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지표 뒤죽박죽됐다
중앙일보 | 최현철 | 입력 2011.03.21 03:01 | 수정 2011.03.21 08:02
동일본 대지진으로 한반도 지표가 뒤죽박죽된 것으로 확인됐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측량의 기준점들이 한 방향으로 이동한 것이 아니라 여러 방향으로 틀어져버려 위치정보 산출에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지적공사 산하 지적연구원은 전국 70여 개 측량 기준점 가운데 40여 개를 조사한 결과, 거의 대부분이 본래 위치에서 벗어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이 중 1㎝ 이상 움직인 곳도 16개에 달했다.
더 큰 문제는 기준점들이 모두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고 제각각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점이다. 예컨대 독도는 북동쪽으로 3.2㎝ 움직인 반면, 마라도는 북서쪽으로 2.1㎝가량 움직였다.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의 경우 남동쪽으로 1.6㎝움직였고, 울산은 북서쪽 방향으로 2.4㎝ 틀어졌다.
이에 앞서 천문연구원은 16일 "GPS 관측 결과 한반도가 최대 5㎝ 동쪽으로 이동했으며 일본과 가까울수록 많이 움직였다"고 발표했다. 이는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을 받지 않아 움직이지 않은 외국의 지표면과 비교해 한반도의 움직임을 나타낸 것이다. 반면 이번 지적연구원의 측정은 국내 각 기준점들의 움직임을 직접 측량한 결과다.
지적연구원 박병운 박사는 "한반도 지표면이 움직였다고 해도 같은 방향, 같은 비율로 움직였다면 큰 문제가 될 것은 없다"며 "그러나 지표면이 구겨진 것처럼 일관된 방향성 없이 마구 움직였기 때문에 앞으로 위치 표시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먼저 생기는 문제가 땅의 소유권 문제다. 지표면의 점들이 제각기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 만큼 넓은 토지의 경우 서류상 면적과 실제 면적 사이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를 바로잡아줄 기준점마저 흔들렸기 때문에 자동 복구도 안 된다는 것이다. 지적공사 관계자는 "앞으로 민원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기준점이 모호해져 난처해졌다"고 말했다.
국가 인프라인 상시관측점 좌표가 엉클어진 점도 문제다. 상시관측점은 모든 지도 표시와 측량의 기준점이다. 나머지 위치들은 이 기준점을 중심으로 측정을 해서 위치를 표시하게 된다.
이 때문에 상시관측점의 좌표는 밀리미터(㎜) 단위로 정밀하게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이 점들의 좌표가 틀어진 만큼 지도를 다시 그려야 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 내비게이션 등을 사용하는 데도 정밀한 위치 표시가 어려울 것으로 지적연구원은 분석했다. 이에 따라 이번 기회에 실제와 맞지 않는 지적도와 측량점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현재의 지적도는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져 실제 지표상 위치와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관련법 개정이 진행 중이나 지지부진한 상태다. 지적공사 박상갑 지적선진화부장은 "이번 지진으로 기존 지적도와 실제 위치가 더 크게 차이가 난 만큼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지적도 개선 사업을 빨리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측량기준점 : 지도 제작, 건설·토목공사용 도면 작성이나 측량을 하는 데 기준이 되는 점. 이 중 국가가 직접 측정해 관리하는 기준점을 국가기준점이라 부른다. 국가기준점은 전국 7만 개 지점에 표지석을 세워 관리한다. 1호 측량기준점은 국토지리정보원이 위치한 경기도 수원시 청사 앞에 있다.
중앙일보 | 최현철 | 입력 2011.03.21 03:01 | 수정 2011.03.21 08:02
동일본 대지진으로 한반도 지표가 뒤죽박죽된 것으로 확인됐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측량의 기준점들이 한 방향으로 이동한 것이 아니라 여러 방향으로 틀어져버려 위치정보 산출에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지적공사 산하 지적연구원은 전국 70여 개 측량 기준점 가운데 40여 개를 조사한 결과, 거의 대부분이 본래 위치에서 벗어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이 중 1㎝ 이상 움직인 곳도 16개에 달했다.
더 큰 문제는 기준점들이 모두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고 제각각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점이다. 예컨대 독도는 북동쪽으로 3.2㎝ 움직인 반면, 마라도는 북서쪽으로 2.1㎝가량 움직였다.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의 경우 남동쪽으로 1.6㎝움직였고, 울산은 북서쪽 방향으로 2.4㎝ 틀어졌다.
이에 앞서 천문연구원은 16일 "GPS 관측 결과 한반도가 최대 5㎝ 동쪽으로 이동했으며 일본과 가까울수록 많이 움직였다"고 발표했다. 이는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을 받지 않아 움직이지 않은 외국의 지표면과 비교해 한반도의 움직임을 나타낸 것이다. 반면 이번 지적연구원의 측정은 국내 각 기준점들의 움직임을 직접 측량한 결과다.
지적연구원 박병운 박사는 "한반도 지표면이 움직였다고 해도 같은 방향, 같은 비율로 움직였다면 큰 문제가 될 것은 없다"며 "그러나 지표면이 구겨진 것처럼 일관된 방향성 없이 마구 움직였기 때문에 앞으로 위치 표시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먼저 생기는 문제가 땅의 소유권 문제다. 지표면의 점들이 제각기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 만큼 넓은 토지의 경우 서류상 면적과 실제 면적 사이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를 바로잡아줄 기준점마저 흔들렸기 때문에 자동 복구도 안 된다는 것이다. 지적공사 관계자는 "앞으로 민원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기준점이 모호해져 난처해졌다"고 말했다.
국가 인프라인 상시관측점 좌표가 엉클어진 점도 문제다. 상시관측점은 모든 지도 표시와 측량의 기준점이다. 나머지 위치들은 이 기준점을 중심으로 측정을 해서 위치를 표시하게 된다.
이 때문에 상시관측점의 좌표는 밀리미터(㎜) 단위로 정밀하게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이 점들의 좌표가 틀어진 만큼 지도를 다시 그려야 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 내비게이션 등을 사용하는 데도 정밀한 위치 표시가 어려울 것으로 지적연구원은 분석했다. 이에 따라 이번 기회에 실제와 맞지 않는 지적도와 측량점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현재의 지적도는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져 실제 지표상 위치와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관련법 개정이 진행 중이나 지지부진한 상태다. 지적공사 박상갑 지적선진화부장은 "이번 지진으로 기존 지적도와 실제 위치가 더 크게 차이가 난 만큼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지적도 개선 사업을 빨리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측량기준점 : 지도 제작, 건설·토목공사용 도면 작성이나 측량을 하는 데 기준이 되는 점. 이 중 국가가 직접 측정해 관리하는 기준점을 국가기준점이라 부른다. 국가기준점은 전국 7만 개 지점에 표지석을 세워 관리한다. 1호 측량기준점은 국토지리정보원이 위치한 경기도 수원시 청사 앞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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