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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정치·사회·경제

2차 희망버스 - [4신 보강 : 9일 오후 8시 19분]

[4신 보강 : 9일 오후 8시 19분]

"남편이 배 못 만드니, 아내들이 종이배 만들었다"


▲ 한진중공업 가족대책위 소속 가족들이 9일 오후 부산 중구 부산역광장에서 열린 '희망과 연대의 콘서트'에서 정리해고 철회와 공권력 투입 반대 등을 요구하며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 유성호

▲ 경찰이 '2차 희망버스'의 거리행진과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서 열릴 집회를 불허한 가운데, 9일 오후 부산역광장에서 열린 '희망과 연대의 콘서트'에 참가자들이 우비와 우산을 쓴채 멋진 공연을 지켜보고 있다. ⓒ 유성호

오후 7시 부산역광장에서 '부산 희망과 연대의 콘서트'가 시작됐다.

야당 관계자, 대학생, 현대자동차와 쌍용자동차 노동자 등 희망버스 참가자들과 부산 시민 등 1000명이 모인 가운데, 부산 민예총 풍물위원회의 비나리 공연을 시작으로 갖가지 문화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서울 등에서 출발한 희망버스는 속속 부산역광장에 도착하고 있다.

사회자 김형식씨는 참가자들의 함성을 유도하며 "이 함성은 바람을 타고 85호 크레인 위의 김진숙 지도위원에게 전달됐을 것"이라며 "경찰이 막으면 돌아서라도 가야 한다, 오늘 잔치판을 벌이자, 마음껏 즐기자"고 말했다.

부산 영도구 주민 40여 명은 '희망버스 여러분을 환영한다'는 펼침막을 내걸었다. 하상윤 영도 고가도로 결사반대 투쟁위원회 위원장은 "한진중공업은 부산과 영도 경제에 기여해왔다, 한진중공업이 성장한 것은 노동자들이 노력한 대가"라며 "(그런데) 회사는 시설을 필리핀 수빅조선소로 옮겨갔다"고 지적했다.


격려 메시지 담은 종이배, 김진숙에게 전달한다

한진중공업 가족대책위 회원 20여명은 부산역광장에서 '힘없는 노동자에게 희망을', '희망을 넘어 승리로', '다시 소금꽃 피우고 싶다' 등의 피켓을 들었다. 이들은 희망버스 참가자들에게 줄 희망엽서 1만 장과 종이배 1만개를 준비했다. 영도조선소 앞에는 우체통을 준비했다.

도경정 위원장은 "남편들은 조선소에서 배를 만드는 사람들이다, 지금은 배를 못 만드니, 우리가 종이배를 만들었다"며 "희망버스 참가자들에게 김진숙 지도위원과 조합원들을 위한 격려 메시지를 종이배와 희망엽서에 받아, 내일 김진숙 지도위원에게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폭우 속에서 부산역광장 분수대가 가동되는 것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한 시민은 "부산역 광장 분수대는 한여름 더운 날이 아니고는 시끄러운 분수대를 가동하지 않는다"며 "장대비 속에서 분수대를 가동하는 것은 희망버스의 집회 소리를 시민들에게 전달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산역광장 관리실 관계자는 "분수대 위에 많은 사람들이 올라가면, 내려앉을 위험성이 있다"며 "집회로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오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비오는 날 분수대를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4당 관계자들도 이날 집회에 대거 참석했다. 민주당에서는 정동영·천정배·조배숙 최고위원, 문학진 의원, 김정길 행정자치부 장관이 참석했다. 또한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도 폭우 속에서 자리를 지켰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서천호 부산경찰청장이 '한진중공업 앞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그곳까지 가는 것을 막겠다'고 했다"며 "평화적인 행진, 집회의 자유, 시위대의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부드럽게 관리해달라고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