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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의 날’ 화려한 행사장, 바깥에는 내팽개쳐진 장애인들

‘사회복지의 날’ 화려한 행사장, 바깥에는 내팽개쳐진 장애인들
장애인들 “면담 요청합니다” 절절한 외침은 경찰 병력에 막혀
[민중의소리] 박소영 기자 | 발행 : 2016-09-07 21:22:09 | 수정 : 2016-09-07 21:22:09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이 7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제17회 사회복지의 날 기념식 및 제27회 전국사회복지대회에 앞서 행사장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에 의해 휠체어에서 끌어내려졌다. ⓒ제공 : 뉴시스


보건복지부가 사회복지의 날을 맞아 기념행사를 연 가운데 복지부 장관과의 면담을 요구하던 장애인들은 경찰 병력에 둘러싸인채 땅바닥에 내팽개쳐졌다. 행사장에는 “탄생의 순간부터 평생동안 생애주기별 맞춤형복지가 함께 합니다”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제 17회 사회복지의 날을 맞아 보건복지부는 7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사회복지 종사자들을 초청해 표창장을 수여하는 기념행사를 열었다. 행사에는 정진엽 복지부 장관을 비롯해 정의화 국회의장,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 700여명의 내외빈들이 참석했다.

기념사에 나선 정진엽 복지부 장관은 “흔히 복지의 완성된 모델로 ‘요람에서 무덤까지’란 말을 한다”면서 “정부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요람이 아니라 어머니 뱃속에서 생명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국민 모두가 체감하는 ‘평생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초연금 등 어르신들의 노후생활 보장 뿐 아니라 장애인과 빈곤 아동 등 복지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도 계속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장애인 활동가들, 복지부 장관 면담 요구했지만 경찰에 가로막혀

그러나 정작 대표적인 “복지 취약계층”인 장애인들의 “면담 요청” 외침은 경찰 병력에 둘러쌓여 행사장안까지 들리지 않았다.

이날 행사가 시작되기 전 행사장 밖에서는 “쓰레기 복지 폐기하고 장애인 생존권 보장하라”는 장애인들의 절절한 외침이 울려 퍼졌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 20여 명은 정 장관과의 면담을 요구했지만 수백여 명의 경찰병력에 가로막혀 행사장 근처에도 접근하지 못했다. 이들은 행사장 접근을 시도하다가 경찰에 의해 강제로 타고 있던 휠체어에서 끌어내려지기도 했다.

고립된 이들은 1시 20분께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복지를 복지로 부르지 못하는 사회복지의날'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장애인 정책을 비판하며 복지부 장관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은평 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용기 소장은 “오늘 사회복지의날을 맞이해 복지부 장관이 여기에 온다고 한다”면서 “처절하게 인권을 짓밟히는 장애인들이 있는데 그저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는데서 기념촬영하기 위한 정책을 한다는 게 너무나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문혜린 활동가는 “우리는 여기에 목숨을 구걸하러 나온 것이 아니”라면서 “복지부 장관을 만나서 장애인들이 살아가는데 무엇보다 기본적인 활동보조 예산을 제대로 반영하라고 말하러 나온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이 끝난 이후에도 정진엽 복지부 장관과의 면담을 기다리겠다며 행사장 밖에 남아있었지만 끝내 만나지 못했다.

사회복지의 날은 1999년 9월 7일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정 공포일을 기념하기 위한 날이다. 보건복지부는 매년 행사를 열어 사회복지 분야 종사자들을 치하하고, 복지에 대한 사명과 결의를 다짐한다.

▲ 7일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사회복지의 날 기념식에서 박근혜의 영상 메시지가 상영되고 있다. ⓒ민중의소리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장애인 단체 회원들이 7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제17회 사회복지의 날 기념식 및 제27회 전국사회복지대회에 앞서 행사장 앞에서 장애인들이 행사장 진입 막히자 그자리에서 중증장애인 복지 예산 확충과 보건복지부 장관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김철수 기자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장애인 단체 회원들이 7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제17회 사회복지의 날 기념식 및 제27회 전국사회복지대회에 앞서 행사장 앞에서 장애인들이 행사장 진입 막히자 그자리에서 복지를 복지로 부르지 못하는 제17회 사회복지의 날 기자회견을 진행 중증장애인 복지 예산 확충과 보건복지부 장관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김철수 기자



출처  ‘사회복지의 날’ 화려한 행사장, 바깥에는 내팽개쳐진 장애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