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에 이럴수가/내란음모 정치공작

선관위 공격, 8월부터 좀비PC 준비

선관위 공격, 8월부터 좀비PC 준비
자금 출처·윗선 개입 의혹
박홍두·정환보 기자 phd@kyunghyang.com | 입력 : 2011-12-04 22:40:03 | 수정 : 2011-12-05 00:10:37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한 강모씨(25) 등 해커들은 지난 8월부터 좀비PC(다른 사용자가 조종하도록 악의적으로 설정된 컴퓨터)를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 비서 공모씨(27)의 의뢰를 받고 이때 만든 좀비PC를 동원, 선관위 홈페이지를 공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현재까지 드러난 4명의 피의자 외에 제3자가 개입했을 가능성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가 2일 신청한 공씨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살펴보면 이들은 8월13일부터 10월22일까지 악성 프로그램을 제작해 유포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그램 유포에는 일반인이 동영상 다운로드용으로 흔히 쓰는 웹하드 사이트를 이용했다. 음란물 동영상과 악성 프로그램을 함께 올려놓고, 이를 다운로드받은 이의 컴퓨터가 좀비PC가 되게 하는 수법이다. 이들은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악성프로그램 유포 및 정보통신망 장애) 혐의로 3일 구속됐다.

민주당은 이날 한나라당 윗선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진상조사위원장인 백원우 의원(45)은 “징역형을 받을 수 있는 범죄를 8월부터 기획했는데 돈도 안 주고 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특히 범행이 공모된 시점은 최 의원이 당 홍보기획본부장으로 임명된 지 한 달 뒤라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상시적으로 공격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좀비PC를 확보해 두기 위해 선관위 공격 이전부터 준비했던 것이지 공씨가 8월부터 지시를 내렸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공씨와 강씨가 25일 밤 이후 3시간여 동안 수십차례 통화를 한 것도 확인했다. 공씨가 강씨에게 범행을 지시한 25일 밤부터 26일 새벽 사이 공씨 통화 내역이 배후 의혹을 해소해 줄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날 저녁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최구식 의원의 당 홍보기획본부장직 사퇴를 수용했다. 홍준표 대표는 “국민 여러분께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출처 : 선관위 공격, 8월부터 좀비PC 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