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시법 11조 개정안, 집회 자유 보장이 아닌 ‘권력기관 성역화’”
‘업무방해 가능성’ 들이대 집회 제동 우려
[민중의소리] 박지현 수습기자 | 발행 : 2020-03-06 19:01:21 | 수정 : 2020-03-06 19:01:21
시민사회단체들이 “국회가 집회로부터 권력기관을 성역화한다”며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11조 개정안을 반대하고 나섰다.
집시법 11조 폐지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6일 오전 국회 앞에서 ‘집시법 11조 개악 저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로 많은 시민이 건강과 안전을 위협받고 있는 이 시기에 국회는 민생법안을 우선한다는 명목으로 집시법 11조 개악 처리를 강행하려고 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집시법 11조는 청와대, 국무총리 공관 등 청사나 저택의 경계 지점으로부터 100m 이내의 장소에서 옥외집회나 시위를 해선 안 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2018년 헌법 재판소는 집시법 11조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렸다. 위험한 상황이 구체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도 예외 없이 집회를 금지하는 것은 필요한 범위를 넘어 ‘과도한 제한’이라는 판단이었다.
헌재 결정에 따라 2019년 12월 31일까지 집시법 11조에 대한 개정 시한이 주어졌지만 국회는 개정안을 논의도 하지 않은 채 2019년을 지나버렸다. 이에 올해 1월 1일부로 해당 조항의 효력을 잃은 상태다.
그런데 지난 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 법안소위에서 한 차례도 논의해오지 않았던 집시법 11조 개정안을 갑자기 처리하기로 합의했고, 이날 오후 행안위 전체회의에서 통과시켰다.
행안위에서 의결된 집시법 11조 개정안을 보면 기존 집시법 11조에 적시된 청와대 등 기존 집회 금지 장소를 그대로 두고 있다. 대신 이들 기관의 활동을 방해할 우려가 없는 경우, 또는 대규모 집회나 시위로 확산할 우려가 없는 경우에는 100m 이내에서 시위가 가능하다는 예외 사항을 한 줄 추가했다.
이에 대해 공동행동은 “현재 행안위에서 합의된 대안은 전혀 대안이 아니”라며 “예외적 허용 요건을 신설하여 집회의 자유와 공공의 안녕 사이에 조화를 모색한다는 취지지만, 그 허용 여부는 공권력에 달려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공권력의 판단에 따라 집회 허용 여부가 좌우되는 것은 허가제를 금지하는 헌법상 집회의 자유 원칙과도 전면 배치된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오민애 변호사는 “이중으로 우려가 없어야 한다고 하면서 정작 ‘우려’를 누구의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지, 결국은 신고를 접수하는 경찰의 자의적인 판단 여지만 넓혀 놓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집시법 11조에 의해 처벌받았던 피해자들도 반대하고 나섰다. 집시법 11조에 대한 위헌 제청을 제기한 정진우 권유하다 집행위원장은 “앞으로 또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피해자가 될지 생각하면 끔찍하다”며 “과거와 같이 피해자를 또 양산하고 권력기관에 호소하려는 국민들이 다시 주춤거리고 통제받아야 하는 개정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집행위원장은 2014년 6월 국무총리 공관 근처에서 세월호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청와대 만인 대회’ 집회에 참여했다가 구속돼 벌금형을 받았다. 그는 집시법 11조가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집시법 11조 재심 사건의 당사자인 김준호 기본소득당 대변인도 “경찰에 더 많은 권한을 주고 일부 위헌을 받은 장소만 교묘하게 삭제하는 것은 집회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에서 불필요한 악법”이라고 꼬집었다.
김준호 대변인 역시 같은 ‘청와대 만인 대회’ 집회에 참석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벌금형을 받았다. 집시법 11조의 헌법불합치 판결 후, 그는 재심을 청구해 무죄를 선고 받았다.
랑희 인권운동공간 활 활동가는 “집시법 11조 개정안은 오히려 법으로 기본권을 침해하는 공권력의 남용을 보장한다”며 집시법 11조 개정안의 폐기를 주장했다.
