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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정치·사회·경제

서민이 ‘온리 원 서울시장’ 꼽았던 윤희숙, 이틀 째 ‘전태일 정신’ 모욕

서민이 ‘온리 원 서울시장’ 꼽았던 윤희숙, 이틀 째 ‘전태일 정신’ 모욕
끝없는 궤변…근로기준법 만든 게 ‘국부’라 떠받드는 ‘이승만 국회’ 아닌가
[고발뉴스닷컴] 하성태 기자 | 승인 : 2020.11.14 13:28:46 | 수정 : 2020.11.14 13:43:49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중소기업의 주 52시간 전면 적용을 연기 하는게 전태일 정신을 진정으로 잇는 것이라는 황당무계한 주장을 내놨습니다. 전태일 열사 50주기, 찬물을 끼얹는 무지몽매함의 극치를 보여주었습니다. (...)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은 세상과 담을 쌓고 살지 않는다면 할 수 없는 말입니다. 아직도 노동자들의 고혈을 짜는 장시간 노동으로 기업 경영이 이뤄져야 한다는 식의 저열한 인식이 노동자들의 노동권과 대한민국 경제를 후진적으로 만든다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

전태일 열사가 지옥처럼 벗어나고자 했던 그 세상을 바로 윤희숙 의원은 원하고 있습니다. 전태일의 이름을 욕되게 하지 마십시오. 다시는 그 입으로 전태일을 언급하지 말기 바랍니다.”


13일 정의당 조혜민 대변인이 내놓은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 전태일 열사 이름을 욕되게 하지 마시라’란 제목의 논평 중 일부다. 이날 윤 의원이 페이스북에 “52시간 근로 중소기업 전면적용을 코로나 극복 이후로 연기하는 게 전태일 정신을 진정으로 잇는 것”이라고 주장(☞ 관련 기사 : <“주52시간제 연기가 전태일 정신” 50주기에 훼손한 윤희숙>)한데 대한 강한 반박이었다.

▲ 13일 오후 서울 종로 청계천에서 '전태일 열사 50주기 "인간답게 살고 싶다!" 11.13 전태일들의 행진'에 참가한 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공동투쟁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전태일 기념관을 지나 청와대로 행진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무지몽매함’, ‘저열한 인식’ 등 거친 표현이 난무했다. 그만큼 윤 의원의 궤변이 불쾌했다는 의도가 십분 반영된 논평이었다. 정의당뿐 만이 아니었다. 다수 언론 역시 ‘전태일 50주기’에 맞춰 ‘친기업 정서’를 대변한 윤 의원의 주장에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빠질 순 없었다. 민주당은 김현정 노동대변인 명의 논평에서 윤 의원의 주장을 ‘궤변’이라 규정하며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노동자들을 혹사하지 말라!’라는 전태일 열사의 외침이 어떻게 주 52시간 도입을 연기하라는 것으로 들리는지 분노를 넘어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의당과 마찬가지로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은 전태일 열사의 정신을 더 이상 왜곡하기도, 모독하지도 말기 바랍니다”란 경고(?)도 곁들였다. 이러한 비판의 회초리론 부족했던 걸까. 윤 의원이 14일 재차 관련 글을 게재하며 재반박에 나섰다. 특히 여당 대변인을 콕 짚어 언급하며 “저야말로 실소를 금치 못했습니다”라고 맞섰다. 윤 의원의 논리는 이랬다.


반성 없는 어느 경제 전문가의 궤변

“전태일 열사의 정신은 근로자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라는 것인데, 코로나로 절벽에 몰린 중소기업에 52시간제를 굳이 칼같이 전면 적용해 근로자의 일자리를 뺏고 길거리로 내모는 게 전태일 정신입니까? 이게 무슨 이념적 허세입니까?

운동권 써클이 아니라 국가 운영의 책임을 공유하는 거대여당이 됐으면 이제 제발 도그마와 허세는 버리십시오. 2년에 최저임금을 29% 올려 알바 청년들 일자리를 그만큼 뺏고 주문기계 제조업자들만 배불렸으면 정신 차릴 때도 되지 않았습니까?”


