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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 청문회 어물쩡 넘어가면 안돼” 국가폭력발생 300일 문화제

“백남기 청문회 어물쩡 넘어가면 안돼” 국가폭력발생 300일 문화제
[현장] 민주화씨 “책임자 처벌까지 끝까지 함께 하자” 호소
[민중의소리] 이승훈 기자 | 발행 : 2016-09-08 22:59:11 | 수정 : 2016-09-08 22:59:11


▲ 8일 저녁 서울 혜화동 마로니에 공원에서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발생 300일 문화제에서 백남기 농민의 둘째달 민주화씨가 발언을 하고 있다. ⓒ김철수 기자

“얘기를 시작하자마자 눈물을 터뜨려서 죄송합니다. 300일 동안 함께 싸워주신 여러분들을 보니 울컥합니다. 여러분이 함께 이 오랜 시간 싸워준 덕분에 국회 청문회까지 오게 됐습니다. 뻔뻔한 책임자는 시기가 언제가 되었든, 마땅한 죄를 받으리라 생각합니다.”

‘국가폭력발생 300일 문화제’에서 백남기 농민의 차녀 백민주화씨는 “(책임자들이 처벌받는 날까지) 끝까지 함께 해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백남기 농민이 중태에 빠진지 300일째인 8일, 백남기대책위는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국가폭력발생 300일 문화제’를 열었다. 문화제에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과 시민 200여명이 참여해 촛불을 밝혔다. 이들은 “진상규명 청문회, 철저하게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오는 12일 백남기농민 국회 청문회가 열린다.

▲ 8일 저녁 서울 혜화동 마로니에 공원에서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발생 300일 문화제에 참석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철수 기자


300일 동안의 사투, 12일 단 하루의 청문회
“반드시 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는 청문회가 돼야한다”

지난 2015년, 쌀 폭락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어 보성에서부터 서울로 상경했던 백남기 농민은 민중총궐기에서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고 의식을 잃었다.

그의 두 딸과 농민들은 300일 동안 백남기 농민에 대한 국가폭력의 진실을 밝히고자 전국 곳곳을 돌아다녔다. 보성에서 서울까지 이어지는 16박 17일 도보순례, 매주 목요촛불 문화제, 청문회 개최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세월호 유가족과 더불어민주당 당사 점거 농성 그리고 서울대병원 앞에는 그의 쾌유를 비는 미사가 매일 열리고 있다. 그 결과 오는 12일 단 하루, 그토록 기다렸던 청문회가 개최된다.

정현찬 가톨릭농민회 회장은 “그동안 많은 국민들과 함께 우리 백남기 농민을 살려내라,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전국 곳곳을 다니면서 목이 터져라 외쳤다”며 “하지만 책임자는 300일이 되도록 한마디 말이 없다”고 한탄했다.

그는 “많은 국민들이 고통을 함께 나눠준 덕분에 12일 청문회를 열게 됐다”며 “어물쩍 넘어가는 청문회가 아닌 반드시 진실과 잘못을 밝히는 청문회가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회의원들에게 다시 한 번 더 촉구한다”며 “이번 청문회를 통해 책임자를 반드시 처벌하고, 다시는 국민들이 공권력에 억울함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8일 저녁 서울 혜화동 마로니에 공원에서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발생 300일 문화제에 무대에서 416가족합창단이 합창을 하고 있다. ⓒ김철수 기자

세월호 참사 유가족 ‘창현 아빠’ 이남석씨는 “‘안녕하십니까’라는 인사 한마디 나눌 수 없어 마음이 아프다”라며 “제주 강정, 밀양송전탑, 세월호 학살, 구의역·강남역 참사를 비롯해 지금 우리나라에 하루에만 40여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며 “그리고 백남기 어르신이 부당한 공권력에 의해 의식을 잃은 지 벌써 300일이 됐지만, 여전히 책임자는 말이 없다”고 개탄했다.

이남석씨는 “검찰과 경찰, 갖은 부정부패를 저지르고 있지만, 어느 것 하나 속 시원히 수사되는 사건은 없다”며 “우리는 죄를 지은 사람은 당연히 처벌받고, 열심히 일한 사람은 행복해질 수 있는 나라, 좋은 일하고 봉사하는 사람들은 대접받는 대한민국에 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10여년 전, 교통사고에 의해 처남이 7년간 누워 있다가 하늘나라로 갔다”며 “집에 한 사람이라도 아파 누워있으면 걱정과 근심이 생기고 웃음을 잃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백남기 어르신이 300일째 누워있고 그 누구도 사과 한마디 없다. 얼마나 마음이 아플지 백남기 어르신 가족을 조금은 이해한다”며 “청문회에서 국가폭력이 낱낱이 밝혀져 책임자들이 처벌받는 나라에 살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날 문화제는 흙수저당 청년들의 율동으로 분위기를 밝혔다. 이어 416합창단의 ‘잊지않을게’ 합창공연, 노동가수 박준, 경희대 풍물패의 공연이 이어졌다. 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은 촛불을 흔들며 300일 밤을 맞은 백남기 가족을 위로했다. 문화제 말미에는 농민들이 준비해 온 떡을 참가한 시민들과 나눠 먹었다.

한편, 오는 12일 열리는 청문회에서 야당은 경찰의 물대포 사용에 대한 위법성 등을 적극 제기할 예정이다. 특히 구은수 전 서울지방경찰청장과 신윤균 현 영등포경찰서장 등의 지휘라인과 직접 물대포를 살수한 경찰을 증인으로 소환한다. 또한 강신명 전 경찰청장을 증인으로 채택하는데 여당과 합의했지만, 실제 출석할지는 미지수다.


출처  “백남기 청문회 어물쩡 넘어가면 안돼” 국가폭력발생 300일 문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