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제권 환수’ 국토부, KTX 민영화 속도전
“요금 인하·경쟁력 제고 주장 근거없다” 비판
′민간사업자 공고′ 인수위 보고 파장
정부, 현행보다 15% 인하 명시... “코레일 혁신에 도움될 것” 주장
전문가 “영리 앞세워 국민 부담”... “알짜 빼가면 코레일 적자 심화”
[한겨레] 노현웅 기자 | 등록 : 2013.01.16 08:21 | 수정 : 2013.01.16 16:54
국토해양부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보고한 대로 1월 중 민간사업자 공고를 강행하게 된다면, 철도 민영화(경쟁체제 도입)는 본격 궤도에 오르게 된다. 민간 사업자의 사업 제안서를 받은 뒤 최대한 빨리 사업자를 선정해, 2015년 1월 개통 예정인 수서발 케이티엑스(KTX) 노선에 민간 사업자가 뛰어들게 된다는 것이 국토해양부의 시나리오다.
이러한 움직임은 국토해양부의 ‘민영화 속도전’ 기조와 맞아떨어지는 것이다. 국토해양부는 대통령 선거가 끝난 뒤 철도산업발전기본법 하위 법령 제정 작업을 서두르기 시작했다. 바뀐 시행령에는 철도 관제권을 코레일로부터 환수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민간 사업자가 철도 사업에 뛰어들었을 때, 코레일과 동등하게 영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었다. 국토해양부는 이런 내용을 지난 8일 언론에 밝힌 뒤, 13일 인수위 업무보고에서는 ‘1월 중 민간 사업자 모집공고’ 방안을 보고했다. 달리는 말에 채찍질하듯, 민영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국토해양부는 철도 민영화를 통해 국민들은 값싸게 철도를 이용할 수 있으며, 코레일의 방만한 운영은 개선될 것이고, 철도 산업의 경쟁력도 강화될 것이라고 밝혀왔다. <한겨레>가 입수한 국토해양부의 ‘인수위 주요 보고 사항’ 문건에서는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들고 있었다. 먼저 민간 사업자가 철도를 운영하는 첫해인 2015년에는 현행 요금에 비해 15%를 인하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코레일보다 낮은 요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사업제안요청서(RFP)에 명시하겠다는 것이다. 국토해양부는 또 코레일은 경쟁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자체 혁신을 꾀할 것이며, 이를 통해 전체 철도 산업의 경쟁력도 강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를 두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박흥수 사회공공연구소 철도정책연구위원은 “민간 사업자가 철도를 운용하면서 공기업인 코레일보다 값싸게 운영할 것이라는 근거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민간 업체가 영리 목적으로 철도를 운영하다 보면, 안전과 요금 양쪽 모두에서 국민의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토해양부가 모델로 삼고 있는 영국의 철도 운임은 2008년 이후 영국의 평균 임금 상승률보다 3배나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사고 빈도도 크게 늘었다.
또 공기업인 코레일의 적자가 더 심화될 가능성도 높다. 현재 코레일은 일반 노선(무궁화·새마을 등)에서 본 적자를 케이티엑스 운영 흑자로 상쇄하는 구조다. 코레일이 그나마 흑자를 보고 있는 케이티엑스 노선을 민간 사업자에 쪼개주면서, 경영 혁신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한 목표라는 것이다. 코레일의 한 관계자는 “공공성 높은 광역교통망인 철도를 운용하면서 어느 정도 적자를 감수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며 “그나마 케이티엑스 운용으로 적자폭을 줄이는 처지인데, 강남권 중심의 알짜 노선을 민간에 넘기면서 코레일 적자구조가 개선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라고 말했다.
출처 : ‘관제권 환수’ 국토부, KTX 민영화 속도전... “요금 인하·경쟁력 제고 주장 근거없다” 비판
“요금 인하·경쟁력 제고 주장 근거없다” 비판
′민간사업자 공고′ 인수위 보고 파장
정부, 현행보다 15% 인하 명시... “코레일 혁신에 도움될 것” 주장
전문가 “영리 앞세워 국민 부담”... “알짜 빼가면 코레일 적자 심화”
[한겨레] 노현웅 기자 | 등록 : 2013.01.16 08:21 | 수정 : 2013.01.16 16:54
이러한 움직임은 국토해양부의 ‘민영화 속도전’ 기조와 맞아떨어지는 것이다. 국토해양부는 대통령 선거가 끝난 뒤 철도산업발전기본법 하위 법령 제정 작업을 서두르기 시작했다. 바뀐 시행령에는 철도 관제권을 코레일로부터 환수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민간 사업자가 철도 사업에 뛰어들었을 때, 코레일과 동등하게 영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었다. 국토해양부는 이런 내용을 지난 8일 언론에 밝힌 뒤, 13일 인수위 업무보고에서는 ‘1월 중 민간 사업자 모집공고’ 방안을 보고했다. 달리는 말에 채찍질하듯, 민영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국토해양부는 철도 민영화를 통해 국민들은 값싸게 철도를 이용할 수 있으며, 코레일의 방만한 운영은 개선될 것이고, 철도 산업의 경쟁력도 강화될 것이라고 밝혀왔다. <한겨레>가 입수한 국토해양부의 ‘인수위 주요 보고 사항’ 문건에서는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들고 있었다. 먼저 민간 사업자가 철도를 운영하는 첫해인 2015년에는 현행 요금에 비해 15%를 인하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코레일보다 낮은 요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사업제안요청서(RFP)에 명시하겠다는 것이다. 국토해양부는 또 코레일은 경쟁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자체 혁신을 꾀할 것이며, 이를 통해 전체 철도 산업의 경쟁력도 강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를 두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박흥수 사회공공연구소 철도정책연구위원은 “민간 사업자가 철도를 운용하면서 공기업인 코레일보다 값싸게 운영할 것이라는 근거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민간 업체가 영리 목적으로 철도를 운영하다 보면, 안전과 요금 양쪽 모두에서 국민의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토해양부가 모델로 삼고 있는 영국의 철도 운임은 2008년 이후 영국의 평균 임금 상승률보다 3배나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사고 빈도도 크게 늘었다.
또 공기업인 코레일의 적자가 더 심화될 가능성도 높다. 현재 코레일은 일반 노선(무궁화·새마을 등)에서 본 적자를 케이티엑스 운영 흑자로 상쇄하는 구조다. 코레일이 그나마 흑자를 보고 있는 케이티엑스 노선을 민간 사업자에 쪼개주면서, 경영 혁신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한 목표라는 것이다. 코레일의 한 관계자는 “공공성 높은 광역교통망인 철도를 운용하면서 어느 정도 적자를 감수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며 “그나마 케이티엑스 운용으로 적자폭을 줄이는 처지인데, 강남권 중심의 알짜 노선을 민간에 넘기면서 코레일 적자구조가 개선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라고 말했다.
출처 : ‘관제권 환수’ 국토부, KTX 민영화 속도전... “요금 인하·경쟁력 제고 주장 근거없다”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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