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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박정희·박근혜

[단독] 국회서 <그녀에게> 지원 괴문서 나돌아..."유신공주 아닌 육영수 딸로 부각시키자"

[1주년 단독]국회서 <그녀에게> 지원 괴문서 나돌아
"유신공주 아닌 육영수 딸로 부각시키자"

국회서 영화 <그녀에게> 관련 보고 문서 나돌아...박 후보측 '공식 부인'
[오마이스타] 이미나, 조경이 | 12.08.24 09:22 | 최종 업데이트 12.08.24 09:41


▲ 영화 <그녀에게> 관련, <오마이스타>가 단독 입수한 문건 ⓒ 오마이스타

고 육영수 여사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퍼스트레이디-그녀에게>(이하 <그녀에게>)를 대선정국 홍보에 전략적으로 활용할 것을 건의하는 괴문서가 공개됐다. 고 육영수 여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이자, 최근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된 박근혜 의원의 어머니로, 1974년 8·15 광복절 행사 도중 암살당한 인물이다.

8월 초 <오마이스타>는 국회에서 한 문건을 단독 입수했다. '영화 <그녀에게> 관련 보고'라는 제목의 이 문건에는 문건 작성자가 <그녀에게>의 제작사 대표와 만났다는 내용과 함께 영화를 통해 대선에 앞서 '박 후보'를 홍보하자는 건의사항이 담겨 있다.

문건을 자세히 살펴보면, 작성자는 7월 9일 <그녀에게> 제작사인 주기석 드라마뱅크 대표와 만났다고 적었다. 그는 "(<그녀에게>가) 11월 29일 육여사 88세(희수) 탄생기념일에 맞춰 개봉"한다며 "영화 개봉 못지않게 홍보가 중요. 그에 앞서 여러 이슈를 발굴해 계속 홍보할 계획"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예산 45억원 중 25억원정도 투자가 들어옴"이라고 <그녀에게>의 투자 상황까지 자세히 명시한 대목도 눈에 띈다.

또한 "젊은이들이 육 여사의 진면목을 알게 되면 박 후보에게 연민을 많이 느끼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 작성자는 이 영화로 "박 후보가 '유신공주'가 아니라 고생과 슬픔을 많이 겪은 평범한 인간이란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며 "박 후보의 딱딱한 이미지를 부드럽게 만드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음"이라 추정하기도 했다.

▲ 20일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자로 선출된 박근혜 후보가 당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문건 작성자, <그녀에게> 투자 등 통해 '박 후보' 띄우자 제안

더욱 흥미로운 부분은 '정책건의'라는 소제 아래 적힌 내용이다. 이 문건에는 크게 네 가지의 건의사항이 담겨있다. 먼저 작성자는 "전체 예산 중 5억원 정도의 투자를 유도함으로써 앞으로 제작사와 원만한 관계를 형성해나감"이라는 말로 <그녀에게>에 조직적인 투자가 있어야 함을 주장하고 있다.

또한 "육 여사 역의 배우 한은정과 대화를 나눔으로써 유권자들에게 영화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2030세대에 육 여사의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박 후보가 영화 촬영현장을 방문해 배우들을 격려함"이라는 계획도 적혀 있다.

또한 "영화 개봉 시에 주연배우들과 함께 관람함으로써 영화 홍보와 육 여사에 대한 관심 고조시킴"이라는 계획도 명시돼 있으며, 개봉에 앞서 육영수 여사의 삶을 재조명할 수 있는 특집 다큐멘터리를 TV에 방영하자는 건의도 함께 담겼다.

이 문서의 네 번째 항목인 '효과'에는 영화 <그녀에게>와 더불어 박 후보에 대한 언급도 구체화되어 있다. 작성자가 일련의 건의사항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효과로 "박 후보 이미지를 '자상하고 인정 많은 육영수 여사의 딸'로 부각하여 대중친화적 정치인상 정립", "보수층의 지지를 강화하고 2030세대에게 올바른 역사관 심어줌"을 꼽은 것이다.