역시나 ‘운동권’을 등장시켰다. 아니나 다를까 최저임금 타령이 이어졌다. 박정희 정권 하에서 동대문 평화시장 여공들이 하루 14시간 노동, 임금 50원으로 버텼던 상황을 눈곱만큼이라도 공감하려고 했다면 나올 수 없는 주장이었다. 윤 의원은 이어 당시 근로기준법이 앞서 나갔다는 취지의 전날 주장을 이어갔다.

“1998년 우리나라 근로시간은 연 2,880시간에 달했습니다. 중진국 반열에 오른 지 한참 지났는데도 지금보다 거의 1,000시간이 많은 수준이었습니다. 1953년 현실과 동떨어진 법을 만들어 산업화 기간 동안 사실상 사문화됐기 때문입니다.

애당초 현실적인 근로기준법을 만들어 준수하고 경제발전에 따라 법을 보수해왔다면 장시간 노동 국가라는 오명은 없었을 것입니다. 그 당시 선배들에게는 나라가 가난했고 지적인프라도 척박했다는 변명이라도 있었지만 현실을 외면한 정책을 고집하는 지금의 여당은 무슨 핑계가 있습니까?”


▲ 지난달 20일 오전 광주 북구 오룡동 정부광주합동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광주지방국세청,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목포본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사진=광주전남사진기자회 제공, 뉴시스>

그러니까, 윤 의원의 주장은 애초 근로기준법에 ‘일일 14시간 노동’을 명시하고 그에 따라 임금을 단계적으로 인상했어야 했다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그 법을 만든 것이 바로 국민의힘이 ‘국부’라 떠받드는 ‘이승만 국회’였고, 그에 따라 사측의 반인권적인 노동을 강요하고 허용한 것이 바로 ‘전직 대통령 박근혜’의 아버지 박정희였다.

근로기준법을 사문화한 것이야말로 ‘국가 경제발전’을 국민들의 인권과 바꿔치기한 두 정권의 탐욕이었고. ‘경제학 박사’ 윤 의원에게 필요한 것은 경제 지식이 아니라 일말의 현대사 공부가 아닐까. 윤 의원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갔다. 앞서 언급한 ‘운동권’과 연결 지으려는 듯 강성노조 운운한 대목이었다.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대폭인상, 임대차3법 등으로 살이 부스러질 만큼 부스러진 우리 경제를 홀랑 태워먹기까지 하지 않으려면, 일자리 없애는 것을 전태일 정신으로 둔갑시키고 강성노조편만 들며 전태일을 모욕하지 말고, 이 코로나 시대 작은 일자리도 절실한 국민들을 위해 일해 주십시오.”


민주노총의 기막힌 패러디

차라리 비정규직 문제를 걸고넘어지며 강성노조 운운했다면 일말의 접점이라도 생겼을 터. 문재인 정부 경제‧일자리 정책을 비판하기 위해 ‘전태일 정신’을 끌어들이는 궤변을 재차 반복한 윤 의원에게 과연 ‘노동자’와 ‘노동’이란, ‘인권’이란 어떤 의미일까. ‘전태일 50주기’ 임에도 불구하고 본질을 호도하는 주장으로 지지자들만 자극하면, 언론보도량만 늘리면 그만인 걸까.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는 최근 국민의힘 초선 의원 모임에서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누가 적합하냐는 질문에 “개인적으로 한 명만 말한다면 윤희숙 의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서민 교수에게 되묻고 싶어진다. 과연 지금도 윤희숙 의원이 ‘온리 원’이냐고.

▲ 서민 단국대학교 교수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 의원 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에 참석해 '야당의 길'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아울러 서민 교수에게 프로포즈를 받은 윤 교수에겐 민주노총의 패러디 글을 소개하는 바다. 윤 교수의 궤변이 화제를 모은 직후, 민주노총은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윤 교수의 주장을 고대로 반박하는 패러디 글을 게재해 관심을 모았다.

민주노총은 “의원님이 쓰신 글에 민주노총을 비롯 전태일 열사의 마음과 뜻을 이어가는 노동자들은 실은 별로 모욕감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의미없는 글이 그저 조금 웃겼을 뿐”이라며 “다만 관심이 고프신 것 같아서 언급해드립니다. 기사에 한 줄이라도 차용되면 좋을텐데, 언론노동자분들도 딱히 관심을 주진 않으실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라며 아래와 같은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윤 의원은 본인의 것과 비교해 명문에 가까운 이 글을 부디 찬찬히 읽어 보시기를.

