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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의원들 “교육장관 전화 피해 계속 현장 대기”

야당 의원들 “교육장관 전화 피해 계속 현장 대기”
브리핑 중 보수단체 난동
[민중의소리] 최지현 기자 | 최종업데이트 2015-10-26 13:59:46


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위한 비밀 태스크포스(TF)팀을 운영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26일 오전 비밀 TF팀 사무실이 있는 곳으로 추정되는 서울 동숭동 정부초청 외국인 장학생회관 앞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설훈 의원과 정의당 정진후 원내대표가 기자회견을 열고 비밀 TF팀 관련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교육부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위해 비밀리에 태스크포스(TF)를 운영했다는 의혹에 대해 ‘인력 충원’이라며 공식적인 업무 운영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라는 정황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야당 의원들은 국정교과서 비밀 TF 사무실로 추정되는 곳을 찾아 현장 확인과 공식 답변을 요구하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위원회 소속 야당 간사인 새정치연합 김태년 의원과 유은혜·설훈·안민석·배재정 의원, 정의당 정진후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은 26일 오전 10시10분께 서울 종로구 동숭동 정부초청 외국인 장학회관 앞에서 브리핑을 갖고 교육부 장관의 공식 답변이 올 때까지 현장에서 계속 대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야당 의원들은 전날 제보를 받고 저녁 8시경 TF 사무실로 추정되는 이곳을 곧바로 찾았으나 직원과 경찰 등에 가로 막혀 이틀째인 이날까지 계속 대치하고 있다.

현재 야당 의원들은 교육부 장관, 차관과의 전화통화를 게속 시도하고 있지만 연결이 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김태년 의원은 “장관이나 고위 관계자가 와서 이 사무처를 왜 사용했는지, 무엇을 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를 설명하고 납득시키면 저희가 여기에 있을 이유가 없다”면서 “장관에게 설명해달라고 요청해둔 상황이다. 답변을 보고 어떤 행동을 할지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야당 의원들은 현장을 공개하지 않고 경찰력을 앞세워 막아서는 것은 의정활동 방해라고도 지적했다. 김태년 의원은 “(여러 의혹에 대해) 문건까지 확보했는데 실제로 그러한지 확인하는 것은 국회의원으로서 정당한 의정활동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윤은혜 의원도 “경찰력을 누가, 왜, 어떤 요청을 했길래 이렇게 밤을 지세워서 80여명을 배치하는지 확인해야 할 것”이라며 “야당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방해하는 이런 상황에 대해서 적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새벽 교육부는 비밀리에 TF를 운영했다는 의혹에 대해 “효율적으로 업무를 추진하기 위해 현행 팀 인력을 보강해 10월 5일부터 한시적으로 국립국제교육원에 사무실을 마련했다”고 해명했으나, 이 주장은 석연치 않아 보인다.

정의당 정진후 의원은 TF 사무실에 ‘역사교과서 인계용’이라는 폴더가 있다며 “이것은 기존에 있었던 역사교육지원팀의 업무를 인수인계를 받아서 새 조직이 해당 폴더를 관리하며 일하는 것을 방증한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또 “11월 2일 행정예고까지 국민여론을 수렴해야 하는 그 기간동안 사실상 여론조작까지 한 게 아니냐는 강한 의구심 가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TF 구성에 대해서도 문제가 제기된다. 김태년 의원은 “TF를 구성할 때는 행정부 장관에게 요청하고 승인을 받게 돼있다. 그와 관련된 어떤 절차도 받지 않았다. 현재 단장으로 온 오석환 충북대 사무국장은 정식으로 파견 명령도 받지 않았고, 교육부 고위 관계자를 만나고 오더니 출장가야 한다고 하면서 나와 지금 여기서 일을 하고 있다”며 “규정에 위배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회관 출입구에는 그동안 없던 지문인식기가 일주일 전에 갑자기 새로 설치된 것으로도 확인됐다. 김태년 의원은 “교육부 직원 외엔 아무도 못 들어간다”며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공개되지 않고 있다고 업무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김태년 의원은 또 “교육부 직원들이 추석 직후 이 건물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했다. 그 흔한 협조요청 문서 하나 통보하지 않고 전화 한 통으로 바로 와서 사용했다”며 10월 5일부터 팀을 확대 개편했다는 교육부 해명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야당 의원들은 브리핑을 마친 뒤 옆 건물인 국립국제교육권에 들어가 다시 대책 회의 중이다. 앞서 같은 날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비공개 회의 자리에서 ‘국정화 TF’ 문제를 따져 묻기 위해 국회 교문위와 운영위원회 소집을 요구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브리핑 도중 보수단체 회원들 30여명이 몰려와 소란을 피웠다. 이들은 “도종환 나와라” “선동하지 말라”라고 소리치며 브리핑을 막으려고 했고, 이에 경찰은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제지했다. 야당 의원들이 회의를 하기 위해 자리에서 떠나자, 보수단체 회원들은 회관 앞에서 “국정교과서를 지지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이어나가고 있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정부초청 외국인 장학생 회관 앞에서 26일 보수단체가 국정교과서 지지 집회를 열었다. 회관 안에는 교육부의 비밀 TF사무실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민중의소리


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위한 비밀 태스크포스(TF)팀을 운영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26일 오전 비밀 TF팀 사무실이 있는 곳으로 추정되는 서울 동숭동 한국방송통신대 정부초청 외국인 장학생회관 앞에서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 의원들이 비밀 TF팀 관련 기자회견을 열자 어버이연합 회원들이 기자회견에 난입하다 경찰에게 끌려나오고 있다. ⓒ양지웅 기자


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위한 비밀 태스크포스(TF)팀을 운영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26일 오전 비밀 TF팀 사무실이 있는 곳으로 추정되는 서울 동숭동 정부초청 외국인 장학생회관의 한 방에 교육부 쇼핑백이라고 적힌 상자가 보이고 있다. ⓒ양지웅 기자




출처  야당 의원들 “교육장관 전화 피해 계속 현장 대기”···브리핑 중 보수단체 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