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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정치·사회·경제

2차 희망버스 - [2신 보강 : 9일 오후 4시 40분]

[2신 보강 : 9일 오후 4시 40분]

참가자 늘어 10대 증편... 희망버스 195대 부산으로 출발


▲ 전국 각 희망버스 출발지역 ⓒ 고정미
9일 오후 전국 각지의 '희망버스'가 부산을 향해 출발했다.

이날 185일째 부산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에서 일방적인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농성하는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을 지지하기 위해, 전국 43개 지역의 시민 수 천여 명이 195대의 희망 버스에 올랐다(원래는 농성 185일째에 맞춰 185대를 계획했으나 희망버스 탑승을 원하는 시민들이 늘어 10대를 증편했다). 제주 시민들은 '희망 비행기'에 올랐고, 강원도와 영남 지역에서는 '희망 봉고' 50대가 출발했다.

서울에서는 오후 1시 45분께 희망버스 66대가 시민 2500명을 태우고 부산으로 향했다. '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2차 희망버스'라는 문구가 붙은 각각의 버스에는, 인권활동가들이 별도로 '무지개버스', '희망의 밥차', '장애인 연대 버스' 등의 이름을 붙여 희망과 연대의 마음을 담았다.

출발 전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로 들어가는 길목인 영도대교에서 검문이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지만, 희망버스에는 활기가 넘쳤다. 2차 희망버스 기획단의 송경동 시인은 "우리 모두 승리합시다, 우리 모두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 닥쳐도 기쁜 마음과 넉넉한 마음을 잃지 맙시다"라고 말했다.

희망버스 8호차에 탄 45명의 참가자들은 연령도, 직업도, 희망버스를 타게 된 사연도 모두 다양했다. 직장인·대학생·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이 함께했다. 이들은 다른 참가자들의 환호와 박수소리 속에 자기소개를 했다. 16살과 18살인 두 딸과 함께 온 한 참가자는 "교육이 특별한 게 아니다"라며 "김진숙 지도위원이 하루 빨리 무사히 좋은 결과를 가지고 내려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해결 안 되면, 여름휴가로 1850대 희망버스로 가자"

▲ 희망버스 출발을 앞두고 참가자들이 슈퍼크레인 로봇 티셔츠를 팔고있습니다. ⓒ 홍현진

1차 희망버스에서는 직장 동료와 함께 탔다는 한 참가자는 이번에는 부인과 함께 참가했다. 그는 "사측도 쉽게 끝내지 않을 것이고, 김진숙 지도위원도 쉽게 내려오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번에 해결되지 않는다면 4주 후에는 여름휴가로 1850대의 희망버스로 가자"고 말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에서 마련한 희망버스 6호차에 오른 대학생 황유나(23)씨는 "청소노동자 파업에만 신경 쓰느라 1차 희망버스에는 오르지 못해서, 가슴이 아팠다"며 "사람들이 많아야 힘이 나기에 2차 희망버스에 올랐다, 12일 계절학기 중간고사 시험인데 버스 안에서 공부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진중공업 회장 외국 가서 청문회장에 오지 않아도 정부는 데려올 의지가 없다"며 "합법적인 쟁의권 얻었어도 경찰은 용역업체에서 폭력 행사하는 것도 보고만 있다, 이번에 희망버스 탄 사람들이 부산에 가서 정부의 비민주성을 절실히 느끼고 올 것"이라고 말했다.



'2차 희망버스' 185대가 35m 높이 85크레인 위에서 185일째 농성중인 김진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산본부 지도위원과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들을 만나기 위해 출발한 가운데, 9일 오후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 경찰버스가 이중으로 에워싸고 있다. ⓒ 유성호

한편, 희망버스 행사가 예정돼 있는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와 부산역 등지에는 경찰 병력이 배치돼 검문검색이 이뤄지는 등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전의경 93개 중대 7000명이 동원됐다.

영도조선소 앞 도로는 경찰버스 차벽이 이중으로 설치돼 봉쇄된 상태다. 그동안 해고자들과 시민들의 집회가 열렸던 인근 아파트 단지에도 경찰이 삼엄한 경비를 펼치고 있다. 부산 영도경찰서는 오후 6시부터 영도조선소로 이어지는 길목인 봉래로터리와 SK주유소 사이 2km 구간에 대해 통제한다.

부산 시내 곳곳에는 한진중공업 협력사 임직원들이 내건 '한진중공업을 살리겠습니다', '배고파서 못살겠다, 한진중공업 살려내자' 등의 펼침막이 내걸렸다.

▲ 희망버스 참가자가 준비해 온 계란, 귀여운 그림이 그려져있다. (6743님께서 엄지뉴스 #5505로 전송해주신 사진) ⓒ 67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