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난에 시민들은 울고, 대기업은 웃는 이유
[전력수급위기의 거짓과 진실 ③] 전력난과 전력산업 민영화
[오마이뉴스] 권승문 | 13.06.19 11:09 | 최종 업데이트 13.06.19 11:09
최근 몇 년간 전력수급난 심화, 발전기의 잦은 고장, 전기요금 인상 등 주요 이슈들이 불거지면서 전력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력수급 위기의 원인과 대책을 장기적이고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할 시점이다. 이에 17일부터 21일까지 5회에 걸쳐 ① 전력수요 증가의 원인과 대책, ② 핵발전소 고장과 전력수급, ③ 전력난과 전력산업 민영화, ④ 밀양 송전탑과 전력수급, ⑤ 에너지세제 개편과 전원믹스를 연재한다. - 기자 주
전력수급위기가 계속되면서 이제는 대국민 절전 운동이 일상화 되고 있다. 절전을 생활화하는 것은 물론 바람직할 수 있다. 하지만 전력난이 심화될수록 다수 시민들은 '울고', 소수 대기업은 '웃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게 문제다.
전력난에 대기업 수익이 늘어나는 이유
대기업 발전회사의 당기순이익은 전력수급'위기'를 '기회'로 연일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한국발전산업노동조합의 '민자 발전의 현황과 쟁점' 자료에 따르면, 포스코에너지의 당기순이익은 2001년 280억 원에서 2012년 1818억 원으로 크게 늘었고, 2012년 전체 민간 발전회사의 당기순이익은 9400억 원을 넘어섰다.
이에 반해 한국전력의 발전자회사들은 발전설비용량이 대기업 발전사의 8배인데도 당기순이익은 7000억 원을 넘지 못했다. 한전은 2012년 3조 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다.
또한 국회예산정책처가 발표한 '전력가격체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업 발전사와 한국전력의 발전자회사의 영업이익은 대기업이 한전 자회사의 비해 적게는 2배 많게는 20배 넘는 높은 이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대기업 발전사가 이처럼 높은 이윤을 얻는 이유는 독특한 전력수급체계 때문이다. 한전은 각 발전회사가 생산한 전력을 전력거래소를 통해 구매해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있다. 전력가격은 그 시간대에 공급되는 전력 가운데 가장 높은 생산원가를 기준으로 결정되는데, 이를 계통한계가격(SMP)라고 한다.
평소에는 생산원가가 싼 기저발전 위주로 전력을 공급받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하지만 전력수급위기가 발생할 경우 생산원가가 높은 전력을 공급하는 대기업들이 높은 수익을 올리게 되는 것이다.
또한 같은 생산원가이더라도 한전 자회사에는 보정계수가 적용돼 적정 수익으로 조정되는 반면, 대기업들에는 적용되지 않아 더 큰 수익을 얻게 된다. 예를 들어 대기업 복합화력의 kWh당 수익이 18.87원일 경우 한전 자회사는 보정계수로 인해 1/3로 줄어들어 5.58원이 되는 식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민간 발전사의 초과이익을 규제하기 위해 '정산상한가격' 제도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 제도는 계통한계가격이 가격상한 이상으로 높아지더라도, 연료비가 가격상한 이하인 발전기는 상한가격까지 지급하고, 상한 이상인 발전기는 해당 발전기의 연료비까지 정산하는 제도다. 또한 민간 석탄발전에도 정산조정계수를 적용하기로 했는데, 한전 발전자회사와 동일한 조정계수가 아닌 적정투작수익을 보장하는 수준으로 적용될 계획이다.
대기업 발전회사, 설비는 늘고 관리는 엉망
대기업의 발전사업 진출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민간 발전사의 발전 설비 비중은 2002년 6%에서 2012년 12.2%로 증가했다. 또한 향후 2027년까지 민간 발전사는 총 1만 1760MW 발전설비를 건설한다.
특히 민간 석탄화력을 중심으로 삼성물산, 동양, 대우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대기업들이 대거 진출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2027년 민간 발전회사의 설비용량은 전체 화력발전 설비용량의 30%를 차지하게 된다.
하지만 대기업이 계획대로 발전소를 건설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와 같은 고수익 구조가 계속될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인데다 전력수급계획에 선정된 민간 발전회사들이 건설을 포기한 발전설비가 총 7749MW로 2012년 총 발전설비 용량의 10.2%에 달한다.
이로 인해 설비예비율이 떨어져 정부의 전력수급기본계획이 제대로 작용하지 않아 전력난을 야기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민간 발전회사가 전력공급을 위한 제대로 된 운영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민간 발전사의 고장률이 한전 발전 자회사의 고장률에 비해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고장률을 보면, 발전자회사의 2010~2012년 기간 동안 고장률은 각각 19.3%, 18.8%, 41.7%인 반면, 같은 기간 동안 민간 발전사의 고장률은 78.2%, 75.3%, 99.0%로 상당히 높다.
고장의 원인을 살펴보면, 가장 큰 원인은 보수불량인데 민간 발전사의 경우 2012년 이로 인한 고장률이 47.5%에 달하고 설비결함으로 인한 고장률도 37.4%로 높은 수준이다.
대기업 발전회사들은 전력난을 '기회'로 고수익을 올리고 또 더 많은 수익을 쫓아 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국가 전체적인 전력수급관리에는 관심이 없을 뿐더러 보유하고 있는 발전소의 관리 운영 또한 미흡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대기업에 전력산업을 넘겨줄 수 없는 이유다.
