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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정치·사회·경제

2차 희망버스 - [3신 : 9일 오후 6시 50분]

[3신 : 9일 오후 6시 50분]

속속 부산 도착... 희망버스는 '희망노래방'


▲ 전국 40여개 지역에서 출발한 '2차 희명버스' 참가자들이 9일 오후 부산 중구 부산역광장에서 열린 '희망과 연대의 콘서트'에서 출연자들의 멋진 공연을 즐기고 있다. ⓒ 유성호

▲ 김진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산본부 지도위원을 응원하는 '희망과 연대의 콘서트'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9일 오후 부산 중구 부산역광장에서 영도구 주민들이 희망버스를 환영하는 현수막을 들어보이며 참가자들을 맞이하고 있다. ⓒ 유성호

▲ 서울지역에서 출발한 '2차 희명버스' 참가자들이 9일 오후 부산 중구 부산역광장에 도착한 뒤, '희망과 연대의 콘서트'에 참석하기 위해 버스에서 내리고 있다. ⓒ 유성호

전국 각지에서 출발한 희망버스들이 폭우가 몰아치는 부산에 속속 도착하고 있다. 오후 7시부터 부산역 광장에서는 '부산 희망과 연대의 콘서트'가 진행되고 있다. 무대에서는 벌써부터 웃통을 벗고 비보잉을 하는 등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부산 시민을 포함해 1만 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부산에 닿은 희망버스 8호차 안에서는 3년차 커플인 보육교사 이소영(25)씨와 경찰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홍석주(28)씨가 나란히 앉아 김진숙 지도위원의 <소금꽃나무>를 읽고 있었다.

홍씨는 최근 이 책을 읽으면서 김진숙 지도위원과 한진중공업 사태를 알게 됐다면서 "예전에는 사회문제에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그러한 부채감 때문에 뭐라도 해야만 할 것 같아서 희망버스를 타게 됐다"고 말했다. 경찰이 되고 싶은 홍씨는 부산에서 공권력이 실제로 어떻게 집행되고 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직장인 박한조(47)씨도 '부채의식' 때문에 희망버스에 올랐다. 박씨의 옆자리에는 고등학교 1학년 아들 상우(17) 군이 곤히 잠들어 있었다. 박씨가 상우 군을 데리고 '현장'에 가는 것은 2008년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 이후 처음이다.

전날 야근을 하고 왔다는 박씨는 "평소 아들에게 거의 간섭을 안 하는 편인데, 이 사회는 혼자 사는 게 아니라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고 느끼게 하고 싶어서 같이 왔다"며 "그동안 사회 문제에 참여하지 못해 미안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조금이라도 힘이 된다면 마음이 편할 것 같다"고 전했다.

'2차 희명버스' 참가한 학생들이 9일 오후 부산 중구 부산역광장에서 열린 '희망과 연대의 콘서트'에서 정리해고 철회와 공권력 투입 반대 등을 요구하며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 유성호

▲ 김진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산본부 지도위원을 응원하는 '희망과 연대의 콘서트'가 부산역광장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9일 오후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울산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이 희망의 자전거를 타고 부산역광장에 도착하고 있다. ⓒ 유성호


'희망 노래방'이 된 희망버스 8호차

6호차에 탄 강대훈(28)씨는 "방송이나 주류언론에서 한진중공업 관련 보도는 거의 볼 수 없지만 인터넷과 트위터를 통해서 김진숙 위원의 소식을 접하고 사람들이 분노와 측은지심을 느껴 많은 사람들이 참석한 것 같다"며 "지금처럼 관심을 갖고 행동하면 이 사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희망버스는 경찰이 부산역과 영도조선소 주변을 삼엄하게 경비하고 있다는 소식에도 흥겨운 분위기였다. 희망버스 8호차는 '희망노래방'이 됐다. 참가자 모두가 노래를 불렀다. 언론사 기자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대학졸업생 정명화(25)씨는 "버스 타기 전에 경직되고 무거운 분위기가 아닐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는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6호차에 탄 자유기고가 김희연(35)씨는 "비는 많이 오지만 옆 사람들과 얘기도 많이 하고 노래도 하고 시도 낭송하고 흥겨운 분위기"라고 말했다. 3호차에서는 주먹밥 만들기로 시끌벅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