“모든 노동자에게 노조할 권리가 주어지는 것이 이건희 회장의 정신을 진정으로 잇는 것”

21일 전, 노인 이건희는 유언도 남기지 못하고 스러졌습니다. 신자유주의 시대의 어둠으로 살다 간 그를 추모합니다.

노동조합 활동가로서의 역할을 자각하면서부터 저는 이건희를 떠올리면 반성과 다짐을 하게 됩니다. 거대자본 삼성은 1938년 일제강점기에 설립됐습니다. 주변 강대국에서 사카린을 밀수하며 성장한 삼성은 ‘무노조 경영’을 기업의 운영방침으로 채택했습니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독재정권에서, 조금의 이윤도 노동자들에게 나누어주지 않겠다는 인권과 철저히 괴리된 방침을 만듦으로 민주주의와 인권은 완전히 배제된 것이지요. 1970년대까지만 해도 정권과 자본이 하라면 인간으로서의 권리고, 노동자로서의 권리고 노동자들을 새벽부터 새벽까지 부려먹는 게 당연할 정도였으니까요.

살며 숟가락보다 무거운 것은 들어본 적도 없는 자본가 이건희로서는 근로기준법과 노동관계법이 버젓이 존재하는 게 얼마나 답답했을지 상상이 갑니다. 저는 그 답답함의 책임이 대부분 우리사회에 노동의 의미와 인간의 삶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 전태일 열사와 그를 사랑하며 그를 기억하는 수많은 노동자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노동자보다 자본가를 대변하면서 노동중심이라고 뻗대는 정부와 노동자를 비용으로 취급하는 기업풍토에서 노동자들의 투쟁이 큰 성과를 내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러니 왜 여전히 현장에선 노동자들이 죽어가고 노조를 만들었다고 해고당하고 사업장 규모가 작다고 근로기준법도 만들지 못하는 현실을 개탄만 하기보다 현재 시점에서 이건희와 삼성으로 대변되는 악덕 기업들이 다시는 나타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다짐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불과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전태일 3법 논의를 현장에서 죽어가고, 근로기준법도 적용받지 못하고, 노동조합도 만들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전면적용과 노조법 2조 개정,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10만 명의 국민들이 요구했습니다만 국민들을 위한 법을 만들겠다며 표를 구걸하던 의원들은 이 법안을 모른체하고 있습니다. 노동기본권의 최소한인 ILO 핵심협약마저 비준하지 않겠다며 버티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노동관계법을 개악해 노동자들의 삶을 더욱 나락으로 내몰겠다는 것이 기성 정치권들의 입장입니다.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서라며 말도 안되는 핑계를 대고 기업의 방어권이라는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말로 노동자들을 빨리 죽으라고 등떠미는 행태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재벌총수들의 이윤 극대화만 고집하거나, 노동자들의 삶의 고단함은 외면하고 재계의 욕심에만 집착하는 것은 경제발전이 아니라 생존권 침해라는 것은 기업을 위한답시고 정리해고와 파견법을 만들어 수많은 노동자의 일자리와 생명을 빼앗은 모 정당과 재벌, 그에 동조하는 현정부가 곱씹어야 할 교훈입니다.

노동중심의 사회를 만드는 것은 이 정부와 현 정치권에 기대하기 어려운 능력이라 이미 판명됐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그나마 전태일 열사 이후 많은 노동자들이 만들어온 기본권마저 후퇴시켜 노동자들을 나락으로 떨어뜨리지 않도록 노동개악을 즉시 중단하고 전태일 3법을 지금 즉시 제정해야 합니다.

#오랜만에_공식논평_아님 #이런_이슈에_공식논평을내기엔_민주노총이_엄청_바쁩니다 #사실_이런_관종떡밥엔_먹이를주면_안되는데 #글에_앞뒤가_없는건_원글에도_앞뒤가_없기때문 #관리자의_능력부족이_아닙니다 #드립의_마술사가_꿈이었지만 #윤의원님이_개드립의_연금술사시네요


출처  서민이 ‘온리 원 서울시장’ 꼽았던 윤희숙, 이틀 째 ‘전태일 정신’ 모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