출처 : 전력난에 시민들은 울고, 대기업은 웃는 이유
[전력수급위기의 거짓과 진실 ③] 전력난과 전력산업 민영화
[오마이뉴스] 권승문 | 13.06.19 11:09 | 최종 업데이트 13.06.19 11:09
최근 몇 년간 전력수급난 심화, 발전기의 잦은 고장, 전기요금 인상 등 주요 이슈들이 불거지면서 전력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력수급 위기의 원인과 대책을 장기적이고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할 시점이다. 이에 17일부터 21일까지 5회에 걸쳐 ① 전력수요 증가의 원인과 대책, ② 핵발전소 고장과 전력수급, ③ 전력난과 전력산업 민영화, ④ 밀양 송전탑과 전력수급, ⑤ 에너지세제 개편과 전원믹스를 연재한다. - 기자 주
전력수급위기가 계속되면서 이제는 대국민 절전 운동이 일상화 되고 있다. 절전을 생활화하는 것은 물론 바람직할 수 있다. 하지만 전력난이 심화될수록 다수 시민들은 '울고', 소수 대기업은 '웃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게 문제다.
전력난에 대기업 수익이 늘어나는 이유
▲ 연도별 민간 발전회사 당기순이익 ⓒ 한국발전산업노동조합 |
대기업 발전회사의 당기순이익은 전력수급'위기'를 '기회'로 연일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한국발전산업노동조합의 '민자 발전의 현황과 쟁점' 자료에 따르면, 포스코에너지의 당기순이익은 2001년 280억 원에서 2012년 1818억 원으로 크게 늘었고, 2012년 전체 민간 발전회사의 당기순이익은 9400억 원을 넘어섰다.
이에 반해 한국전력의 발전자회사들은 발전설비용량이 대기업 발전사의 8배인데도 당기순이익은 7000억 원을 넘지 못했다. 한전은 2012년 3조 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다.
또한 국회예산정책처가 발표한 '전력가격체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업 발전사와 한국전력의 발전자회사의 영업이익은 대기업이 한전 자회사의 비해 적게는 2배 많게는 20배 넘는 높은 이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대기업 발전사가 이처럼 높은 이윤을 얻는 이유는 독특한 전력수급체계 때문이다. 한전은 각 발전회사가 생산한 전력을 전력거래소를 통해 구매해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있다. 전력가격은 그 시간대에 공급되는 전력 가운데 가장 높은 생산원가를 기준으로 결정되는데, 이를 계통한계가격(SMP)라고 한다.
평소에는 생산원가가 싼 기저발전 위주로 전력을 공급받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하지만 전력수급위기가 발생할 경우 생산원가가 높은 전력을 공급하는 대기업들이 높은 수익을 올리게 되는 것이다.
또한 같은 생산원가이더라도 한전 자회사에는 보정계수가 적용돼 적정 수익으로 조정되는 반면, 대기업들에는 적용되지 않아 더 큰 수익을 얻게 된다. 예를 들어 대기업 복합화력의 kWh당 수익이 18.87원일 경우 한전 자회사는 보정계수로 인해 1/3로 줄어들어 5.58원이 되는 식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민간 발전사의 초과이익을 규제하기 위해 '정산상한가격' 제도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 제도는 계통한계가격이 가격상한 이상으로 높아지더라도, 연료비가 가격상한 이하인 발전기는 상한가격까지 지급하고, 상한 이상인 발전기는 해당 발전기의 연료비까지 정산하는 제도다. 또한 민간 석탄발전에도 정산조정계수를 적용하기로 했는데, 한전 발전자회사와 동일한 조정계수가 아닌 적정투작수익을 보장하는 수준으로 적용될 계획이다.
대기업 발전회사, 설비는 늘고 관리는 엉망
▲ 발전소 고장 원인별 고장 실적 ⓒ 국회예산정책처 |
대기업의 발전사업 진출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민간 발전사의 발전 설비 비중은 2002년 6%에서 2012년 12.2%로 증가했다. 또한 향후 2027년까지 민간 발전사는 총 1만 1760MW 발전설비를 건설한다.
특히 민간 석탄화력을 중심으로 삼성물산, 동양, 대우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대기업들이 대거 진출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2027년 민간 발전회사의 설비용량은 전체 화력발전 설비용량의 30%를 차지하게 된다.
하지만 대기업이 계획대로 발전소를 건설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와 같은 고수익 구조가 계속될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인데다 전력수급계획에 선정된 민간 발전회사들이 건설을 포기한 발전설비가 총 7749MW로 2012년 총 발전설비 용량의 10.2%에 달한다.
이로 인해 설비예비율이 떨어져 정부의 전력수급기본계획이 제대로 작용하지 않아 전력난을 야기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민간 발전회사가 전력공급을 위한 제대로 된 운영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민간 발전사의 고장률이 한전 발전 자회사의 고장률에 비해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고장률을 보면, 발전자회사의 2010~2012년 기간 동안 고장률은 각각 19.3%, 18.8%, 41.7%인 반면, 같은 기간 동안 민간 발전사의 고장률은 78.2%, 75.3%, 99.0%로 상당히 높다.
고장의 원인을 살펴보면, 가장 큰 원인은 보수불량인데 민간 발전사의 경우 2012년 이로 인한 고장률이 47.5%에 달하고 설비결함으로 인한 고장률도 37.4%로 높은 수준이다.
대기업 발전회사들은 전력난을 '기회'로 고수익을 올리고 또 더 많은 수익을 쫓아 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국가 전체적인 전력수급관리에는 관심이 없을 뿐더러 보유하고 있는 발전소의 관리 운영 또한 미흡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대기업에 전력산업을 넘겨줄 수 없는 이유다.
출처 : 전력난에 시민들은 울고, 대기업은 웃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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