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오늘의 유머’서 244차례 찬·반 표시글중
191차례 ‘정치적 글’ 게시판 집중
[한겨레] 정환봉 기자 | 등록 : 2013.01.31 07:05 | 수정 : 2013.02.01 10:07
경찰은 국정원 직원 김아무개(29·여)씨가 ‘오늘의 유머’ 누리집에서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16개의 아이디를 확보해 수사를 벌여왔는데, 김씨는 이 가운데 11개 아이디에 대해 “내가 (‘오늘의 유머’ 누리집에서) 사용했다”고 3차례에 걸친 경찰 소환 조사에서 진술한 바 있다.
김씨가 ‘오늘의 유머’ 누리집에 가입한 것은 지난해 8월28일이다. 가입 뒤 처음 한 일은 ‘오늘의 좀비사냥 시작합니다’라는 글에 ‘추천’을 누른 것이다. 글의 내용은 “좌좀(좌파좀비: 진보적인 사람들을 비하하는 말) 아웃(OUT)!”이었다. 이날 김씨는 4대강 사업 옹호 글 등 모두 6개의 글에 ‘추천’을 표시했다.
김씨가 본격적으로 대선 관련 글에 찬반 표시를 한 것은 지난해 9월4일부터다. <한겨레> 분석 결과, 김씨는 9월4일부터 12월11일까지 주요 대선 후보가 거론된 94개의 글에 100차례 ‘추천’ 또는 ‘반대’를 달았다. 이 중 90개 글에 대한 96차례의 찬반 표시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뤄졌다.
김씨가 하나의 글을 중복 반대한 경우는 6차례뿐이다. 특정 글에 대한 반대가 3건만 넘으면 ‘오늘의 베스트’ 게시판에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중복 반대를 할 필요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씨의 활동은 정치적 글이 많은 ‘시사 게시판’에 집중됐다. 김씨는 모두 244차례의 찬반 표시를 했는데, 이 가운데 191차례가 시사 게시판에서 이뤄졌다.
김씨는 요리 등을 다루는 ‘기타 게시판’에서도 53건의 찬반 활동을 했지만, 이 역시 의혹의 대상이다. 53건 가운데 48건이 지난해 10월10일 오후 3시48분부터 4시41분 사이에 이뤄졌다. 시사 게시판에서 주로 활동했던 김씨가 느닷없이 기타 게시판에 들어가 1분당 1건꼴로 추천을 한 것이다. 지난해 10월10일은 북한군 병사의 이른바 ‘노크 귀순’을 두고 정부 및 군 당국이 뭇매를 맞고 있을 때였다. 정부와 군에 대한 비판글 대신 자신이 추천한 요리·연예 관련 글이 주요 화면에 노출되도록 활동한 게 아니냐는 추정이 가능한 대목이다.
김씨가 작성한 게시글 91건 가운데 개인적 취미나 흥미를 적은 내용은 하나도 없다. 지난해 8월30일 ‘또 시작된 확률장난. 징해다 징해’라는 제목으로 천안함 관련 글을 처음 작성한 뒤 줄곧 정치·사회 쟁점만 다뤘다.
7차례에 걸쳐 이명박 대통령을 칭송·옹호하는 글을 올린 것도 눈에 띈다. 지난해 11월27일 김씨는 이 대통령의 해외순방을 언급하며 “외교가 바로 경제이고, 경제가 외교인 시대에 우리 대통령이 외교에 강점이 있다는 사실이 참 다행스럽다”고 썼다. “얼마 전 영유아 무상보육이 제대로 시행되기도 전에 철회방침을 내렸다. 비록 지금은 욕을 먹더라도 이게 맞는 거다”(지난해 11월5일) 등 정부 정책을 두둔하는 글도 썼다. 이밖에도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옹호하는 글도 7건이나 올렸다. 김씨가 국정원에서 맡은 업무의 정체가 도대체 무엇인지, 국정원이 명쾌하게 밝혀야 할 차례다.