출처 “집시법 11조 개정안, 집회 자유 보장이 아닌 ‘권력기관 성역화’”
‘업무방해 가능성’ 들이대 집회 제동 우려
[민중의소리] 박지현 수습기자 | 발행 : 2020-03-06 19:01:21 | 수정 : 2020-03-06 19:01:21
▲ '집시법 11조 폐지 공동행동'은 6일 오전 국회 정문 앞에서 집시법 11조 개악 저지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집시법 11조 폐지 공동행동
시민사회단체들이 “국회가 집회로부터 권력기관을 성역화한다”며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11조 개정안을 반대하고 나섰다.
집시법 11조 폐지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6일 오전 국회 앞에서 ‘집시법 11조 개악 저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로 많은 시민이 건강과 안전을 위협받고 있는 이 시기에 국회는 민생법안을 우선한다는 명목으로 집시법 11조 개악 처리를 강행하려고 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집시법 11조는 청와대, 국무총리 공관 등 청사나 저택의 경계 지점으로부터 100m 이내의 장소에서 옥외집회나 시위를 해선 안 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2018년 헌법 재판소는 집시법 11조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렸다. 위험한 상황이 구체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도 예외 없이 집회를 금지하는 것은 필요한 범위를 넘어 ‘과도한 제한’이라는 판단이었다.
헌재 결정에 따라 2019년 12월 31일까지 집시법 11조에 대한 개정 시한이 주어졌지만 국회는 개정안을 논의도 하지 않은 채 2019년을 지나버렸다. 이에 올해 1월 1일부로 해당 조항의 효력을 잃은 상태다.
그런데 지난 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 법안소위에서 한 차례도 논의해오지 않았던 집시법 11조 개정안을 갑자기 처리하기로 합의했고, 이날 오후 행안위 전체회의에서 통과시켰다.
행안위에서 의결된 집시법 11조 개정안을 보면 기존 집시법 11조에 적시된 청와대 등 기존 집회 금지 장소를 그대로 두고 있다. 대신 이들 기관의 활동을 방해할 우려가 없는 경우, 또는 대규모 집회나 시위로 확산할 우려가 없는 경우에는 100m 이내에서 시위가 가능하다는 예외 사항을 한 줄 추가했다.
이에 대해 공동행동은 “현재 행안위에서 합의된 대안은 전혀 대안이 아니”라며 “예외적 허용 요건을 신설하여 집회의 자유와 공공의 안녕 사이에 조화를 모색한다는 취지지만, 그 허용 여부는 공권력에 달려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공권력의 판단에 따라 집회 허용 여부가 좌우되는 것은 허가제를 금지하는 헌법상 집회의 자유 원칙과도 전면 배치된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오민애 변호사는 “이중으로 우려가 없어야 한다고 하면서 정작 ‘우려’를 누구의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지, 결국은 신고를 접수하는 경찰의 자의적인 판단 여지만 넓혀 놓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집시법 11조에 의해 처벌받았던 피해자들도 반대하고 나섰다. 집시법 11조에 대한 위헌 제청을 제기한 정진우 권유하다 집행위원장은 “앞으로 또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피해자가 될지 생각하면 끔찍하다”며 “과거와 같이 피해자를 또 양산하고 권력기관에 호소하려는 국민들이 다시 주춤거리고 통제받아야 하는 개정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집행위원장은 2014년 6월 국무총리 공관 근처에서 세월호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청와대 만인 대회’ 집회에 참여했다가 구속돼 벌금형을 받았다. 그는 집시법 11조가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집시법 11조 재심 사건의 당사자인 김준호 기본소득당 대변인도 “경찰에 더 많은 권한을 주고 일부 위헌을 받은 장소만 교묘하게 삭제하는 것은 집회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에서 불필요한 악법”이라고 꼬집었다.
김준호 대변인 역시 같은 ‘청와대 만인 대회’ 집회에 참석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벌금형을 받았다. 집시법 11조의 헌법불합치 판결 후, 그는 재심을 청구해 무죄를 선고 받았다.
랑희 인권운동공간 활 활동가는 “집시법 11조 개정안은 오히려 법으로 기본권을 침해하는 공권력의 남용을 보장한다”며 집시법 11조 개정안의 폐기를 주장했다.
출처 “집시법 11조 개정안, 집회 자유 보장이 아닌 ‘권력기관 성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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