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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노동과 삶

골든브릿지 단협 일방해지도 ‘창조컨설팅 작품’이었다

골든브릿지 단협 일방해지도 ‘창조컨설팅 작품’이었다
‘교섭 지연시켜 무단협 유도’ 문건
의도적 회피 부당노동행위 해당
이화의료원노조 파업도 21일째
“15번째 민주노조 파괴 막아야”
노동·시민단체들 사태해결 촉구

[한겨레] 김소연 기자 | 등록 : 2012.09.26 08:13 | 수정 : 2012.09.26 08:30


▲ 이화의료원 노조원들이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쪽이 심종두 창조컨설팅 대표를 내세워 진행 중인 노조파괴 공작을 중단하라고 촉구하며 함성을 지르고 있다. 박종식 기자

‘노조 파괴’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이 노사관계에 관여한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사쪽이 사실상 노조와의 교섭을 지연지켜 ‘무단협’ 상태를 유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회사 노조는 사쪽의 단체협약(단협) 일방 해지 통보에 반발해 지난 4월부터 150일 넘게 파업을 하고 있다.

2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은수미 의원(민주통합당)과 <한겨레>가 입수한 창조컨설팅의 내부 문건 ‘골든브릿지투자증권 경영정상화를 위한 전략회의’(2012년 1월 25일)를 보면, “활발한 교섭이 진행됨으로써 노사 자율로 해결될 수 있으리란 인식을 대외적으로 강조하도록 한다. 유의해야 할 점은 이러한 다양한 요구사항의 수정과 지부측의 이에 대한 의견제시가 오고가는 과정에서 최대한 시간을 지연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적혀 있다.

겉으로는 교섭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처럼 보이도록 하되, 실제로는 교섭을 지연시키자는 내용이다. 그 이유에 대해 문건은 “지부 협약의 해지 효력이 발생하기 위한 기간 중 절반이 지난 상황인 바 지부를 시간적으로 압박하며, 회사의 본질적 요구사항을 관철시키기 위한 시기는 3월 중순 정도가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 문건에는 “적극적인 교섭 자세를 보여주면서 통일협약(증권노조-증권사용자 체결)의 해지효력이 발생하기 위한 기간을 자연스럽게 경과시키도록 한다”고 돼 있다. 의도적으로 교섭을 해태하는 것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된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 크기]로 보실 수 있습니다.

골든브릿지증권 사쪽은 지난해 10월 단협 일방 해지를 노조에 통보했고, 이에 따라 6개월 뒤인 지난 4월부터 ‘무단협’ 상태가 됐다. 노동조합법에 따르면 노사 어느 한쪽이 단협 해지를 통보하면 6개월 뒤부터 단협이 효력을 잃게 된다. 앞서 회사는 지난해 9월 ‘사규위반시 해고’, ‘고용조정시 합의에서 협의로 변경’ 등 개악된 단협을 요구했다. 노조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단협 해지를 통보한 것이다. 단협 일방 해지는 창조컨설팅이 병원 등 비제조업 사업장 노사관계에서 자주 사용하던 ‘노조 파괴’ 방법이다. 김호열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골든브릿지증권지부장은 “무단협 날짜는 다가오고 회사는 형식적인 교섭에만 나서 파업을 유도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창조컨설팅이 노사관계에 관여하고 있는 또 다른 사업장인 보건의료노조 이화의료원지부의 파업도 21일째를 맞고 있다.

이에 노동·시민단체들은 “15번째 ‘민주노조 파괴’를 막아야 한다”며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와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창조컨설팅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창조컨설팅이 관여해 최근 7년 동안 14개 민주노조가 무너졌다”며 “15번째 노조 파괴를 막기 위해서라도 창조컨설팅 심종두 대표와 골든브릿지 이상준 회장 등을 구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보연대·한국갈등해결센터·민주노총 등도 이날 서울 신촌 이화여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심종두 노무사가 개입한 이화의료원의 노조 파괴 공작은 현재진행형”이라며 “창조컨설팅이 관여한 뒤 사쪽이 불성실 교섭을 일삼다가 파업을 유도하고 장기화시켜 노조를 무력화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는 창조컨설팅을 처벌하고, 추석 전까지 파업사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출처 : 골든브릿지 단협 일방해지도 ‘창조컨설팅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