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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파견확대 피 토하라” 주문할 때, 20대 파견노동자 실명 참사

박근혜 “파견확대 피 토하라” 주문할 때, 20대 파견노동자 실명 참사
삼성전자 휴대폰 하청업체 파견 노동자
[민중의소리] 정웅재 기자 | 최종업데이트 2016-02-05 15:16:25


▶ 29세(여) 두 눈 실명 위기
▶ 29세(남) 두 눈 실명 위기
▶ 20세(남) 시야 결손 증상, 추적 검사 중
▶ 25세(남) 왼쪽 눈 실명, 오른쪽 눈 시력 손상

모두 삼성전자에 휴대폰 부품을 납품하는 경기도 부천 제조업체에서 파견노동자로 일하다 메틸알코올에 중독돼 시력 손상을 입은 20대 청년들이다. 사고를 인지한 고용노동부가 4일 저녁 긴급하게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알려졌다.


20대 파견노동자의 실명 사고와 박근혜

원청-하청-노동자로 이어지는 다단계 착취 구조, 생명과 안전보다 이윤을 중시하는 노동현장, 고용노동부의 부실한 감독 등이 빚어낸 안타까운 사고인데, 이 안타까운 일과 오버랩되는 인물이 있다. 바로 박근혜다.

박근혜는 청년 일자리 창출을 명분으로 파견 확대 등 노동개혁을 밀어붙이고 있는데, 3일 경기도 시흥시 시화국가산업단지에 있는 자동차 부품회사를 방문해서는 동행한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파견법 개정안 통과를 위해 국회에서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연설하라"는 지시까지 내렸다.

지시를 받은 새누리당 함진규, 김명연 의원은 피를 토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4일 국회 본회의에서 "하루빨리 노동 4법을 통과시켜 달라"고 발언했다.

▲ 박근혜가 3일 오후 경기도 시흥시 시화국가산업단지에 있는 한 자동차 부품 생산기업을 방문하고 있다. ⓒ뉴시스


박근혜는 기간제 사용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기간제법 개정안은 포기하면서, 제조업 뿌리 산업 파견을 허용하는 파견법 개정안 처리를 요구하고 있는데, 20대 파견 노동자들의 실명 위기 사건은 파견 확대 등 노동개혁이 가져올 미래를 바로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파견노동은 그 자체로 근로기준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중간착취'에 해당한다. 또 경기도 안산 반월공단, 인천 남동·부평공단 등에 있는 중소 제조업체들은 파견노동자를 대거 활용하고 있는데, 이들은 그야말로 무법지대에서 일하고 있다. 최저임금 수준의 저임금, 장시간 노동은 일상이고, 당일 날 출근길에 문자로 해고당하는 비인간적인 일도 발생한다. 4대 보험에도 가입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현행법상 제조업엔 파견이 금지돼 있는데 공단의 중소 제조업체들이 파견 노동을 쓰고 있는 건, 물량 증가 등 '일시 간헐적 사유가 있는 경우 최대 6개월까지' 파견 노동을 쓸 수 있다는 예외 조항 때문이다. 기업들은 이를 파고들어 파견을 6개월 이상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상시·지속적 업무임에도 불구하고 불법적으로 파견노동자를 쓰고 있다.

정부가 하려는 뿌리 산업 파견 허용은 이런 불법을 단속할 생각은 안 하고 '합법화'해주겠다는 것이다. 파견의 확대가 질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라면 또 모르겠지만, 현재 대부분의 파견 노동자들은 저임금, 고용불안에 시달리면서 열악한 작업환경에서 일하고 있다.


제대로 된 보호구도 없이 일 해
야간조 근무 때 고작 시급 5,700원
기계 쉼없이 돌리며 파견노동자 착취

이번에 사고를 당한 20대 파견 노동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제대로 된 보호구도 하지 않은 채 일을 하다 고농도의 메틸알코올 증기를 흡입해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용노동부가 전면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산업안전보건감독을 실시 중이다.)

메틸알코올은 투명·무색의 인화성 액체로 고농도에 노출될 경우 두통 및 중추신경계 장애가 유발되며 심할 경우 실명까지 올 수 있는 위험 물질이다. 해당 사업장에서는 알루미늄 절삭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해 절삭용제로 고농도의 메틸알코올을 사용했다.

이들은 주야 맞교대로 일하면서, 야간 조로 일할 때조차도 시급 5,700원밖에 못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안전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현장에서 쉼 없이 기계를 돌리면서 20대를 착취했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처참한 현실이다. 그러다 앞길 창창한 20대 청년들이 시력을 잃을 지경까지 이르렀다. 이런 현실을 두고 어떻게 파견 확대를 청년을 위한 노동개혁이라고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노동건강연대는 5일 성명을 내고 "이 사건은 박근혜 정부의 직무유기가 낳은 참사이며,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파견 노동자 확산 정책, 저임금·저질의 일자리, 위험하고 불안정한 일자리만 늘어나는 청년고용 정책이 가져올 디스토피아를 앞당겨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근혜는 자신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있기는 한가. 20대 청년들이 유해물질에 눈멀게 되는 상황을 더욱 확산시키고 싶은가. 박근혜는 이번 사건이 자신이 추구하는 노동 개악이 가져올 지옥의 단면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노동건강연대는 원청인 삼성의 책임 있는 자세도 주문했다. 노동건강연대는 "이 사건은 삼성전자의 3차 협력업체(하청업체)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한국 대기업의 다단계 하도급에 의존한 제품 생산의 비윤리성, 무책임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라며 "삼성전자는 하청업체의 노동조건과 노동자 권리 침해 여부를 일제히 확인해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노동건강연대 성명 전문 보러가기


출처  박 대통령 “파견확대 피 토하라” 주문할 때, 20대 파견노동자 실명 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