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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추악한 자본

‘요금 인하 여력 없다’던 이통 3사의 10년

[단독] ‘요금 인하 여력 없다’던 이통 3사의 10년
마케팅비 46조 쏟아붓고 과징금 3,963억 물어냈다
엄형준 기자 | 입력 2011.11.04 (금) 00:00 | 수정 2011.11.04 (금) 13:49


지난 10년간 정부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에 부과한 과징금 액수(공정거래위원회 제외)가 4,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업체가 관련 규정이나 가이드 라인을 어기고 불법·차별적 보조금을 지급한 데 따른 과징금이 3,200여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가입자 1인당 매출 감소, 망 투자 부담 증가 등을 이유로 요금 인하 여력이 없다고 발뺌하는 통신업체들이 정작 가입자를 뺏기 위해 매년 수조 원대의 마케팅비를 쏟아붓고 단속에 걸리면 과징금을 납부하는 소모적 경쟁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다.

3일 본지가 방송통신위원회를 통해 2002년부터 올해 10월까지 10년간 통신업체에 부과한 과징금 자료를 입수, 분석한 결과 전체 과징금 부과 건수는 158건, 총 과징금액은 3,963억1,160만원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는 ▲불법·차별적 보조금 지급에 대한 과징금이 3,221억4,700만원(53건) ▲유선인터넷 서비스 관련 위반 행위 138억4,500만원(20건) ▲이동전화 해지 및 번호이동 관련 위반 행위 46억2,760만원(15건) 등이었다.

통신사별로는 SK텔레콤이 2,027억56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KT(KT프리텔 포함) 1,347억8,700만원, LG유플러스가 588억1,900만원 순이었다.

불법·차별적 보조금 지급과 관련한 과징금은 ▲2002년 200억원 ▲2003년 320억2,000만원 ▲2004년 439억2,200만원 ▲2005년 500억원에서 ▲2006년 1,243억6,900만원으로 급증했다. 이 후 2007년 196억원으로 줄었다가 2008∼2009년엔 한 차례도 부과되지 않았다. 하지만 2010년 188억8,000만원, 올해 들어서는 10월 말 현재 136억원이 부과되며 다시 고개를 드는 추세다.

이 기간 통신 3사가 사용한 유·무선 마케팅비 총액은 무려 46조7,432억원에 달한다. 정부 역시 지난 10년간 과징금 부과만 되풀이할 뿐 통신업계의 과당 경쟁을 막을 수 있는 근본 해결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조차 “(방통위는) 과징금 부과를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온다.


출처 : http://www.segye.com/Articles/News/Economy/Article.asp?aid=20111103004782&ctg1=09&ctg2=&subctg1=09&subctg2=&cid=01010309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