 인물들은 전광훈의 몰락 여부를 지켜보며 눈치 싸움을 치열하게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지점이다.
전광훈의 불법성을 눈감고 협력하면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연임에 조력한 인물들 사이에서도 차기 대표회장이 되기 위해 누군가는 줄을 서고, 또 누군가는 그것으로 돈을 챙길 계산을 하고 있다는 소문도 들려온다.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한기총 운영발전기금 1억5천만 원을 납부해야 한다. 이 돈은 선거에서 떨어지더라도 받지 못한다.
한 한기총 관계자는 “한기총 대표회장 후보자로 두 명만 세워도 한기총에는 3억 원이 들어오는 셈”이라며 “누군가에게는 남는 장사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신천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단 전문사역자인 조믿음 바른미디어 대표는 “2014년경 확인한 신천지에서 떨어져 나간 아류만 해도 15명이 넘는다”고 했다. 조 대표는 “신천지를 이탈해 세력을 구축한 사람들을 신천지에서는 적그리스도로 분류하며, 이들의 명단을 따로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 박원순 서울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서울소재 신천지교회를 폐쇄하겠다고 밝힌 2월 2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천지예수교 서대문시온교회에서 방역업체 직원이 방역을 하고 있다. 2020.02.21. ⓒ김철수 기자
이만희와 사실혼 관계였던 김남희 씨가 최근 폭로를 하고 나온 배경에 대해서도 혹, 또 다른 세력 구축을 위한 것은 아닌지 의심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더군다나 1931년생인 이만희의 나이는 무려 아흔이다. 신천지는 아직 이만희 사후 후계구도를 정해놓지 못했다. 후계구도를 둘러싸고 신천지 내 춘추전국시대가 열릴지도 모를 일이다.
전광훈·이만희가 재촉한 탈종교화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지난 7일 발표한 ‘2020년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는 참담했다. 응답자의 64.9%가 한국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한 것이다. 개신교만 위기가 아니다. 지난해 11월 한국갤럽이 발표한 ‘한국인 종교 선호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 절반에 가까운 43%가 호감 가는 종교가 없다고 답했다.
연쇄적으로 종교의 탈을 쓴 집단의 일탈이 계속 사회에 암적인 존재로 거론되면서 개신교인들의 탈교회화 현상은 가속화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사건들이 종교 혐오증을 불러올 수도 있을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 본다.
종교가 종교로서 역할을 하지 못하고, 그 가치를 상실한 탓이다. 그런데도 참으로 속수무책이다. 오히려 종교의 패악질로 발생하는 이탈자를 막기 위해 많은 교회가 또 다른 공포심과 혐오를 무기로 삼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엄습해 오는 것은 매우 슬픈 일이다. 부디 기우이기를.
출처 [평화나무 리포트] 전광훈·이만희가 재촉한 탈종교화
'세상에 이럴수가 > 정치·사회·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본급 일부 회사에 기부…안하면 권고사직” (0) | 2020.03.01 |
---|---|
“미래한국당 저지, 정치개혁 완수 위한 선거연합 정당 제안” (0) | 2020.03.01 |
최민의 시사만평 - 시민과 좀비 (0) | 2020.03.01 |
KT&G ‘신약 독성’ 숨기고 부당합병 강행 의혹 (0) | 2020.02.26 |
중국인 입국 금지 했으면 코로나19 국내 확산 막았을까 (0) | 2020.0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