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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노동과 삶

‘하늘감옥’서 추석 맞는 노동자들

‘하늘감옥’서 추석 맞는 노동자들
기아차 고공농성 107일째
[민중의소리] 김도균 기자 | 최종업데이트 2015-09-26 09:19:24



"최정명 힘내라!" "한규협 힘내라!"

기아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 최정명(45), 한규협(41)씨가 국가인권위원회 옥상 광고탑 위에서 고공농성을 시작한 지 107일째.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25일 저녁에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 앞에서는 어김없이 투쟁승리 문화제가 열렸다.

그 어느 때보다 마음이 가볍고 넉넉해야 할 명절이지만 이날 현장을 찾은 이들의 마음은 편치만은 않았다.

양경수 기아차지부 화성지회 사내하청분회장은 "1년 중 가장 풍성해야 할 추석인데 2015년을 살아가는 노동자들의 마음은 너무도 많이 비어있다”며 “박근혜 졍부와 집권여당이 노동자들에게 하는 행태를 보면 이게 제대로 된 나라인지, 백성들이 그나마 편히 쉬었다는 한가위 명절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양 분회장은 "집권여당 대표라는 자는 '노동개혁 시작이 민주노총부터'라고 하는데 이 얼마나 뻔뻔하고 적반하장이냐”며 "노동개혁 시작은 정몽구부터, 재벌부터 해야 맞는 것 아니냐. 나라를 바로 잡는 건 대통령부터 바로 잡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현장을 찾은 노동자, 시민들은 평소보다 더 높게 손을 흔들어 농성 중인 '동지들'과 인사를 나눴다. 문화제는 전교조 선생님들의 율동 공연과 카드 섹션 그리고 시민사회 대표들의 연대 발언 등으로 진행됐다.

25일 오후 서울 중국 국가인권위원회 옥상 광고탑 위에서 107일째 농성 중인 기아차 비정규직 최정명, 한규협 씨가 불빛을 밝히며 건물 아래 광장에서 열린 문화제에 동참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고공농성 중인 최정명, 한규협씨도 불빛을 비추고 노래와 구호를 따라하며 문화제에 함께 했다.

최정명씨는 전화연결을 통해 “농성을 시작할 때는 추석 전에는 내려갈 수 있겠지 생각했는데,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오니 더 큰 결의가 필요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인생을 살면서 제일 높은 곳에서 추석을 보내게 됐지만 이렇게 싸워야 할 때 싸울 수 있어 다행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많은 동지들의 응원을 받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남은 투쟁이 더 힘들더라도 별로 힘들지 않게 싸울 수 있을 것 같다. 건강히 명절 잘 보내고 올라와서 힘있게 투쟁하자”고 서로를 격려했다.

추석을 앞두고 많은 전화를 받았다는 한규협씨는 "동지들과 같이 못해 미안하다는 말들, 추석 끝나고 다시 만나 함께 싸워 결론을 내자고는 말들에 그런 얘기에 힘이 났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위에서 지낸 107일처럼 잘 지내고 있을 것이다. 추석만큼은 가족들과 편히들 지내시고 다시 만나 노동개악과 불법파견에 맞서 투쟁하자”고 당부했다.

추석 연휴기간에도 고공농성이 진행되는 인권위 앞에서는 노동자·시민들의 지지방문이 이어질 것으로 알려졌고 추석 음식을 나누는 등 농성장에서의 추석을 만들어 갈 예정이다.

25일 오후 서울 중국 국가인권위원회 맞은 편 광장에서 열린 기아차 고공농성 107일 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인권위원회 옥상 광고탑에서 농성 중인 기아차 비정규직 최정명, 한규협씨를 응원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25일 오후 서울 중국 국가인권위원회 맞은 편 광장에서 열린 기아차 고공농성 107일 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카드섹션을 하며 인권위원회 옥상 광고탑에서 농성 중인 기아차 비정규직 최정명, 한규협 씨를 응원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출처  기아차 고공농성 107일째...‘하늘감옥’서 추석 맞는 노동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