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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이 아닌 역사를 위해 싸울 것”

“권력이 아닌 역사를 위해 싸울 것”
역사교수·교사·연구자 거리행동 나서
[민중의소리] 허수영 기자 | 최종업데이트 2015-10-24 20:35:24


24일 서울 서대문 독립공원에서 역사 교수, 교사, 연구자들이 한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민중의소리


전국의 현직 역사 교사, 교수, 연구자 3백여 명이 중고등학교 한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거리행동을 벌였다.

이들은 24일 오후 4시 서대문 독립공원에서 집회를 가진 뒤 마스크를 쓰고 거리를 행진하는 침묵시위를 벌였다.

이날 성명서에서 한국사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는 정부와 여당에 “일장춘몽 같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평생을 역사 연구와 교육에 매진하고 있는 우리를 더 이상 모욕하지 마라”며 “우리는 권력에 의해 함부로 짓이겨지고 치욕을 당해도 좋을 만큼 부끄럽지도 나약하지도 않다”고 경고했다.

이어 “지금 이 순간 우리는 역사 연구와 교육의 주체가 아닌 스스로 ‘역사’가 되고자 한다. 이 싸움은 진보와 보수 간의 이념전쟁이 아니라 권력과 학문의 싸움이자 전체주의와 민주주의 싸움”이라며 “우리는 권력이 아닌 역사를 위해 싸울 것이다. 학문의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다”고 선언했다.

발언에 나선 역사교사 전모씨는 “이런 일로 저 같은 사람이 거리에 나서는 일은 이번이 마지막이었으면 한다”며 “이 세상에 똑같은 아이가 한 명도 없다. 그렇게 다양한 아이들이 5년에 한 번씩 바뀌는 정권의 입맛에 맞춘 교과서로 교육받도록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원 박사과정에 있는 권모씨는 “저희가 하고 있는 공부의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너무 화가 난다”며 “저희가 하는 공부가 의미가 있고 보람이 있다는 것을 믿고 살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역사 교수, 교사, 연구자들은 서대문 독립공원에서 오후 6시 한국사교과서 국정화반대 촛불집회가 열리는 청계광장까지 행진을 벌였다.



출처  “권력이 아닌 역사를 위해 싸울 것” 역사교수·교사·연구자 거리행동 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