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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정치·사회·경제

MB 도덕성 논란 다시 수면 위로

이념논쟁 잦아들자 묻혔던 ‘MB 도덕성’ 문제 다시 불거져
여당서도 현 정권과 본격 차별화 나서
[경향신문] 박영환 기자 | 입력 : 2012-06-12 21:38:42 | 수정 : 2012-06-12 21:38:42


이명박 대통령은 12일 일정을 잡지 않고 오는 17일부터 열흘간 예정된 중남미 4개국 순방을 준비했다. 국제회의 연설문을 다듬고, 정상회담 의제를 정리하며 외교 일정에 몰두하고 있지만 심중은 복잡하기만하다. 통합진보당 부정경선 문제로 촉발된 대북관 논쟁이 시들해지면서, 관심권 밖에 있던 이명박 정권 문제가 다시 국민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재부각된 청와대발 쟁점은 민간인 불법사찰, 내곡동 사저 헐값 매입 등 도덕성과 직결된 부분이다. 이제 대북 이슈 공세를 펴며 정치권의 논란에서 한 발 물러나 있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게다가 여권이 대선을 앞두고 정권과의 차별화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점은 더욱 골칫거리다.

검찰의 무혐의 처분은 내곡동 사저 헐값 매입 의혹을 오히려 부추겼다. 이 대통령 아들 시형씨가 6억원의 이득을 보는 등 문제가 드러났음에도 검찰은 부실 수사로 면죄부만 줬다는 비판여론이 커진 것이다. 그러자 새누리당이 “의혹해소를 위해 뭐든 할 것”이라며 먼저 특검수용 의사를 밝혔다. 민주통합당은 국정조사 후 청문회 추진을 요구한다.

민간인 불법사찰 문제도 재점화하고 있다. 검찰이 재수사 과정에서 조계종 고위급 스님에게도 사찰대상이었음을 통보하면서 불교계에 대한 불법사찰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사찰 시점은 2009년으로 불교계가 이명박 정부의 종교 차별에 조직적으로 저항하던 때다. 새누리당 진영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간인 불법사찰 방지를 위한 법안도 완성돼 곧 제출할 예정”이라며 당 차원의 차별화를 거론했다.

17대 대선 기간 이명박 후보 캠프에 떠돌던 BBK망령도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경준씨 기획입국설의 근거가 된 편지가 가짜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등장인물만 해도 캠프 상임특보였던 김병진 현 두원공대 총장, 당시 BBK대책팀장이었던 은진수 전 감사위원, 홍준표 전 한나라당 대표 등이다.

이 대통령이 사퇴 요구가 빗발쳤던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을 3년 임기로 재임시키기로 하면서 정권 초부터 고질적 병폐로 지적되던 인사 문제도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현 위원장은 ‘대한민국 인권상’을 3년 연속 북한 인권단체에 몰아주는 등 청와대와 적극적으로 코드를 맞춰왔다. 반면 용산참사에는 의견을 내지 않고, MBC <PD수첩>이나 미네르바 사건은 인권위 상임위에 회부하지도 않는 등 “낮은 수준의 인권 기준도 부합시키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재철 MBC 사장이 지난달 1일 35명에 이어 11일 최일구 부국장 등 노조원 34명에게 무더기 대기발령을 내면서 연합뉴스 등 언론사 파업도 여론의 관심을 끌고 있다.

현 정권 문제는 임기 말로 갈수록 여야 모두에 정리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청와대로서는 상황이 점점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출처 : 이념논쟁 잦아들자 묻혔던 ‘MB 도덕성’ 문제 다시 불거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