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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노동과 삶

해고 7년 끝내려 김득중은 밥 굶고, 우린 인도로

해고 7년 끝내려 김득중은 밥 굶고, 우린 인도로
인도로 출국 전 전해온 손편지
[민중의소리] 윤충렬 금속노조 쌍용차 정비지회 부지회장 | 최종업데이트 2015-09-23 12:38:29


정리해고 저지 투쟁 이후 7년째 해고자 복직 투쟁을 하고 있는 쌍용차 노동자들. 오늘로 김득중 지부장은 24일째 단식 중이고, 김정욱 사무국장 등 5명은 대주주인 마힌드라 그룹이 있는 인도로 떠납니다. 출국하는 윤충렬 부지회장이 손편지를 보내왔습니다.

해고 투쟁 7년 이제는 끝내고 싶어요. 수많은 노숙농성(희망텐트, 대한문, 인수위, 새누리당사 앞 등), 송전탑 고공농성, 공장 굴뚝 농성을 거쳐 3번째 단식농성. 얼마나 더 해야 하나요.

공장 굴뚝 농성으로 6년 5개월 만에 첫 회사와 교섭을 진행하게 되었지요. 교섭이 진행되니 해고자들과 쌍용차 사태에 관심을 가지는 많은 시민들께서 교섭이 잘 되어 빠른 시일 내에 공장으로 복귀할 것이라 생각을 하셨는데, 8개월째 지지부진한 교섭을 진행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렇게 진행되니 올해 (이 교섭에서) 끝장을 내야 한다는 동료들의 바람과 지부장으로서의 책임감으로 단식이 진행되었지요.

이 투쟁은 지부장 혼자의 투쟁이 아닌 해고자 전원의 투쟁이니 단식을 할 수 있는 동지는 같이 하자고 했는데, 지부장의 의자가 워낙 강해서 혼자 하고 있지요. 오늘(22일)이 23일차 단식입니다. 김득중 지부장은 2013년 추석 때 대한문에서 저와 다른 동료, 사회단체 동지들과 집단 단식을 했는데 간이 좋지 않아 단식을 오래할 수가 없었는데 그때 단식 날짜와 지금 똑같이 되었네요. 끝장을 보겠다는 의지로 임하는 것 같은데 건강이 많이 걱정되네요.

회사는 저희가 해고되고나서 8.6 합의서도 지키지 않고 일체의 공식적인 접촉도 없었고, 해고자의 복직은 절대 불가라고 계속 강조해왔는데, 마힌드라 회장의 방문으로 회사의 입장이 바뀐 것 같아요.

윤충렬 금속노조 쌍용차 정비지회 부지회장이 인도로 원정 투쟁 가기 직전 민중의소리에 보낸 편지. ⓒ윤충렬 금속노조 쌍용차 정비지회 부지회장

교섭도 마힌드라 회장이 시작했고, 8개월동안 지지부진한 이 교섭을 마힌드라 회장이 결단을 내려 해결을 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인도 원정길에 참여합니다. 우리나라 경영진들은 자율경영이 보장되었다고 하지만 항상 그룹의 눈치를 많이 보니까요.

지금 회사는 티볼리가 아주 잘 나가고 있어요. 생산이 판매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요. 차량이 항상 잘 팔리지는 않아요. 잘 팔릴 때 많이 팔아야 하는데 이때까지의 쌍용자동차는 항상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어요. 지금도 빨리 인원 충원과 라인 증산을 해서 잘 나갈 때 많이 팔아야 해요. 이후에 차량 판매가 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고민을 많이 하다보니 항상 때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요. 잘 나갈 때 많이 팔고, 판 돈으로 다시 차량을 개발해야 회사가 발전하는데, 한 차종이 나오면 3~4년 후에 다른 차종이 나오는 회사가 쌍용이지요.

이번이 저는 회사와 해고자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적기라고 봐요. 회사는 인원이 필요하거든요. 이때 해고자들을 전원 복직시키겠다고 언론 발표하고 복직을 시키면 회사의 이미지와 광고 효과가 엄청 날 것 같아요.

지난번에 회사가 이미지를 바꾸겠다고 회사로고를 변경하려고 했어요. 비용이 1000억원 정도 든다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저는 이 돈 1000억원을 (회사 이미지 변경에) 쓸 필요 없이, 차량 개발비로 쓰고 해고자를 복직시키면 이 효과 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사실 이창근, 김정욱 동지의 굴뚝농성으로 티볼리의 간접광고 효과가 얼마였을까요? 쌍용자동차는 몰라도 티볼리라는 차명은 아는 분이 더 많아요. 그래서 회사가 교섭석상에서 결단을 내려주었으면 합니다. 인도 원정 투쟁은 마힌드라 회장을 만나러 가는 것이에요. 우리를 만난 마힌드라 회장이 결단을 내려주었으면 합니다.

만나줄지는 잘 모르겠지만 만날 수 있도록 또한 결단을 낼 수 있도록 인도 동지들과 저희 투쟁단이 함께 인도에서도 열심히 투쟁! 하려고 갑니다. 관심 가져주시고 응원 부탁드립니다. 화이팅! 투쟁! 승리!

22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노동자들 5명이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을 상대로 복직을 요구하기 위해 해외 원정투쟁에 나서는 희망비행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 원정투쟁단은 23일 인도로 출국한다. ⓒ김철수 기자


출처  [기고] 해고 7년 끝내려 김득중은 밥 굶고, 우린 인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