<그녀에게> 제작사와 박근혜 의원 측 모두 '접촉 사실 부인'

국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문건이 발견된 것에 대해, 주기석 드라마뱅크 대표는 문건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주기석 대표는 <오마이스타>와의 통화에서 지난 7월 정치권 인사와 접촉을 한 사실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전혀 만난 사실이 없다"며 "영화의 소재 자체가 오해를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실제 면 대 면으로 만났거나 그쪽('박 후보' 측)에서 투자가 된 부분도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또한 문건에 11월 29일을 개봉일로 특정하고, 이에 맞춰 '박 후보'를 홍보하자는 내용에 대해서도 주기석 대표는 "제작 초기에는 11월29일로 개봉일을 예상한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현재 촬영이 진행되는 사항으로 봤을 때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밝혔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로 개봉을 예정하고 있다"는 것이 주 대표의 설명이다.

문건에 언급된 '박 후보', 박근혜 의원 측도 주기석 대표와의 접촉 사실을 부인했다. 박근혜 의원 캠프의 대변인인 이상일 의원은 <오마이스타>와의 통화에서 "<그녀에게>라는 영화가 있다는 자체를 처음 듣는다"며 "그런 게 있는 줄도 몰랐는데, (문건을) 어떻게 작성했겠나"라고 말했다. <그녀에게> 촬영장에 방문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이 의원은 "없다"고 단언했다.

한편 영화 <그녀에게>는 전 박정희 대통령과 고 육영수 여사의 극적인 만남과 슬픈 이별을 그린 러브 스토리로, 한국 영화 최초로 역대 대통령 부부의 연애담을 다루는 영화다. 배우 한은정이 육영수 여사 역할을 맡았으며, 박정희 대통령 역할에는 감우성이 캐스팅됐다. 드라마 <토지>, <한지붕 세가족>,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 <위험한 여자> 등의 이홍구 작가가 시나리오 집필을 맡았으며, 한창학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

아래는 <오마이스타>가 입수한 문서 전문이다


영화 '그녀에게' 관련 보고


2012-7-10     


1. 접촉일시 및 대상: 7월 9일. 주기석 드라마뱅크 대표

2. 내용
- 11월 29일 육여사 88세(희수) 탄생기념일에 맞춰 개봉. 영화 개봉 못지않게 홍보가 중요. 그에 앞서 여러 이슈를 발굴해 계속 홍보할 계획.
- 젊은이들이 육 여사의 진면목을 알게 되면 박 후보에게 연민을 많이 느끼게 될 것. 박 후보가 '유신공주'가 아니라 고생과 슬픔을 많이 겪은 평범한 인간이란 사실을 깨닫게 될 것. 박 후보의 딱딱한 이미지를 부드럽게 만드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음.
- 예산 45억원 중 25억원 정도 투자가 들어옴. 투자가 더 필요한 상황.

3. 정책건의
- 예산: 전체 예산 중 5억원 정도의 투자를 유도함으로써 앞으로 제작사와 원만한 관계를 형성해나감.
- 촬영장 방문: 박 후보가 영화 촬영현장을 방문해 배우들을 격려함. 육 여사 역의 배우 한은정과 대화를 나눔으로써 유권자들에게 영화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2030세대에 육 여사의 이미지를 전달.
- 개봉 시 관람: 11월29일 영화 개봉 시에 주연배우들과 함께 관람함으로써 영화 홍보와 육 여사에 대한 관심 고조시킴.
- 육 여사 특집 TV 방영: 영화만이 아니라 대중에게 파급효과가 큰 TV로도 육 여사에 관한 여러 사실들을 알려 2030세대가 관심을 갖도록 함. 오는 8·15 광복절에 1974년 8·15 광복절(38년전)에 피격된 육영수 여사에 관한 다큐멘터리 특집 프로그램을 방영.

4. 효과
- 박 후보 이미지를 '자상하고 인정 많은 육영수 여사의 딸'로 부각하여 대중친화적 정치인상 정립.
- 보수층의 지지를 강화하고 2030세대에게 올바른 역사관 심어줌.



출처 : [1주년 단독]국회서 <그녀에게> 지원 괴문서 나돌아..."유신공주 아닌 육영수 딸로 부각시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