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에 이럴수가/정치·사회·경제

조폭 행태 닮은 매경 장대환과 측근들

조폭 행태 닮은 매경 장대환과 측근들
[민중의소리] 하승수(변호사,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 | 발행 : 2020-09-20 13:00:38 | 수정 : 2020-09-21 09:22:23


▲ 장대환 전 MBN 회장. ⓒ뉴시스

2019년 10월 16일 열린 증권선물위원회 18차 회의. 분식회계 혐의를 받고 있던 MBN(주식회사 매일방송) 측에서 나와서 진술을 하는 자리였다.

MBN 분식회계 건은 매우 심각한 사안이었다. 단순한 분식회계가 아니라, 종편 승인을 받기 위해 직원 16명 명의를 빌려 차명으로 자기주식을 취득하고, 이를 은폐한 건이었다. 그런데 매경 장대환 회장의 측근으로 보이는 사람이 진술인으로 나와서 아래와 같이 얘기를 한다.

“제가 모시고 있는 OOO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음. 당시 상황에 대해서 OOO은 돈이 부족하다는 것은 아마 들었지만 이것을 어떻게 처리해야 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몰랐음.

△△△이 이런 일을 처리하고 사실 보고하는 스타일(style)이 아님. OOO은 회사의 재무회계는 물론 제작과 영업 이런 분야는 사실 신경 안 쓰심.

그런 문제는 △△△한테 전적으로 맡겨놨고, 이게 벌써 20년이 넘었음.

△△△은 본인이 여기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지겠다고 하고 그런 진술을 했음. 그리고 이미 검찰조사가 상당히 많이 진전되고 있으므로 행정처분만 내려주시길 부탁드림.”

여기서 000은 매경 장대환 회장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은 ㈜매일방송의 감사를 맡고 있던 이유상이었다. 쉽게 말해서 장대환 회장은 분식회계 등의 불법행위를 몰랐고, 이유상이 전적인 책임을 지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러니 고발대상에서만 빼 달라는 것이다.


조폭영화 떠올리게 하는
MBN의 장대환 회장 감추기

이 대목을 읽으면서 조폭 영화의 장면들이 떠올랐다.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다음에 누가 감옥에 갔다 올 것인지를 의논한다. 당연히 조폭 두목은 감옥에 안 가려고 하고, 그 밑에 있는 누군가가 책임지고 감옥을 간다. 그는 수사기관에서 ‘내가 알아서 다 했다. 두목은 몰랐다’라고 진술한다. 이런 영화의 장면이 떠오르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 그러나 조폭 사건에서 ‘조폭 두목은 관련이 없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면, MBN 사건에서 ‘장대환 회장은 관련없다’는 말도 마찬가지이다.

게다가 죄질이 매우 나쁘다. MBN 분식회계 사건은 분식회계 중에서도 최악의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MBN을 운영하는 ㈜매일방송은 자산규모가 4천억 원 남짓한 회사이다. 그런데 638억 원의 자기주식을 분식회계를 통해서 숨겼다. (검찰은 549억이라고 했는데, 매일방송은 2019년 감사보고서를 통해 다시 숫자를 밝혔다)

그 증거는 ㈜ 매일방송의 2019년 감사보고서에 명확하게 나온다. 회계를 모르는 사람도 쉽게 알 수 있는 내용이니 간단하게 설명하겠다. 재승인을 받기 직전인 2013년 말 기준 재무제표로 설명하겠다.

우선 ㈜매일방송은 외부투자금이 모자라서 대출을 받는다. 그런데 그 대출을 재무제표(대차대조표)에서 누락했다.

▲ ㈜매일방송 감사보고서 중에서. ⓒ기타

위에서 보는 것처럼, 2013년 재무제표에는 당초 89억3천6백만 원의 단기차입금이 기재되어 있었다. 그런데 실제로는 단기차입금 619억 3천 3백만 원이 더 존재했던 것이고, 이를 은폐하는 분식회계를 한 것이다.

그러다보니 부채규모도 당연히 은폐됐다. 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매일방송의 부채총계는 2013년 재무제표에는 211억 원으로 표시되어 있었지만, 실제로는 830억 원이었다.

▲ ㈜매일방송 감사보고서 중에서. ⓒ기타

이렇게 조작된 재무제표가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된 것이다.

