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민영화 못박기’ 꼼수에 비난 봇물
국토부, 관제권 시설공단 이관 강행
관제권 분리는 민영화 첫단계
정부 “안전 위해 분리” 주장에
전문가들 “분리땐 안전문제 심각”
법 고치려면 국민 동의가 먼저
[한겨레] 노현웅 기자 | 등록 : 2013.01.08 20:24 | 수정 : 2013.01.08 21:25
국토해양부가 8일 철도청 시절부터 코레일 소관으로 돼 있던 철도 관제권을 한국철도시설공단으로 이관하기로 한 것을 놓고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관제권 이관은 철도 민영화(민간경쟁체제 도입)의 직전 단계로 받아들여질 민감한 사안이어서다. 정권 말기에 ‘철도 민영화 말뚝박기’에 나선 것이라는 비난마저 제기되고 있다.
국토해양부가 이런 행보를 보이며 내세우는 명분은 현행 시스템에 안전관리 부실 등의 문제가 있다는 점이다. 코레일이 철도 운영을 담당하면서 관제를 동시에 수행하는 탓에 안전관리망에 구멍이 뚫려 있다는 것이다. 부산 금정터널 사고와 지난해 2월 광명역 케이티엑스(KTX) 사고 등이 이런 맥락이었다고 국토부는 주장하고 있다. 국토해양부 구본환 철도정책관은 “철도 운영자가 관제권을 행사하면 수익성을 고려해 무리한 통제를 할 수 있다. 국민 안전을 위해서라도 관제권은 분리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국토해양부는 지난해부터 “철도 운영자가 코레일 혼자일 때는 관제권을 어디에 둬도 큰 문제가 없지만, 복수 사업자가 들어왔을 때는 이야기가 다르다. 경쟁체제 도입을 위해서라도 코레일에서 관제권을 떼어내는 편이 옳다”고 밝혀왔다. 관제권 이관이 철도 민영화의 첫걸음임을 공공연히 밝혀왔던 것이다. 관제권 이관을 둘러싸고 논란이 불거지는 대목이다.
더구나 코레일의 관제권을 이관받을 철도시설공단은 직원에게 철도 민영화 찬성 댓글을 달도록 지시하거나, 국토해양부의 지시에 따라 철도 민영화 홍보예산을 집행하는 등 국토해양부의 ‘2중대’ 노릇을 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받아온 터였다.
이같은 정부의 철도 민영화 움직임에 전문가들은 우려스럽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연세대 엄태호 교수(행정학)는 지난 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철도산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 세미나에서 “철도산업의 세분화와 민영화는 비효율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고, 경제민주화라는 시대적 요구에 역행한다. 또 철도 운행의 ‘두뇌’에 해당하는 관제권을 분리하면 심각한 안전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국처럼 인구밀도와 철도역사 조밀도가 높은 환경에서는 철도 운행 주체가 관제를 해야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 선거 직후에 (법 개정이 아니라) 손쉬운 ‘시행령 개정’을 통해 철도산업 구조를 개편하는 방식을 놓고도 뒷말이 나온다. 송유나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위원은 “민영화건 철도 경쟁체제 도입이건 정말 필요한 일이라면 국민의 동의를 받아 추진하는 것이 옳다. 시행령 개정을 통해 손쉽게 민영화의 첫단추를 끼우는 것은 정권 말기 꼼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는 “개정안이 결과적으로 경쟁체제 도입에 도움을 줄 수는 있겠지만, 가장 우선적인 목표는 국민의 안전이다. 관제권 이관은 지난해 4월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추진하기로 결정했던 사안이며, 전체 철도산업에 대한 구조 변화는 인수위원회에 대한 업무보고를 마친 뒤 법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 ‘철도 민영화 못박기’ 꼼수에 비난 봇물
국토부, 관제권 시설공단 이관 강행
관제권 분리는 민영화 첫단계
정부 “안전 위해 분리” 주장에
전문가들 “분리땐 안전문제 심각”
법 고치려면 국민 동의가 먼저
[한겨레] 노현웅 기자 | 등록 : 2013.01.08 20:24 | 수정 : 2013.01.08 21:25
국토해양부가 8일 철도청 시절부터 코레일 소관으로 돼 있던 철도 관제권을 한국철도시설공단으로 이관하기로 한 것을 놓고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관제권 이관은 철도 민영화(민간경쟁체제 도입)의 직전 단계로 받아들여질 민감한 사안이어서다. 정권 말기에 ‘철도 민영화 말뚝박기’에 나선 것이라는 비난마저 제기되고 있다.
국토해양부가 이런 행보를 보이며 내세우는 명분은 현행 시스템에 안전관리 부실 등의 문제가 있다는 점이다. 코레일이 철도 운영을 담당하면서 관제를 동시에 수행하는 탓에 안전관리망에 구멍이 뚫려 있다는 것이다. 부산 금정터널 사고와 지난해 2월 광명역 케이티엑스(KTX) 사고 등이 이런 맥락이었다고 국토부는 주장하고 있다. 국토해양부 구본환 철도정책관은 “철도 운영자가 관제권을 행사하면 수익성을 고려해 무리한 통제를 할 수 있다. 국민 안전을 위해서라도 관제권은 분리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국토해양부는 지난해부터 “철도 운영자가 코레일 혼자일 때는 관제권을 어디에 둬도 큰 문제가 없지만, 복수 사업자가 들어왔을 때는 이야기가 다르다. 경쟁체제 도입을 위해서라도 코레일에서 관제권을 떼어내는 편이 옳다”고 밝혀왔다. 관제권 이관이 철도 민영화의 첫걸음임을 공공연히 밝혀왔던 것이다. 관제권 이관을 둘러싸고 논란이 불거지는 대목이다.
더구나 코레일의 관제권을 이관받을 철도시설공단은 직원에게 철도 민영화 찬성 댓글을 달도록 지시하거나, 국토해양부의 지시에 따라 철도 민영화 홍보예산을 집행하는 등 국토해양부의 ‘2중대’ 노릇을 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받아온 터였다.
이같은 정부의 철도 민영화 움직임에 전문가들은 우려스럽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연세대 엄태호 교수(행정학)는 지난 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철도산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 세미나에서 “철도산업의 세분화와 민영화는 비효율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고, 경제민주화라는 시대적 요구에 역행한다. 또 철도 운행의 ‘두뇌’에 해당하는 관제권을 분리하면 심각한 안전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국처럼 인구밀도와 철도역사 조밀도가 높은 환경에서는 철도 운행 주체가 관제를 해야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 선거 직후에 (법 개정이 아니라) 손쉬운 ‘시행령 개정’을 통해 철도산업 구조를 개편하는 방식을 놓고도 뒷말이 나온다. 송유나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위원은 “민영화건 철도 경쟁체제 도입이건 정말 필요한 일이라면 국민의 동의를 받아 추진하는 것이 옳다. 시행령 개정을 통해 손쉽게 민영화의 첫단추를 끼우는 것은 정권 말기 꼼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는 “개정안이 결과적으로 경쟁체제 도입에 도움을 줄 수는 있겠지만, 가장 우선적인 목표는 국민의 안전이다. 관제권 이관은 지난해 4월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추진하기로 결정했던 사안이며, 전체 철도산업에 대한 구조 변화는 인수위원회에 대한 업무보고를 마친 뒤 법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 ‘철도 민영화 못박기’ 꼼수에 비난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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