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성묘가는 길, IC까지 만든다
남이천 나들목에서 5분 거리에 ‘형님’ 아들 소유 농장과 MB 선영
네 차례 IC 설치 거부되다가, 지난해 이용인구 6배 늘려잡아 허가승인
[한겨레] 허재현 기자 | 등록 : 20111012 16:55 | 수정 : 20111013 11:02
한국도로공사가 이명박 대통령 일가의 선영이 있는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 주변에 남이천 나들목(IC)을 신설하는 것을 놓고 ‘이 대통령 일가의 성묫길 닦기용’이라는 의혹이 불거졌다.
민주당 박기춘 의원은 12일 국회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남이천 나들목에서 5분 거리에 이명박 대통령의 선영과 형님일가 소유의 영일울릉목장이 있다”며 “지난해 8월 중부고속도로 남이천 나들목 사업 허가 과정에서 경제 타당성 조사결과와 통계가 부풀려졌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천시가 중부고속도로 서이천 나들목과 일죽 나들목 사이에 남이천 나들목을 새로 만들어달라며 제출한 사업 신청서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도로공사가 행한 경제 타당성 평가가 1년여 만에 급변했다”고 지적했다.
신설되는 남이천 나들목은 이 대통령 일가의 선영 앞까지 뚫린 안평~송갈 간 도로와 연결된다. 남이천 나들목이 신설되면 이 대통령 일가는 선영에서 한참 떨어진 서이천 나들목을 이용할 필요가 없어져 성묫길이 더욱 편리해진다. 호법면의 선영에는 이명박 대통령 부모의 묘소가 있고 이 대통령 부부와 아들 시형씨, 이상득 전 국회의장 등은 지난 추석 때 헬기를 이용해 성묘를 다녀오기도 했다.
문제는 남이천 나들목이 제 구실을 하기 위한 충분한 교통량을 가지고 있느냐는 것이다. 이천시는 2004년부터 5차례 나들목 추가 건설 사업 신청을 냈지만 교통량이 적어 경제성이 없다는 판정을 받아 번번이 건설불가 결정이 나왔다. 실제 도로공사가 낸 관련 자료를 보면 도로공사는 2007년 “(남이천 나들목은) 나들목 배치 기준에 부합되지 않고 세력권 인구가 적어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하다”며 불가판정을 내렸다. 2009년에도 “제2경부선 건설에 따라 중부선 교통량의 30% 감소한다”며 비용편익비(B/C, 1.0 이상이면 타당)를 0.87로 산정, 경제적 타당성이 없다고 판정했다.
그러다 지난해 8월 이천시는 다시 한번 남이천 나들목 설치를 신청하고 결국 9월3일 허가승인을 받았다. 도로공사는 2009년 3,867대였던 남이천 나들목 1일 예상 교통량을 6,233대로 2배 가까이 늘려 잡았고, 2만명 수준이었던 나들목 이용 예상인구 역시 1년 만에 12만2869명으로 6배 가량 늘려잡았다.
박 의원은 이에 대해 “어떻게 1년 사이에 교통량이 2배 가까이 늘고, 인근의 인구가 6배로 늘 수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결국 남이천 나들목을 통해 대통령 퇴임 뒤 성묘 가는 길을 탄탄대로로 만들려고 타당성 없는 사업을 추진하는 것 아닌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 감사원 감사와 총리실 직무감찰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는 해명자료를 통해 “2008년 1차 건의시 경제성 부족(B/C=0.87) 등의 이유로 향후 주변개발 여건변화 등을 보아 가며 재협의하기로 하였으며, 2010년 8월 2차 신청시 그간 주변개발 여건변화 등으로 경제성이 확보(B/C=1.03)되었고, 이천시에서 IC설치비용(272억원) 전액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허가했다” 밝혔다.
한편, 이상득 의원은 남이천 나들목 건설 승인 뒤 돈벼락을 맞았다. <한국경제>의 1월 보도를 보면, 이 의원은 이천시 송갈리 주미리 일대에 영일울릉목장을 포함해 36개 필지 49만 8262㎡를 가족과 함께 소유하고 있는데 2010년 1월 79억 3279만원이던 공시지가가 나들목 건설 승인 뒤 450억원 정도로 뛴 것으로 추산된다.
<한겨레21>은 지난해 12월 "'이명박 도로'를 아시나요?" 보도에서 교통량이 많지 않은 안평~송갈 간 도로를 1차선에서 2차선으로 늘리는 공사와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 일가의 성묫길 넓혀주기 의혹이 일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상득 의원은 “1년에 두번 선영에 가는데, 이를 위해 남이천 나들목을 만들었다고 하면 나라가 망하는 것”이라며 “더욱이 서이천 나들목에서 선영까지의 거리는 7㎞지만, 남이천 나들목을 거쳐 선영까지 가는 거리는 15㎞로 오히려 더 멀다”고 관련성을 부인했다. 그는 “이천 남부지역 주민들이 서이천 나들목을 통해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데 따른 불편함을 이유로 2003년부터 (남이천 나들목 사업) 민원을 제기한 것”이라며 “인근에 골프장이 생기면서 골프장 4곳이 100억원, 경기도 110억원, 이천시 110억 등 320억원을 부담하겠다고 해 남이천 나들목을 만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허재현·김외현 기자 catalunia@hani.co.kr
남이천 나들목에서 5분 거리에 ‘형님’ 아들 소유 농장과 MB 선영
네 차례 IC 설치 거부되다가, 지난해 이용인구 6배 늘려잡아 허가승인
[한겨레] 허재현 기자 | 등록 : 20111012 16:55 | 수정 : 20111013 11:02
▲ 2010년 12월8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 안평~송갈 간 도로 확포장 공사 현장. 오른쪽 지붕이 보이는 곳이 이명박 대통령의 선영이 있는 영일울릉목장이다. 한겨레 김정효 기자 |
한국도로공사가 이명박 대통령 일가의 선영이 있는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 주변에 남이천 나들목(IC)을 신설하는 것을 놓고 ‘이 대통령 일가의 성묫길 닦기용’이라는 의혹이 불거졌다.