그리고 직원 16명 명의로 주식을 취득한 것처럼 꾸몄지만, 실제로는 회사자금으로 자기주식을 취득한 부분도 재무제표에서는 은폐했다. 그러다가 2019년 감사보고서에서 수정됐다. 그 부분을 보면 이렇다.

▲ ㈜매일방송 감사보고서 중에서. ⓒ기타

위에서 보는 것처럼, 2013년 재무제표에는 자기주식이 하나도 없는 것으로 되어 있었지만, 실제로는 638억 4백만 원의 자기주식이 있었던 것이다. (2011년 기준으로는 611억 원의 자기주식이 누락되어 있었다)


㈜매일방송 경영진은 분식회계를 통해서 이런 사실을 은폐하고
종편 승인을 받고, 2014년과 2017년에는 재승인까지 받은 것이다.
이 정도면 국가를 기만한 것이고, 국민을 기만한 것이다.
웬만한 조폭보다도 더 심각하게 국가의 법질서를 무너뜨린 것이다.

만약 이런 사실을 방송통신위원회가 알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당연히 MBN은 종편심사에서 탈락했을 것이다. 승인을 할 수 있는 요건 자체가 안 되기 때문이다. 당초에 제출한 출자계획을 이행하지 못한 회사에게 종편 승인을 해 줄 수가 없다.

그런데 ㈜매일방송 경영진은 분식회계를 통해서 이런 사실을 은폐하고 종편 승인을 받고, 2014년과 2017년에는 재승인까지 받은 것이다. 이 정도면 국가를 기만한 것이고, 국민을 기만한 것이다. 웬만한 조폭보다도 더 심각하게 국가의 법질서를 무너뜨린 것이다.

▲ 서울 중구 MBN 사옥. ⓒ뉴스1

이런 엄청난 범죄행위가 자행됐는데, 대표이사 회장이 어떻게 모를 수 있다는 말인가? 한푼 두푼도 아니고 600억 원이 넘는 돈이 모자라서 회사자금을 동원해서 차명으로 메꿔 넣었다. 그것을 대표이사 회장이 몰랐다는 것은, 조폭 두목이 조직원 수백명이 동원된 폭력사건을 몰랐다는 것보다도 더 말이 안 된다.

그래도 증권선물위원회는 최소한의 상식은 있었던 것같다. 매경 장대환 회장의 측근들이 장대환 회장을 형사고발 대상에서 빼려고 애를 썼지만, 증권선물위원회는 2019년 10월 30일 장대환 회장을 형사고발했다. 그런데 검찰은 2019년 11월 12일 장대환 회장은 뺀 나머지만 기소했다.

어떤 사건에 대해서는 투망식 수사를 하고 무리한 기소를 하는 검찰이 거대족벌언론 앞에서는 봐주기를 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런 검찰권의 남용을 방관한다면, 이 나라는 민주공화국이 아니다.


어떤 사건에 대해서는 투망식 수사를 하고 무리한 기소를 하는 검찰이
거대족벌언론 앞에서는 봐주기를 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런 검찰권의 남용을 방관한다면,
이 나라는 민주공화국이 아니다.

매경 장대환 회장은 반드시 처벌을 받아야 한다. 다행히 공범들이 기소됐기 때문에, 분식회계 부분은 공소시효가 정지된 상태이다. 처벌이 가능하다. 그리고 방송통신위원회에 허위자료를 제출하고 2014년과 2017년에 종편 재승인을 받은 부분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로 처벌이 가능하다. (최초 승인은 공소시효가 지난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지난번 ‘하승수의 직격’ 글에서 밝힌 것처럼, ‘아무것도 모른다’던 MBN 장대환 전 회장이 36억 원의 퇴직금까지 챙겨서 ‘먹튀’를 한 부분에 대해서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업무상 배임)이 성립될 수 있다.

어쨌든 곧 고발장을 접수할 예정이다. 공은 검찰로 넘어갈 것이다. 검찰 전체의 명예를 걸고, 조폭보다 못한 매경 장대환 회장측의 행태를 더이상 방관하지 않기를 바란다.


출처  [하승수의 직격] 조폭 행태 닮은 매경 장대환과 측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