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에 이럴수가/내란음모 정치공작

비서 공씨와 통화 ‘제3의 인물’ 주목

비서 공씨와 통화 ‘제3의 인물’ 주목
경찰 ‘차명폰’ 통화내역 추적… “최구식 의원 소환은 검토 안해”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 입력 : 2011-12-04 21:58:15 | 수정 : 2011-12-05 00:08:30


한나라당 의원 비서의 10·26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공모씨(27) 등 관련자 4명을 구속하고 통화 내역과 계좌 추적에 나서는 등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경찰은 선관위와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 후보의 홈페이지를 마비시키라는 지시를 내린 ‘윗선’을 밝히는 데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특히 경찰 조사결과 범행 당일 공씨가 해커 강모씨(25)가 아닌 또 다른 인물과 통화한 정황이 포착돼 디도스 공격을 내린 실체가 밝혀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한나라당 비서와 해커의 관계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의 수행비서 공씨 등의 지시를 받고 디도스 공격을 감행한 강씨가 대표로 있는 대구의 정보기술(IT)업체 사무실을 3일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박원순 시장 측에서도 홈페이지 접속기록 등 증거자료를 4일 경찰에 제출함에 따라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 4일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로 한 경찰이 들어서고 있다. 경찰은 한나라당 의원의 비서 등이 관련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공격 사건에 다른 사람들이 관여했는지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경찰 조사결과 공씨와 강씨는 6개월에서 1년 전쯤 사이에 처음 만났다. 어떤 자리에서 어떻게 만났는지 아직 파악이 되지는 않지만 같은 진주 출신으로 가끔 안부전화를 할 만큼 가까운 사이로 발전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휴대전화 번호부에 공씨를 ‘공OO 형님’으로 저장해 놓은 강씨는 그가 최구식 의원실에서 일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강씨는 원래 PC방 사업을 했다. 체포된 공범 2명도 이때 만났다. 이후 그는 대구에 IT업체를 차렸다. 강씨가 운영하던 업체는 홈페이지 제작 등을 사업목적으로 두고 있었지만 지난3월에 법인을 만든 이후 매출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직원 7명에게 급여를 꼬박꼬박 지급했다. 강씨가 운영하던 업체는 신분증을 위조해 대포폰이나 대포통장 등을 만들어 불법 수익을 냈지만 실질적인 수입원은 인터넷 도박사이트로 추정된다고 경찰은 밝혔다. 범행이 시작된 10월25일에 강씨가 필리핀에 있었던 것도 카지노 프로그램 라이선스를 구입하기 위해서였다.

강씨는 이 과정에서 디도스 공격에 전문가적인 지식과 장비를 보유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도박사이트들이 경쟁 사이트의 영업을 방해하려고 디도스 공격을 하는 사례가 많고, 방어를 위해 더 강렬한 공격을 하는 성향이 있다고 전했다.


■ 차명폰 통화내역이 사건해결 열쇠

경찰은 현재 분석 중인 공씨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이 사건의 핵심을 풀어줄 열쇠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씨의 휴대전화가 본인 명의가 아닌 지인 명의의 이른바 ‘차명폰’이어서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정석화 사이버테러센터 수사실장은 4일 “공씨가 범행 일체를 부인하고 있어 범행 전후 행적을 토대로 혐의 내용을 시인하도록 하는 데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씨가 범행 과정에서 최 의원이나 한나라당 당직자 등과 통화한 내역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조사를 마친 뒤 밝히겠다”고 말했다. 공씨가 범행 전후 집중적으로 통화한 인물이 밝혀지면 배후 의혹은 상당 부분 해소될 가능성이 크다. 경찰은 최 의원의 소환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까지는 출국금지나 소환조사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경찰은 범행 자체를 부인하는 공씨의 자백을 이끌어내기 위해 계좌와 통화내역, e메일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해 놓았다. 경찰 조사결과 재·보선 전날인 25일 밤부터 공씨와 강씨 사이에는 3시간여 동안 수십통의 전화통화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공씨는 경찰조사에서 “강씨에게 지인의 사업에 투자를 해달라는 취지로 전화를 했을 뿐”이라고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강씨 등 3명은 경찰조사와 법원 영장실질심사에서 “선관위와 ‘원순닷컴’ 홈페이지를 공격해달라는 주문을 받았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공씨 등은 지난 10월26일 200여대의 좀비PC를 동원해 초당 263MB 용량의 대량 접속을 유발하는 디도스 공격을 해 약 2시간 동안 선관위 홈페이지 등을 마비시켜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출처 : 비서 공씨와 통화 ‘제3의 인물’ 주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