민주당 박기춘 의원은 12일 국회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남이천 나들목에서 5분 거리에 이명박 대통령의 선영과 형님일가 소유의 영일울릉목장이 있다”며 “지난해 8월 중부고속도로 남이천 나들목 사업 허가 과정에서 경제 타당성 조사결과와 통계가 부풀려졌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천시가 중부고속도로 서이천 나들목과 일죽 나들목 사이에 남이천 나들목을 새로 만들어달라며 제출한 사업 신청서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도로공사가 행한 경제 타당성 평가가 1년여 만에 급변했다”고 지적했다.
신설되는 남이천 나들목은 이 대통령 일가의 선영 앞까지 뚫린 안평~송갈 간 도로와 연결된다. 남이천 나들목이 신설되면 이 대통령 일가는 선영에서 한참 떨어진 서이천 나들목을 이용할 필요가 없어져 성묫길이 더욱 편리해진다. 호법면의 선영에는 이명박 대통령 부모의 묘소가 있고 이 대통령 부부와 아들 시형씨, 이상득 전 국회의장 등은 지난 추석 때 헬기를 이용해 성묘를 다녀오기도 했다.
▲ 남이천 나들목이 설치되는 부분을 나타낸 지도. X 자 표시된 곳이 이명박 선영 있는 곳. |
문제는 남이천 나들목이 제 구실을 하기 위한 충분한 교통량을 가지고 있느냐는 것이다. 이천시는 2004년부터 5차례 나들목 추가 건설 사업 신청을 냈지만 교통량이 적어 경제성이 없다는 판정을 받아 번번이 건설불가 결정이 나왔다. 실제 도로공사가 낸 관련 자료를 보면 도로공사는 2007년 “(남이천 나들목은) 나들목 배치 기준에 부합되지 않고 세력권 인구가 적어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하다”며 불가판정을 내렸다. 2009년에도 “제2경부선 건설에 따라 중부선 교통량의 30% 감소한다”며 비용편익비(B/C, 1.0 이상이면 타당)를 0.87로 산정, 경제적 타당성이 없다고 판정했다.
그러다 지난해 8월 이천시는 다시 한번 남이천 나들목 설치를 신청하고 결국 9월3일 허가승인을 받았다. 도로공사는 2009년 3,867대였던 남이천 나들목 1일 예상 교통량을 6,233대로 2배 가까이 늘려 잡았고, 2만명 수준이었던 나들목 이용 예상인구 역시 1년 만에 12만2869명으로 6배 가량 늘려잡았다.
▲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에 있는 이명박 대통령 부모의 묘. 사진 김두규 우석대 교양학부 교수 제공 |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는 해명자료를 통해 “2008년 1차 건의시 경제성 부족(B/C=0.87) 등의 이유로 향후 주변개발 여건변화 등을 보아 가며 재협의하기로 하였으며, 2010년 8월 2차 신청시 그간 주변개발 여건변화 등으로 경제성이 확보(B/C=1.03)되었고, 이천시에서 IC설치비용(272억원) 전액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허가했다” 밝혔다.
한편, 이상득 의원은 남이천 나들목 건설 승인 뒤 돈벼락을 맞았다. <한국경제>의 1월 보도를 보면, 이 의원은 이천시 송갈리 주미리 일대에 영일울릉목장을 포함해 36개 필지 49만 8262㎡를 가족과 함께 소유하고 있는데 2010년 1월 79억 3279만원이던 공시지가가 나들목 건설 승인 뒤 450억원 정도로 뛴 것으로 추산된다.
<한겨레21>은 지난해 12월 "'이명박 도로'를 아시나요?" 보도에서 교통량이 많지 않은 안평~송갈 간 도로를 1차선에서 2차선으로 늘리는 공사와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 일가의 성묫길 넓혀주기 의혹이 일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상득 의원은 “1년에 두번 선영에 가는데, 이를 위해 남이천 나들목을 만들었다고 하면 나라가 망하는 것”이라며 “더욱이 서이천 나들목에서 선영까지의 거리는 7㎞지만, 남이천 나들목을 거쳐 선영까지 가는 거리는 15㎞로 오히려 더 멀다”고 관련성을 부인했다. 그는 “이천 남부지역 주민들이 서이천 나들목을 통해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데 따른 불편함을 이유로 2003년부터 (남이천 나들목 사업) 민원을 제기한 것”이라며 “인근에 골프장이 생기면서 골프장 4곳이 100억원, 경기도 110억원, 이천시 110억 등 320억원을 부담하겠다고 해 남이천 나들목을 만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허재현·김외현 기자 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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