출처 : [단독] ‘오늘의 유머’서 244차례 찬·반 표시글중 191차례 ‘정치적 글’ 게시판 집중
191차례 ‘정치적 글’ 게시판 집중
[한겨레] 정환봉 기자 | 등록 : 2013.01.31 07:05 | 수정 : 2013.02.01 10:07
경찰은 국정원 직원 김아무개(29·여)씨가 ‘오늘의 유머’ 누리집에서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16개의 아이디를 확보해 수사를 벌여왔는데, 김씨는 이 가운데 11개 아이디에 대해 “내가 (‘오늘의 유머’ 누리집에서) 사용했다”고 3차례에 걸친 경찰 소환 조사에서 진술한 바 있다.
김씨가 ‘오늘의 유머’ 누리집에 가입한 것은 지난해 8월28일이다. 가입 뒤 처음 한 일은 ‘오늘의 좀비사냥 시작합니다’라는 글에 ‘추천’을 누른 것이다. 글의 내용은 “좌좀(좌파좀비: 진보적인 사람들을 비하하는 말) 아웃(OUT)!”이었다. 이날 김씨는 4대강 사업 옹호 글 등 모두 6개의 글에 ‘추천’을 표시했다.
김씨가 본격적으로 대선 관련 글에 찬반 표시를 한 것은 지난해 9월4일부터다. <한겨레> 분석 결과, 김씨는 9월4일부터 12월11일까지 주요 대선 후보가 거론된 94개의 글에 100차례 ‘추천’ 또는 ‘반대’를 달았다. 이 중 90개 글에 대한 96차례의 찬반 표시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뤄졌다.
김씨가 하나의 글을 중복 반대한 경우는 6차례뿐이다. 특정 글에 대한 반대가 3건만 넘으면 ‘오늘의 베스트’ 게시판에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중복 반대를 할 필요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씨의 활동은 정치적 글이 많은 ‘시사 게시판’에 집중됐다. 김씨는 모두 244차례의 찬반 표시를 했는데, 이 가운데 191차례가 시사 게시판에서 이뤄졌다.
김씨는 요리 등을 다루는 ‘기타 게시판’에서도 53건의 찬반 활동을 했지만, 이 역시 의혹의 대상이다. 53건 가운데 48건이 지난해 10월10일 오후 3시48분부터 4시41분 사이에 이뤄졌다. 시사 게시판에서 주로 활동했던 김씨가 느닷없이 기타 게시판에 들어가 1분당 1건꼴로 추천을 한 것이다. 지난해 10월10일은 북한군 병사의 이른바 ‘노크 귀순’을 두고 정부 및 군 당국이 뭇매를 맞고 있을 때였다. 정부와 군에 대한 비판글 대신 자신이 추천한 요리·연예 관련 글이 주요 화면에 노출되도록 활동한 게 아니냐는 추정이 가능한 대목이다.
김씨가 작성한 게시글 91건 가운데 개인적 취미나 흥미를 적은 내용은 하나도 없다. 지난해 8월30일 ‘또 시작된 확률장난. 징해다 징해’라는 제목으로 천안함 관련 글을 처음 작성한 뒤 줄곧 정치·사회 쟁점만 다뤘다.
7차례에 걸쳐 이명박 대통령을 칭송·옹호하는 글을 올린 것도 눈에 띈다. 지난해 11월27일 김씨는 이 대통령의 해외순방을 언급하며 “외교가 바로 경제이고, 경제가 외교인 시대에 우리 대통령이 외교에 강점이 있다는 사실이 참 다행스럽다”고 썼다. “얼마 전 영유아 무상보육이 제대로 시행되기도 전에 철회방침을 내렸다. 비록 지금은 욕을 먹더라도 이게 맞는 거다”(지난해 11월5일) 등 정부 정책을 두둔하는 글도 썼다. 이밖에도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옹호하는 글도 7건이나 올렸다. 김씨가 국정원에서 맡은 업무의 정체가 도대체 무엇인지, 국정원이 명쾌하게 밝혀야 할 차례다.
출처 : [단독] ‘오늘의 유머’서 244차례 찬·반 표시글중 191차례 ‘정치적 글’ 게시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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