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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 사드 배치에 또 한 번 ‘일침’ “고통받지 않는 게 정책의 목적”

김제동, 사드 배치에 또 한 번 ‘일침’ “고통받지 않는 게 정책의 목적”
‘한반도 사드배치와 동북아의 평화’ 강연
[민중의소리] 지형원 기자 | 발행 : 2016-08-29 19:29:01 | 수정 : 2016-08-29 19:29:01


▲ 방송인 김제동이 2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사드의 한반도 배치와 동북아의 평화’를 주제로 강연을 앞두고 성당에 들어서며 수녀와 인사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방송인 김제동 씨가 29일 한반도 사드배치와 관련해 “단 한 사람의 시민도 고통받지 않게 하는 것이 국가 정책의 목적”이라고 지적했다.

김제동 씨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열린 ‘사드의 한반도 배치와 동북아의 평화’ 강연에서 “제가 성주에서 ‘옳고 그름을 떠나 누구나 그런(사드 반대) 견해를 이야기할 수 있다’고 한 적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성주에 갔을 때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이 아스팔트 위에 어르신”이라며 “찬성·반대 문제를 떠나 평생 농사지면서 그 땅을 지키고 살아오신 분들을 그렇게 만들면 곤란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어떤 일이나 정책이든지 사람들을 괴롭게 하면 다시 한 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모든 정책이) 행복해지자고 하는 일이고 그분들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 평화”라고 말했다.

김씨는 “예수께서 수천 명의 사람을 빵 5개와 작은 물고기 2마리로 모두 나눠 먹은 이야기가 있다”며 “그 이야기를 들으며 평화를 떠올린다”고 말을 이었다.

그는 “제 생각엔 수많은 사람이 (예수) 말을 듣다가 ‘나보다 배고픈 사람을 줘라’고 하면서 음식을 넘기고 넘기고 하다가 기적이 일어난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며 “의견이 다르더라도 무엇 하나라도 나눠 먹는 것이 평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계대전 당시 전쟁터에서 싸우던 병사들이 크리스마스 이브날 서로 캐럴을 부르자고 했을 때 모두가 아랑곳없이 노래를 불렀던 것도 기적”이라며 “의견이 다르더라도 무엇이든지 함께 나누는 것이 평화”라고 강조했다.


김제동 “손에 든 무기를 내려놓게 하는 것이 가장 큰 승리”

김씨는 사드와 관련해 “무기체계에 대해 무기로 대응하는 것이 옳은 일인가”라며 “사람 둘이서 싸울 때도 무언가(무기)를 더 많이 들고 싸우면 좋겠지만 가지고 있을 때 더 큰 피해가 예상 된다면 들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상대가) 손에 든 무기를 내려놓게 하는 것이 가장 큰 승리”라고 덧붙였다.

김제동 씨는 “지금 우리가 노력해야 15년 20년 후에 미국·중국이 비슷한 힘의 균형을 이루게 해 통일 한반도 시대를 열어야 한다”며 “(양국 간 균형을 맞춰야)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캐스팅보트(중간 결정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균형을 잡는 힘을 가지고 있어야 동북아에서 평화를 이끌 열쇠를 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균형 잡힌 힘을 가지려면 한반도 평화를 이뤄내 최소한 인구 7천만 정도로 내수 경제가 가능토록 해야 한다”며 “4차 산업혁명으로 전환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경제위기를 2차 산업혁명 수준인 북한에 국내의 2·3차 자본·기술을 사용하면 한국 경제가 4차로 가는 문명대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제동 씨의 강연을 듣는 동안 시민들은 시종일관 폭소와 기립박수를 멈추지 않았다.

이날 강연은 한국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장상협의회(이하 남장협의회)와 한국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이하 여장연합회)가 함께 주최하고 성주 군민 100여명(총 500여명)이 함께했다. 영상촬영과 언론 취재는 허락돼지 않았으나 미사 참석자에게 녹음 파일을 제공을 수 있었다.

성주사드배치 철회투쟁위원회 배은하 대변인은 “그간 서울에서 응원해준 인원들과 한반도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수도자들과 뜻을 함께하기 위해 방문했다”고 전했다. 성주 군민 중 40여명은 강연이 끝난 뒤 서울 광화문 세월호 단식 농성장을 찾아 유가족을 위로하기도 했다.


한국천주교 남녀 수도자들 “이웃 나라들과 공생의 길 찾아야”

강연을 마친 남장협의회·여장연합회는 이날 성명 발표를 통해 “되돌리기 어려운 국책사업이더라도 과오가 생김을 과감히 인정하라”며 “국민을 더 큰 불행에 빠뜨리기 전에 이웃 나라들과 공생의 길을 찾는 노력을 시작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드 제3부지 검토라며 성주 군민들에게 취한 일련의 일들은 성주 군민들 간 분열을 조장하는 것”이러며 “정부는 민주주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오해를 살만한 조치를 즉각 중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의 사드배치 결정을 강력 반발하는 미국 다음의 핵 보유 초강대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일관된 입장은 ‘동북아시아의 전략적 균형이 무너졌다’라는 것”이라며 “‘적대세력 간의 균형’에 바탕한 ‘평화’라는 것이 하나의 변수(사드 한국배치)로 쉽게 무너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일본의 군사적 효용성만 확인된 한국 사드배치는 동북아시아의 전략적 균형 와해”라며 “이로 인한 한반도 주변 초강대국 간의 핵 군비경쟁과 군사적 대결의 촉매로 작동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강연을 진행하는 동안 명동성당 앞에서는 극우 단체인 ‘엄마부대’ 회원들이 김제동 씨를 규탄하기도 했다.

▲ 왜창부대 주옥순 대표와 회원들이 2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드의 한반도 배치와 동북아의 평화’를 주제로 강연에 나선 방송인 김제동을 규탄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출처  김제동, 사드 배치에 또 한 번 ‘일침’ “고통받지 않는 게 정책의 목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