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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정치·사회·경제

국민건강보다 미국 농부 사생활이 중요?

"사생활 보호 문제로 미 광우병 농장 방문 못해"
미국에 파견된 조사단 방문 막혀..."정부가 국민불안 가중" 지적
[오마아뉴스] 선대식 기자 12.05.04 17:45 | 최종 업데이트 12.05.04 17:50


▲ 트럭으로 막힌 미국 가축 사체 처리장 입구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구성된 민관 현지 조사단이 방문한 캘리포니아주 프레즈노의 가축 사체 처리장 진입로가 트럭으로 가로막혀 있고 경비원이 서 있다. 처리장 측은 한국 취재진의 접근을 막았다. ⓒ 연합뉴스

"농장주가 (조사를) 원치 않는다. 프라이버시(사생활 보호) 문제가 작용된 것 같다."

4일 오후 여인홍 농림수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의 말이다. 미국에 파견된 조사단이 광우병 소가 발견된 농장을 조사하지 못하는 이유가 미국 농장주의 사생활 보호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산 쇠고기와 광우병에 대한 국민 불안이 극심한 상황에서 정부 당국자의 발언이 안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실상 광우병 발생 농장 조사 어려워... "프라이버시 문제"

정부는 조사단을 파견하면서 "우리나라로 수출되는 쇠고기의 안정성을 직접 확인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조사단은 광우병 발생 농장을 조사하지 못했다. 대신 제3의 장소에서 농장주와 면담을 하는 데 그쳤다. 여인홍 실장은 "조사단은 미국 정부에서 조사했던 자료를 가지고 농장주에게 궁금한 것을 물어봤고,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결국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견되면, 검역단을 파견하여 현지실사에 참여하겠다"는 2008년 정부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은 셈이다. 정부는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견되면, 즉각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을 두고 수입 중단 재량권이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현지실사에 참여하지 못한 것을 두고는 해명조차 못하고 있다.

여인홍 실장은 또한 "방역 프로그램을 돌리려면 농장에서 협조를 잘해줘야 한다"며 "언론에서 스트레스를 주면, 농장주가 (광우병에 걸린 소를) 신고를 안 할 확률이 있고 프로그램이 깨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 힘들게 하면, (발병을) 숨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언론 취재로 인한 농장주의 스트레스로 미국의 광우병 방역체계가 깨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지금까지 "미국의 방역시스템이 완벽하다"는 정부의 설명과 배치되는 것이다.

여인홍 실장의 안일한 발언은 계속됐다. 그는 "5일 조사단은 한국으로 쇠고기를 수출하는 도축장 1곳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전체 40여 곳 중 왜 1곳만 방문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여인홍 실장는 "한 군데만 보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3시간 뒤 농식품부는 "수출용이 아니라 내수용 도축장"이라고 정정했다.

정부의 안일한 상황 인식은 이미 여러 차례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박상표 정책국장은 지난 2일 토론회에서 "정부 역할은 식품안전을 보장하고 국민 불안을 안심시키는 것이지만, 현 정부는 국민에게 신뢰를 주기는커녕 국민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출처 : "사생활 보호 문제로 미 광우병 농장 방문 못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